인증표준물질 산업체 전파, 반도체 기판 불량률 감소
김창수 박사, "2년내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

제품의 품질은 얼마나 기준에 맞게, 그리고 표준에 어긋나지 않고 만들어졌나에 달려 있다. 특히 반도체와 같이 정밀한 제품은 그 과정이 매우 엄격하고 조그만 오차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게다가 표준을 측정하는 기기에 오차가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하는 것도 쉽지 않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강대임)의 김창수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인증표준물질(CRM)'을 개발해 기업체들의 불량률을 줄이는데 앞장서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창수 박사팀이 개발해 산업체에 보급하고 있는 면방위 인증표준물질.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창수 박사팀이 개발해 산업체에 보급하고 있는 면방위 인증표준물질.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인증표준물질이란 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측정 장비 등을 교정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특히 고성능을 요구하는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할 때는 꼭 필요하다.

김 박사는 "지금까지는 미국재료시험협회(ASTM)의 측정방법을 사용했지만 지난해 표준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이 더욱 정밀도가 높다"며 "앞으로 2년 내에 국제적인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심감을 보였다.

인증표준물질이 사용되는 분야는 '면방위 측정기술'인데 반도체나 LED 등에 사용되는 기판의 표면각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면방위의 크기에 따라 제조된 소자의 특성이나 구조결함 등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이 꼭 필요하다.

기존 ASTM은 X-선을 이용해 면방위를 측정했다. 하지만 둥근 기판이 회전하며 소자가 부착되는 반도체 등의 경우는 회전하면서 생기는 '편심'에 의해 표준이 틀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김 박사 팀이 개발한 인증표준물질은 편심을 상쇄시키는 방식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또한 기판은 다양한 물질로 만들어 지는데 물질에 상관없이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김 박사의 설명이다.

김창수 신기능재료표준센터 박사가 산업체에 제공하는 면방위 인증표준물질(CRM)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김창수 신기능재료표준센터 박사가 산업체에 제공하는 면방위 인증표준물질(CRM)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김 박사는 "기업체들에게 지난해부터 공급을 시작했다"며 "이를 통해 불량률을 낮추는 한편 보다 고성능의 기판, 제품 제작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외선 LED 기판 제조업체인 프라우텍은 불확도 ±0.003° 정밀도의 세계 최고 수준의 면방위 인증표준물질을 제공받고 있다.

박노설 프라우텍 대표는 "표준연으로부터 측정값을 교정 받아 제품의 품질 밀 정밀도를 안정되게 관리하게 됐다"며 "진입장벽이 높은 일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최소 품질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표준연은 한솔테크닉스, 일진디스플레이, 사파이어테크놀로지 등의 LED용 사파이어 기판 제조업체와 면방위 측정 상호 비교시험을 진행해 기준값 등을 제공하고 있다.

김 박사는 "앞으로 국내 여러 단결정 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와 수출 향상을 위해 다양한 종류의 면방위 CRM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나아가 현재의 측정기술을 산업현장에서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정밀도가 높은 새로운 면방위 측정표준안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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