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KAIST 교수 연구팀, 아바타 동작 생성 연구
거리에 상관없이 만나고 교육이 가능해 질것

이성희 KAIST 교수 연구팀이 공존현실 구현을 연구하며 논의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이성희 KAIST 교수 연구팀이 공존현실 구현을 연구하며 논의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검은 천이 드리워진 한 실험실. 어두운 분위기에 멈칫하는 것도 잠시 가상현실 글래스를 쓰고 앞에 설치된 커넥트와 시선을 맞추자 누군가 뚜벅뚜벅 걸어나온다. 영화에서 보았던 아이언맨이다. 아이언맨이 앞에 놓인 의자에 제대로 앉더니 손을 정확히 내게 내밀며 악수를 청한다. 어떨결에 아이언맨의 손을 잡았다.'

꿈속의 이야기?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가상현실을 넘어 공존현실 기술이 눈 앞에서 구현되는 순간이다.

겨울의 한 중심에 선 1월 말 KAIST 문화산업대학원 내에 위치한 이성희 KAIST 교수 연구팀의 실험실. 7명의 연구원들이 내뿜는 연구 열정으로 영하의 날씨에도 열기가 가득하다.

이성희 교수의 연구팀은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CHIC)의 '4D+휴먼 아바타의 실시간 반응동작 생성 및 실감표현 기술' 과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연구는 KAIST와 GIST(광주과학기술원)가 공동으로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인간의 움직임을 원격 공간으로 보내는 텔레프레즌스 분야를 맡고 있다. 사람의 움직임이 보내지면 원격 공간의 아바타가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하고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며 교감하는 기술이다.

이성희 교수는 "우리가 연구하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아바타를 통해 같은 공간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서로 교감할 수 있는 공존현실을 구현하는 것으로 아바타의 동작을 생성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면서 "아바타의 움직임 뿐만 아니라 움직임에 대한 반응을 구현하기 위해 IT, 생물학, 무용학 전공자 등 다양한 팀원으로 구성돼 있다"고 팀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 기술은 삶의 질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것"이라고 기술의 의의를 밝혔다.

글래스를 쓰고 커넥터와 시선을 맞추면 원격에 있던 상대방과 같이 있는 것처럼 교류와 공감이 가능하다. 공존현실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컴퓨터화면.<사진=길애경 기자>
글래스를 쓰고 커넥터와 시선을 맞추면 원격에 있던 상대방과 같이 있는 것처럼 교류와 공감이 가능하다. 공존현실 속에서 구현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컴퓨터화면.<사진=길애경 기자>

◆ 아바타가 가구의 형상에 적응하고 동작생성 목표

이성희 교수가 참여하는 CHIC과제는 글로벌 프론티어사업으로 총 9년에 걸쳐 진행되는 과제이며 150억원의 연구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에 2012년부터 참여한 이 교수는 두가지 목표를 정하고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아바타가 악수와 같은 타인과의 신체적 접촉에 반응하고 실제 공간에 놓인 가구의 모양, 자세 변화에 대응해 앉거나 설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리고 아바타가 공존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동작을 만들어 내고 사람과 접촉하며 인터렉션을 얼마나 잘할 것인지 연구에 집중했다.

이 교수는 "2단계 초반기에 연구에 집중하면서 아바타가 균형을 잡고 서 있도록 하고 공간과 사물을 인식해 식탁의자에 제대로 앉는 것까지 가능해졌다"면서 "올해 상반기에 2단계가 끝나는데 그전에 게임캐릭터을 접목해 내가 손잡고 아바타를 앉고 일어서게 하는 기술까지 개발 할 것"이라고 그동한 연구진행 과정을 설명했다.

9월부터 시작되는 3단계에서는 지금까지 개발한 기술을 심화해 아바타가 좀더 진흥화 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 교수는 "아바타가 공존환경에서 어디에 앉을지 직접 인식하고 어떤 도구를 사용할지  미리 파악해 주인의 행동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목표를 공개했다.

현재 아바타를 활용한 공존환경 구현에 대한 연구는 싱가폴과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국내 연구팀은 이들과 워크숍을 하며 정보를 공유하고 교류 중이다. 아직 연구가 진행 중으로 기술개발을 완료하면 글로벌 시장 점유의 가능성도 높다.

◆ 기술개발이 실제 삶에 적용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이성희 교수가 공존현실 구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이성희 교수가 공존현실 구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 자녀 둘을 미국으로 유학보내고 기러기 아빠 5년차인 직장인 김 부장. 요즘 퇴근 후 곧장 집으로 향하기 바쁘다. 직장 동료들이 매일 집에 들어가기 싫다던 사람이 무슨 일이냐고 놀리기도 하지만 김 부장은 보고싶은 아이들을 직접 안아보며 이야기를 나룰 수 있다는 기대감에 발걸음마저 가볍다.

#.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는 초등학교 2학년 은교. 오전 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수업시간에 피아노를 배우고 싶지만 학생수가 몇명 안되는 분교 초등학교에 피아노를 지도해줄 선생님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은교는 얼마 전부터 육지의 선생님으로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김 부장과 은교에게 기적이 일어난 것이 아니다. 이 교수 연구팀이 진행하는 '4D+휴먼 아바타의 실시간 반응동작 생성 및 실감표현 기술' 개발이 어느정도 이뤄지고 실제 삶에 적용되면 가능한 일이다.

거리에 상관없이 멀리 떨어져 있는 기러기 아빠도 가족과 함께 있는 것처럼 교감이 가능하고 아바타를 활용해 교육이 가능하게 된다. 한국무형문화재에게 전수받을 때 매주 이동하지 않고 무형문화재 아바타를 통해 수업을 받을 수 있어 교육적 협업에서도 장점이 있다. 또 재밌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아지며 게임산업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3년 전부터 과제에 참여하고 있는 이석원 박사 2년차 학생은 "학부는 전산을 석사는 컴퓨터그래픽을 전공해 전산베이스로 아바타의 움직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면서 "원격회의, 원격가족의 만남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사람처럼 앉고 설 수 있는 연구에 집중 중"이라고 말했다.

아바타의 인터렉션 중 악수단계 기술을 맡고 있는 오지혜 석사 2년차 학생은 "생물학을 전공해 전산분야는 잘 모르는게 사실이지만 외국사이트를 찾고 선배의 조언으로 공부하며 재미있게 연구하고 있다"면서 "애니메이션을 이용해 교육컨텐츠를 개발하고 싶다"고 소망을 내비쳤다.

연구 책임을 맞고 있는 이 교수는 학생들을 격려하며 기술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5년전만 해도 이 과제에 대해 뜬구름 잡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많았는데 하드웨어적 기술이 빠르게 치고 나가고 있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이 빨라질수 있게 돼 위기감이 있다. 기회가 펼쳐져 있을 때 빨리 치고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머지않아 공존현실 구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성희 교수 연구팀 연구원이 공존현실 속 아바타의 움직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이성희 교수 연구팀 연구원이 공존현실 속 아바타의 움직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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