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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에 과학 녹여…어느 공대 교수의 '변신'

[별난사람 별난현장②]방현우 에브리웨어 작가
미술 좋아 서울대 공대 교수 그만 두고 예술가로
뉴턴규칙, 물리현상 등 작품 속 과학기술 녹여

시민이 우리 사회의 주인입니다. 우리 시대의 핵심 동력은 국민 개개인의 주체적 자발적 의식과 행동에 달려있습니다. '별난 사람, 별난 기술, 별난 현장' 시리즈는 자발적 시민의식의 활성화를 위한 기획입니다. 자발적으로 특별한 일들을 도전하고 꿈꾸는 사람들과 현장, 그리고 성과들을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연중기획입니다.

진정 가치있는 삶과 변화를 위해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우리 과학산업계 이웃들의 일상으로 초대합니다. 이번 별난 사람, 별난 현장 기획시리즈의 두번째 기사로 공대 교수에서 예술가로 변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에브리웨어 '방현우 작가'를 소개합니다. <편집자의 편지>

미술을 좋아했던 방현우 작가는 미술적 상상력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과학기술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에게 과학기술은 곧 예술이었다.<사진=에브리웨어 제공>

미술적 상상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공대에 들어가 교수가 됐지만 미술활동을 하고 싶어 다시 예술가가 된 과학기술자가 있다. 에브리웨어의 방현우 작가다.

방 작가는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과 교수로 4년간 일했다. 그는 미술을 위해 과학기술을 공부하다보니 공과에 입학해 있었다. 교수의 삶도 행복했지만 어릴적부터 흥미가 많았던 미술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결국 그는 교수의 여러 특권을 포기하고 예술가가 됐다.

최근 몇년간 예술가로서 하루하루 자기만의 길을 걸어온 방 작가는 현재 일본의 문부과학성, 밀라노의 디자인업체 등 주목받는 미술가로 호평 받으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 작가는 "예술가는 흔히 가난한 직업이라고 하는데 하고 싶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어 참 기쁘다"고 말했다.

◆ 교수직 4년만에 접고 '미술에 집중'

미디어 아트그룹 에브리웨어는 방현우, 허윤실 부부가 함께 활동하는 팀이다. 캠퍼스 커플로 만난 둘은 미술 전공은 하지 않았지만 미대 수업을 들으며 알게됐다. 전공은 다르지만 미술을 좋아한다는 점이 비슷했던 두 사람은 10년 넘게 공동작업을 했고 부부의 연도 맺었다.

어릴 때 부터 미술을 좋아했던 방 작가는 상상력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과학기술을 공부했다. 그러다보니 공대에 입학해 있었다. 과학기술이 곧 예술이었던 그는 "미술 프로젝트 하나를 하는데 엄청난 시간을 쏟아부어 공부해야할 때도 있다. 그러다보니 박사과정도 밟았고 교수가 됐다"고 말했다.

교수 생활도 만족스러웠지만 그가 하고자 했던 미술에 집중 할 수가 없었다. 교수는 연구와 학생 교육을 중심으로 해야하다보니 병행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결국 4년 만에 교수생활을 접고 미술가의 길을 택했다.

작가의 길을 걷는데 불안함을 없었을까. 그는 "대학원 졸업작품인 '오아시스'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오아시스는 스크린 위에 흙을 올려놓은 작품으로 관람객들이 흙을 걷어내 구덩이를 만들면 생명체가 태어나는 과정들을 볼 수 있다. 생명체들은 구덩이 안에서만 새로 태어나 움직인다. 오아시스는 수학적 프로그래밍과 공간인식을 위한 연구를 병행하여 탄생한 작품이다.

그의 대학 졸업작품은 시그라프라는 학회를 시작으로 오스트리아, 영국, 일본 등 여러 해외전시에 초청받게됐다. 그 과정에서 여러나라 작가들을 만나며 다음 작업을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을 얻었다.

◆ 작품 하나위해 10여년 투자도…'예술 科技 품다'

에브리웨어는 상상을 현실화 시키는 설치미술이 강점이다. '구름을 잡을 수 있을까'라는 상상에서 나온 'Cloud Pink'작품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사람의 손이 닿을 정도의 높이에 천은 넓게 걸어놓고 손을 대면 구름이 파란색으로 일렁이는 모습이다.

'구름을 잡을 수 있을까' 상상에서 시작된 작품.<사진=에브리웨어 제공>

탄력있는 원단 성질 덕분에 얼굴을 파 묻어 볼 수도 있다. 그는 "상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과학이 필요했다"면서 "작품을 위해 다양한 방적식과 컴퓨터 등을 공부해야 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미술관은 작품을 집어 던지거나 뛰어다니면 안 된다. 그는 이 틀을 깨고자 벽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오재미를 바닥에 뿌려놨다.

어린아이들이 스크린에 오재미를 던지자 스크린의 칼라벽들이 깨지기 시작한다. 그는 "벽 어디를 맞췄는지 세기는 어땠는지에 따라 깨지는 모양이 다 다르다. 가상공간에서의 물리현상, 뉴턴규칙 등이 다 들어간다. 이 같은 작품을 구현하기 위해 우리는 10여년을 공부해야했다"고 말했다.

방 작가의 대학원 졸업작품인 '오아시스'. 그는 오아시스 작품 이후 작가의 길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사진=에브리웨어 제공>

그는 가구에도 미술을 접목시키고 싶었다. 최근에는 테이블에 컵을 올려 놓으면 오색빛이 춤을 추며 컵 움직임에 반응하는 예술품도 만들었다. 이 작품은 밀라노 디자인업체의 권유로 해외 전시에서 각광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에브리웨어는 지난해 자동차 회사의 프로젝트 팀으로 선정되어 '메모리얼 드라이브'조형물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에브리웨어는 사연이 담긴 자동차를 예술작품으로 재창조하는 작업을 했다. 

메모리얼 드라이브는 자동차의 핸들과 기어, 체인 등을 연결해 재조립해 만들었다. 핸들을 움직이면 도로를 운전하는 느낌이 드는데, 도로 중간 중간에 가족들의 추억이 담긴 사진이 위치해있어 핸들을 조작하며 사진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조형물 역시 그가 공학도였기에 가능했다.

방 작가는 '융합'이 대세 키워드로 떠오른 지금 과학기술이 다양한 분야와 협업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작품을 전시해놓으면 학생들이 열심히 보고 공부를 하려고 한다. 공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과학공부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융합이 일어나는 것이 아닐까"라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작품을 보고 융합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더없이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에브리웨어는 지난해 자동차 프로젝트 팀으로 선정되어 '메모리얼 드라이브'를 선보였다.<사진=에브리웨어 제공>

에브리웨어는 만지면 안 되는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작품들을 선보인다.<사진=에브리웨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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