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폐질환 치료제·무독성 항암제 개발 등 6개 과제 공동연구 본격화
생명연·메디프론디비티·펩트론·전남대·차의과대 등 참여

세계적인 바이오 연구역량을 갖춘 미국 국립보건원(NIH) 과학자들과 한국의 바이오 분야 과학기술인들이 뭉쳐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본격 나섰다.

지난해 4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NIH와 BT분야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공동협력 사업을 추진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현재 양국 연구진이 다양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 양해각서를 근거로 미래부는 지난해 말 '한-미 BT분야 기술가치제고 공동연구 사업'을 통해 총 6개 신규 연구과제를 선정했으며,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오태광)이 연구과제의 공동연구, 사업화 등을 컨설팅하는 관리과제를 맡고 있다.

선정된 과제는 ▲희귀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비임상 연구 ▲TRPV1(통증 수용체) 저해제 이용 만성 폐쇄성 폐질환 치료제 개발 ▲화합물 'WCI-1004' 최적화를 통한 무독성 항암제 개발 ▲염기절제수선 억제 저분자 화합물 이용한 항암제 내성암 치료 ▲대장암·유방암 동반진단영상제제 및 표적치료제 개발 ▲난치성 유방암·전립선암 치료 위한 'Smad3' 인산화 조절 물질 개발 등이다.

각 연구과제에 참여하는 한국의 생명공학 연구진은 생명연을 비롯해 펩트론(대표 최호일), 메디프론디비티(대표 김영호), 전남대학교, 차의과대학교 등 산학연으로 구성돼 있다. 각 연구과제 참여자들은 모두 NIH에서 박사후 연수과정을 겪었거나 공동연구 등을 통해 이미 NIH와 인연을 쌓은 배경을 갖고 있다. 

특히 참여 연구원들은 이번 과제로 NIH 연구자들과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하면서 기술이전이나 창업 등의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목표를 두고 있다. 기존 기술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 주요 골자인 셈이다.

◆ 대부분 2년 내 성과 창출…특허출원, 기술이전 등 다양한 연구 목표

 Nigel H. Greig 박사(좌), 최호일 펩트론 대표(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Nigel H. Greig 박사(좌), 최호일 펩트론 대표(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NIH 소속 국립노화연구소(NIA)의 Nigel H. Greig 박사팀과 짝을 맺고 희귀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중이다.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로 주목받는 바이에타(성분명 : exenatide)라는 물질을 의학적 수요가 큰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로 개발하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바이에타라는 물질은 힐라 몬스터 도마뱀의 타액 성분인 exendin-4를 합성해 만든 당뇨병 치료제다. 펩트론은 이번 연구에서 신경질환 치료제를 개발해 2017년 말 미국 FDA 임상 승인을 받는 것을 연구목표로 하고 있다.

Xiaoyuan Chen 박사(좌), 민정준 전남대 교수(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Xiaoyuan Chen 박사(좌), 민정준 전남대 교수(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민정준 전남대 교수 연구팀은 NIH 소속 바이오의료영상공학연구소(NIBIB)에서 Xiaoyuan Chen 박사팀과 대장암 환자에서 동반진단영상기술을 활용한 맞춤형 진단 치료기술을 확립하는데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민 교수는 방사성 핵종이 표지된 영상용 리피바디(repebody:암세포의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를 특이적으로 표적하는 단백질골격체)를 개발, 대장암세포의 수용체 발현정도를 평가하고,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동반진단영상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동반진단 영상기술을 확립하게 되면 정확한 환자 질환에 대한 검사가 가능해 져 궁극적으로 암 치료비용 감소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구목표 성과는 내년 10월 특허 등록을 마치고, 2017년 11월경 기술이전을 성사시킨다는 복안이다.

(왼쪽부터)Jeffrey E. Green 박사, Sushil G. Rane 박사, 김성진 교수.<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왼쪽부터)Jeffrey E. Green 박사, Sushil G. Rane 박사, 김성진 교수.<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김성진 차의과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국립암연구소(NCI) Jeffrey E. Green 박사와 당뇨병·소화·신장질환연구소(NIDDK) Sushil G. Rane 박사 공동으로 난치성 유방암과 전립선암 치료제 연구를 함께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형질전환 생장인자β(TGF-β) 신호전달 억제와 핵심 매개인자인 'Smad3' 활성 조절을 통해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2016년과 2017년 각각 특허 출원을 준비중이다.

Peter Blumberg 박사(좌), 김영호 메디프론디비티 대표(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Peter Blumberg 박사(좌), 김영호 메디프론디비티 대표(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김영호 메디프론디비티 대표는 국립암연구소(NCI) Peter Blumberg 박사팀과 만성 패쇄성 폐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해 뛴다. 고추의 매운맛을 감각하는 통증 수용체 'TRPV1' 저해제를 이용해 관련 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연구는 2017년 12월 전임상 독성시험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경상 NCI 박사(좌), 김보연 생명연 박사(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이경상 NCI 박사(좌), 김보연 생명연 박사(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김보연 생명연 박사팀은 NCI 이경상 박사팀과 피부암 활성물질 최적화를 통한 항암후보물질 발굴과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내 NCI가 보유한 60개 암세포주를 검증한 다음, 2017년까지 시제품 제작과 기술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David M Wilson III 박사(좌), 김동욱 생명연 박사(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David M Wilson III 박사(좌), 김동욱 생명연 박사(우).<사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김동욱 생명연 박사팀은 NIA David M Wilson Ⅲ 박사팀과 항암내성 암 치료제 개발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연구계획대로라면 2017년 5월 관련 특허를 출원하고, 11월경 기술이전 성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부는 이번 NIH 공동연구 과제를 위해 과제당 최대 3년간 연 3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총과제 주관책임자 김승준 생명연 미래연구정책본부장은 "이번 과제들의 참여 연구원들은 생명공학 분야의 창업·기술이전 등에 필요한 전문가의 멘토링을 받게 된다"며 "세계적 BT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성과를 내면서 국가 생명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NIH는 한해 예산만 309억달러(약 32조원)를 투자하며 1만8000여명의 연구자가 포진해 있다. 산하에 20개 연구소와 7개 연구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만성질병, 감염성질병, 맞춤의학 등의 연구를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모두 14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분야 연구기관이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