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도 거대 망원경 개발 꿈꾼다"

[별난사람]한정열 천문연 선임연구원…실리콘카바이드 소재 활용 대형 과제 연구
UST 입학 1기 출신…동양인 최초 워크숍 발표 등 통해 연구경쟁력 '입증'

연마실험용 장치를 설명하고 있는 한정열 천문연 선임 연구원. <사진=강민구 기자>

"지상망원경, 우주망원경 등 전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거대 프로젝트가 있습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거대 망원경을 개발하고 싶습니다."(한정열 천문연 선임연구원)

한정열 선임연구원은 UST(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총장 이은우) 천문우주과학 전공으로 박사를 마친 후, 삼성탈레스에 입사해 카메라 개발 관련 직무를 담당하다 천문연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천문연에서 주로 망원경 개발을 전담하고 있으며, UST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광기술 개발 그룹장을 맡기도 해 화제가 됐다. 지난 2013년부터는 국방과학연구소, 삼성탈레스 등과 함께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를 사용해 거울을 개발하는 과제의 총 책임자도 역임하고 있다.

◆ 민간기업 경험 '큰 자산으로'…기업체와 다양한 협업 추진

한 선임연구원은 그룹 내에서 망원경 광학시스템 개발, 광학부품 가공 공정 제어 연구 등 광학 시스템과 요소기술 개발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광기술개발그룹에서도 나이가 어린편에 속한다. 그는 "정규직원 4명으로 구성된 적은 인력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한정열 천문연 선임연구원. <사진=강민구 기자>
한 선임연구원은 "한정된 자원으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기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이었다"면서 "기업체의 인력과 자원들을 공유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에서의 연구 경험이 이 과정에 있어 큰 도움이 됐다.

한 선임 연구원은 "삼성 탈레스에서 근무하면서 식사시간 외에는 여유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했고, 살이 많이 빠졌다"면서도 "그때의 경험이 소중했고, 천문연에 와서 많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그에게 가장 긴박했던 순간은 2013년 과제를 준비하던 때다.

과제 공고가 떳다는 것을 늦게 알았고, 천문연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협력업체를 물색하기 시작한 시점이 2주 반 정도 남았을 때였다. 하지만, 중간에 자금사정을 이유로 한 업체가 포기하면서 진행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결국, 본격적으로 제안 작업에 들어갔을 때는 겨우 10일 남짓 남았을 때였다. 

그는 "협력 업체로 10일 출장계를 내고 합숙하다시피 했다"면서 "제안서 관련 논의를 하다가 업체와의 의견 불일치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단기간 내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열심히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원 내부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도 큰 힘이 됐다. 결과가 잘 되면서 그는 과제 책임자를 역임하고, 연구원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됐다.  

◆ 천체 망원경 거울 제조는 거대 망원경 개발 핵심 기술…"핵심기술 개발과 기술상용화 주력"

한 선임연구원은 민간 기업에서 천문연으로 옮기면서 연구 수행 과정 중 당위성을 고려해야 할 일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원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회사보다 연구 당위성을 중시한다"면서 "이 일을 왜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연구를 기획할 경우, 검토 단계가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협의하면서 필요성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회사에서는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연구원 내부의 자본들을 활용해 스스로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해나가야 합니다."

그의 꿈은 거대 망원경의 핵심 기술 개발과 기술 상용화를 통해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

한 선임연구원은 "천체 망원경 거울 제조는 거대 망원경을 개발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며 "아직까지 개발된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근래에 대한민국이 주도하는 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다른 목표는 기술상용화다. 

그는 "개인적으로 기업체와 협업하는 것을 좋아한다"면서 "신소재를 사용해서 망원경, 의료, 국방용으로 활용. 정밀광학계에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있는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법을 채택해서 보다 가볍고, 선명하게 볼 수 있는 광학 소재를 개발하거나, 신소재로 대체하는 사업화를 구상하겠다는 것이다.  

한 선임연구원은 가장 기뻤던 순간을 광학계에서 제일 영향력이 큰 저널에 SCI 논문 게재가 수락됐을 때로 꼽았다.

그에 따르면 저널 게재를 위한 절차는 상당히 까다롭다. 논문 제출후, 리뷰에 따라 2주 내 30여건의 지적사항에 대해 답변하고 수정해서 제출해야 한다. 

그는 "2주 동안 밤새서 준비했다"면서 "장인, 장모, 아내와 차를 타고 가는 길에 연락을 받았는데 너무 기뻤다"고 강조했다.

그의 연구활동은 국제적으로도 가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작년 11월에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 연마 기술 관련해 미국 천문연 주관 워크숍에서 동양인 최초로 발표했습니다. NASA 연구원도 발표 직후, 연구에 관심이 있다면서 올해 같이 협력하자고 제안이 왔습니다."

◆ UST 입학 1기…"가치있는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와 기반 형성됐으면"

한 선임연구원은 UST 입학 1기 출신으로,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UST에서 박사과정으로 수학했다. 

그는 재학하면서 어려웠던 측면으로 UST 고유의 신분을 꼽았다.

"UST 생활을 하면서 신분이 애매했습니다. UST 학생은 정규직원이 아니면서 학생의 대우도 아닙니다. 연구 과제도 수행해야 하고, 참여 연구원으로 소속되어 과제 관련 회의에도 참석해야 한다. 학생으로서의 일도 하지만 같이 병행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한 선임연구원은 UST에서의 수학을 통해 학회 등에 논문을 게재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현재 천문연에 UST 출신 정규직 직원은 2명이 있으며, 재학생은 20명이 있다"면서 "UST 학생들과는 가능하면 주기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UST 졸업생 최초로 정부출연연 그룹장 역임한 것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자료 대응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그룹에 계신 분들이 잘 도와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한 선임연구원은 신앙을 기반으로 열심히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바른 신앙안에서 함께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알아갔으면 하는 개인적인 소망이 있습니다. 연구원의 인재들이 가치있는 일을 연구할 수 있는 분위기와 기반이 형성되기를 바라고, 앞으로 망원경의 핵심 기술을 열심히 연구해 연구원과 국가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실리콘 카바이드 소재.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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