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승윤 ETRI 서비스표준연구실장

미래 IoT 시장에 대한 전망이 밝다. 시스코는 향후 10년 간 IoT 시장 규모를 약 19조 달러로 추정했다. 사물과 사물이 연결돼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니,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뤄질 것만 같다. 하지만 IoT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사물들을 연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냉장고와 청소기가 대화를 나누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표준의 가치가 중요한 이유다. 서로 약속된 언어, 바로 표준이 있어야 사물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표준화된 사물인터넷의 공통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바로 '웹'이다.

1989년 처음 등장한 웹은 HTML, URI, HTTP라는 간단한 기술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문서공유를 가능하게 했으며, 친숙한 이용환경 덕분에 급격한 확산이 일어나 인터넷 발전에 혁명적인 기여를 해왔다. 그 뒤 웹은 '웹 2.0'이라는 개념을 통해 단순한 기술을 넘어 콘텐츠와 사용자 중심의 새로운 생태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HTML5 표준'이 제정되면서 과거 웹이 지니고 있던 치명적인 약점들(멀티미디어 처리 및 성능 문제 등)이 HTML5을 통해서 해결되며 다양한 분야에서 그 영향력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IoT 패러다임이 확산되면서 ICT 분야의 혁신과 함께 새로운 시장 창출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사실 웹은 오래전부터 그러한 IoT 세상을 실현하기 위한 기초 공사를 준비해오고 있었다.

웹은 이제 기존 PC나 스마트폰과 같은 전통적인 단말의 영역을 넘어서 센서를 포함한 모든 사물로 확대되고 있다. IoT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웹 표준을 만드는 월드 와이드웹 컨소시엄(이하 W3C)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사물웹(Web of Things, 이하 WoT) 개념을 정립하고, 사물의 연결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WoT는 주변 사물을 웹에 바로 연결해주고, 사물인터넷 기반의 디바이스를 통해 수집·분석한 사용자 맞춤형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이다. 예를 들어 인터넷주소(URL)을 주변의 버스정류장이나 자동판매기 등에 할당해 사용자가 스마트 기기를 통해 버스 운행시간을 알 수 있게 되거나, 제품을 구입할 수 있게 만든다. 웹을 통해 일관된 방법으로 모든 사물을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다른 서비스들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창출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최근 W3C에서는 WoT 관심그룹을 설립하여 웹 기술을 이용해 IoT를 실현하기 위한 제반 요구사항 및 인터페이스 규격 개발에 착수했다. ITU-T에서도 WoT관련 표준화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ETRI가 이미 2년 전인 2012년 세계 최초로 WoT 관련 표준을 제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ISO/IEC JTC 1의 경우 지난해부터 별도 워킹그룹을 신설해 IoT 표준개발을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한 이미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IoT 관련 컨소시엄(OIC, AllSeen Alliance, Thread Group, oneM2M 등)들이 만들어졌는데,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웹 인터페이스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IoT 시대로 넘어가면서 다양한 규격들이 난무하면서 새로운 혼란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상된다. 표준 규격 또한 각자의 방식으로 파편화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하부 연동 규격만 난무하고 서비스 측면에서 사용자의 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저가의 오픈 하드웨어, 무료 기반의 오픈 소프트웨어 활용이 확대되면서 IoT 시대에 걸맞은 기업 비즈니스 모델 또한 창조적으로 혁신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는 결국 개방화된 IoT 플랫폼과 서비스의 실험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웹은 파편화된 IoT 플랫폼을 잇는 가교의 역할을 할 것이라 기대된다. 참여·공유·개방 정신을 철학으로 하는 웹 기술로 IoT 시대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선제적으로 고민하고 대응해야할 때다.

◆ ETRI의 사물인터넷은

이승윤 ETRI 서비스 표준연구실장.
이승윤 ETRI 서비스 표준연구실장.
ETRI에서는 IoT(사물인터넷) 관련 국제표준화와 관련된 글들을 먼저 소개해 드릴 계획입니다. 표준연구센터의 김형준 센터장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표준화 개괄에 대한 기고로서 W3C에서의 웹 기반 사물인터넷 표준화, 스마트 팩토리 또는 스마트 시티 등 사물인터넷 융합기술 표준화 등을 통해 우리 생활 가까이에 와 있는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국제표준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연구동향과 관련해서는 ETRI IoT융합연구부의 방효찬 부장을 중심으로 IoT플랫폼, 사물통신, 지능형 IoT단말, 사물감성융합, 사물인지, IoT센서의 응용 등과 관련된 최신기술의 소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