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마리 스타공룡과 노니는 유쾌한 공룡 입문
박진영 지음

◆'쥬라기 월드'가 보여주지 못한 진짜 공룡의 세계가 펼쳐진다!

'쥬라기 공원'개봉 22년 만에 돌아온 영화 '쥬라기 월드'에 나오는 거대하고 난폭한 '인도미누스 렉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DNA에 갑오징어, 청개구리, 랩터(벨로키랍토르)의 DNA를 섞은 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육식공룡이다.

피부색을 바꾸는 위장술을 쓸 수도 있고 사람을 속이는 영악함까지 갖추었지만, 시력은 형편없어서 열을 감지하여 사물을 인식한다. 만약 인도미누스 렉스가 티라노사우루스의 시력을 제대로 물려받았다면 영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다.

실제 티라노사우루스는 사람보다 약 13배나 시력이 좋았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인도미누스 렉스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랩터 군단 또한 실제와는 많이 달라서, 영화에서는 사람만 한 크기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거위만 한 몸집에 무리지어 다니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 랩터가 인간과 마주친다면 아마도 놀라서 도망가느라 바쁠 것이다.

"드디어 공룡 책다운 공룡 책이 나왔다! 세계 최초다!"

한반도에서 최초로 중생대 최대 '거대 도마뱀' 화석을 보고한 젊은 고생물학자 박진영이 쓴 이 공룡 입문서는 '쥬라기 월드'가 보여주지 못한 진짜 공룡의 세계를 그려낸 책이다. 고생물학의 최전선에 서 있는 지은이가 19세기 초부터 2015년 중국에서 발견된 깃털공룡 이(Yi)에 이르는 공룡 연구를 다양한 시각에서 입체적으로 엮어내어 우리를 1억 6000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의 세계로 안내한다.

생대에 진화의 꽃을 피워냈던 수많은 공룡들은 멸종(물론 이 말에는 '단서'가 붙는다!)하고 말았지만, 그들이 남긴 화석을 통해 되살려내는 공룡의 세계는 지금도 계속 진화하고 있기에 우리의 공룡 상식 또한 진화해야 한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는 비전문가, 자신의 주장을 피력하느라 바빠 공룡 세계에 대한 체계적인 그림을 그리는 것을 방해하는 공룡 연구가의 책과는 비할 바 못 되는 공룡 책다운 공룡 책 '박진영의 공룡 열전'이 우리의 공룡 상식을 진화시키는 데 더없이 좋은 책이 될 것이다.

여섯 마리 스타공룡이 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사랑해 마지않는 여섯 마리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브라키오사우루스, 이구아노돈, 데이노니쿠스, 스테고사우루스를 데리고 공룡 연구의 시초부터 최신에 이르기까지, 이 공룡들이 어떻게 생겼고 자랐고 살았는지에 관한 놀라운 연구결과들을 예리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이들은 중생대 공룡의 각 분류군을 대표하는 공룡들로 그동안 고생물학자들을 비롯한 일반인의 관심과 사랑을 한몸에 받아왔으며,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도 꾸준히 출연하고 있는 스타공룡들이다.

티라노사우루스는 콧구멍도 후빌 수 없는 짧은 앞다리를 어디에 사용했을까? 트리케라톱스의 머리 모양이 자라면서 성형수술을 의심받을 정도로 심하게 변한 까닭은 무엇일까? 브라키오사우루스는 어쩌다가 세상에서 가장 긴 18미터짜리 신경세포를 갖게 되었을까? 외계 종족의 장갑 같은 이구아노돈의 손은 얼마나 쓸모 있었을까? 데이노니쿠스는 보기만 해도 섬뜩한 갈고리 발톱을 어떻게 사용했을까? 스테고사우루스의 살집이 두둑한 엉덩이 속 빈 공간에는 '두 번째 뇌' 말고 무엇이 들어 있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보면 된다. 풍부하고도 생생한 사진자료 및 컬러화보와 지은이가 직접 그린 유머 넘치는 일러스트는 읽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준다.

◆잠자던 공룡이 화들짝 놀라 일어날 만한 기상천외한 가설과 끊이지 않는 논쟁들!

공룡 연구의 한 획을 그은 유명한 가설과 논쟁들도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20년 동안 이어진 티라노사우루스의 '시체청소부' 대 '난폭한 사냥꾼' 논쟁, 트리케라톱스의 화려한 프릴과 뿔로 살펴보는 '상호 성선택설', 새와 해부학적으로 너무나 닮은 데이노니쿠스로 인해 혜성처럼 나타난 '공룡-새 기원설'과 공룡의 체온체계에 대한 뜨거운 논쟁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각종 가설과 논쟁들을 주고받으며 공룡 연구를 꽃피웠던 고생물학자들의 에피소드 또한 이 책에서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최신의 연구결과를 콕콕 짚어내면서 기상천외한 가설과 열띤 논쟁들을 유쾌하고 발랄한 필치로 맛깔나게 풀어내는 지은이의 솜씨는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책을 다 읽고 덮으면, 눈앞에는 어느새 바나나 같은 이빨을 번뜩이는 티라노사우루스, 화려한 프릴과 뿔로 꽃단장한 트리케라톱스, 숟가락 모양의 이빨로 열심히 나뭇잎을 뜯고 있는 브라키오사우루스, 가시엄지를 치켜세우는 이구아노돈, 깃털을 휘날리며 달리는 데이노니쿠스, 유연한 꼬리로 테고마이저를 휘두르는 스테고사우루스가 빙 둘러 서 있을 것이다.

공룡은 가끔 영화에서나 만나는 사이가 되어버린 사람들이나 옆에 두고 읽을 만한 공룡 책을 찾는 데에 지친 사람들, 그리고 공룡과 사랑에 빠져본 사람들에게 이 책을 필독서로 추천한다.

<출처: 인터파크 도서, 출판사: 뿌리와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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