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막짬뽕으로 유명한 향미각
탕수육·짜장면·군만두도 일품

탕수육이 먹고 싶었다. 향미각의 대표 음식인 꼬막짬뽕은 두 어 번 먹어봤기에 자연스레 탕수육에 눈이 갔다. 특히 오후 5시 이후에만 주문 가능하다는 팻말 때문인지 탕수육은 무슨 맛일까 궁금해 은근히 안달이 났다. 짜장면도 뭔가 특이하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도 생긴다.

주말 오후 4시 40분, 지금 향미각으로 달려가면 탕수육을 먹을 수 있으리라. 평일 점심은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지인의 말을 상기하고 부리나케 차를 몰았다.  

5시 정각, 향미각 입구에서 살짝 안을 들여다봤다. 다행이다, 아무도 없다. 얼른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봤다. 종류는 간단하다. 꼬막짬뽕, 꼬막짬뽕밥, 유니짜장, 유니짜장밥, 군만두, 등심탕수육이 전부다.

골고루 다 시켰다. 주문하자마자 사람들이 몰려들어온다. 음식이 늦게 나오지 않을까 조바심이 났다. 무언가를 튀기는 소리가 주방 너머로 자리까지 들려온다.

역시, 탕수육이 제일 먼저 나왔다. 생각보다 양이 적어서 살짝 실망한 찰나, 크고 두툼한 고깃살에 눈이 갔다. 집에서 어머니가 튀기시던 딱 그 모양이다. 소스도 특이하다. 보통 약간 검은 빛을 띠는데 여기는 투명하다. 소위 말하는 건더기 야채도 별로 없다. 복숭아 통조림, 양파 그리고 레몬 조각이 들어 있다. 소스에 찍어 한입 얼른 베어 물으니 고기의 쫄깃함 뒤로 레몬의 은은한 향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레몬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향미각의 탕수육 소스가 별미다.<사진=이은미 기자>
레몬의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향미각의 탕수육 소스가 별미다.<사진=이은미 기자>

숨 돌릴 틈도 없이 짜장면이 나왔다. 냉면에서처럼 달걀 반개가 올라와 있다. 얼른 비벼서 후루룩 먹기 시작했다. 시중 짜장면보다 담백하고 약간의 단맛이 감돈다. 면발도 꽤 탄력 있다.

꼬막짬뽕은 꼬막과 빨간 국물이 눈을 먼저 즐겁게 한다. 한편으론 비싼 꼬막을 이렇게 많이 넣어도 이익이 남을까 싶을 정도다. 짬뽕을 다 먹고 쌓인 꼬막 껍질을 일부러 세어 봤다. 족히 30개 이상이다. 국물에 밥을 말아먹어도 되는데 마침 현금으로 계산하면 공기밥이 무료라서 바로 주문해 봤다. 맛있게 맵다는 표현이 딱 맞는 맛이다.

군만두도 놓칠 수 없다. 아무렇게나 담겨 있어 처음엔 성의 없다 싶었다. 그런데 기대 이상이다. 보통 중국집 군만두는 속이 적고 만두피가 질긴데, 이곳은 속도 알차고 만두피가 아삭하다. 모양도 살짝 다른 게 직접 만든 것인지 궁금해졌다.

고소하고 새콤달콤한 탕수육, 담백한 짜장면, 매콤하고 꼬막 씹는 기쁨 가득한 꼬막짬뽕, 그리고 아삭한 군만두까지 한국식 중국요리의 핵심을 풀코스로 즐기고 나면 배가 든든하다. 공기밥을 시켜 짬뽕밥까지 먹으면 그야말로 만족도가 200%로 상승한다.

향미각의 짜장면은 탄력있는 면발이 특징이다.<사진=이은미 기자>
향미각의 짜장면은 탄력있는 면발이 특징이다.<사진=이은미 기자>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꼬막 짬뽕.<사진=이은미 기자>
눈과 입이 동시에 즐거운 꼬막 짬뽕.<사진=이은미 기자>

속이 알찬 향미각의 군만두.<사진=이은미 기자>
속이 알찬 향미각의 군만두.<사진=이은미 기자>

다 먹고 주위를 둘러보니 '동일한 상호가 생겨 상호를 조기종의 향미각으로 바꾼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맛과 가격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음식점이 생기겠구나 싶었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으로 음식점 문을 나선다. 탕수육과 짜장면만 있으면 행복해 하는 아이들이 있는 집이라면 필수코스겠다.

 

▲ 메뉴 : 유니짜장 5천원, 유니짜장밥 5천원, 꼬막짬뽕 8천원, 꼬막짬뽕밥 8천원, 군만두 3천원, 등심탕수육 1만2천원
 

상호 조기종의 향미각
전화번호 042-862-8252
영업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 30분
휴무
주소 대전 유성구 봉명동 641-8(유성 홈플러스 뒷길)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