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신뢰성 책임지는 국내 반도체 검사장비 자체개발
S램→D램 대체 특허…"비용 1/5 낮춰 해외시장 경쟁력 확보"

무인자동차, 무인드론, 무인로봇 등 정보통신기술 기반의 혁신적 신산업이 빠른 속도로 찾아오고 있다. 미래산업을 주도하게 될 '무인' 제품들은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고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에 이는 안전사고 문제와도 직결돼있다.

무인 제품을 동작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주요 제어원은 바로 반도체. 반도체는 불량이 없고 높은 내구도로 제작돼야 제품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에 반도체 제작의 모든 설비 과정에서 사용되는 '반도체 신뢰성 검사'가 신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덕특구 반도체 검사장비 전문기업 퓨전전자(대표 이성재)가 반도체 신뢰성 검사 장비와 실험설비를 자체개발해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해외진출에 발을 뻗치고 있어 주목된다.

◆반도체 신뢰성 검사설비 '자체개발'…"반도체 기반산업으로 만들겠다"

"반도체 제작에 있어 설계·공정·생산 등의 모든 과정에 필수적으로 반도체 신뢰성 검사가 필요합니다. 저희는 반도체 신뢰성을 검사하는 FECBIS-1 장비를 자체 개발했습니다. 반도체 기반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입니다."(이성재 대표)

FECBIS-1에 측정 반도체를 넣는다. 이 장비는 반도체가 극한 상황에서의 성능, 수명, 내구도 등을 측정한다.<사진=퓨전전자 제공>
FECBIS-1에 측정 반도체를 넣는다. 이 장비는 반도체가 극한 상황에서의 성능, 수명, 내구도 등을 측정한다.<사진=퓨전전자 제공>
반도체는 모든 생산 과정마다 신뢰성 검사를 거치게 된다. 제작되는 반도체는 FECBIS-1 장비를 통해 고온과 저온, 강한 충격, 높은 습도 등에도 파손되지 않고 정상 동작하는지 다양한 환경에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우주의 극한 환경, 심층·해저 등의 환경을 구현하며 반도체의 안전성·신뢰성을 측정할 수 있다.

또한 대표적으로 반도체 수명가속실험 등의 테스트가 가능하다. 측정 장비를 통해 한 달 정도의 테스트를 마치면, 반도체가 10년 정도의 노화 상태로 변한다. 이 과정을 통해 반도체의 수명을 측정하고 불량이 일어날 확률, 내구도 등을 계산할 수 있다.

이러한 테스트를 거친 후에도 반도체에 전기적 특성을 시험하고 칩 단면을 잘라보는 등 다양한 검사를 한다. 반도체를 양산·공급하려면 신뢰성 시험을 통과했다는 증명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이 검사 장비는 반도체 신뢰성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의 원인을 찾아내 분석할 수 있다. 회로 설계, 패키징 등 복잡한 칩 제작 과정에서 다양한 불량 요인을 명확하게 찾아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불량 없는 반도체를 양산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다.

이성재 대표는 "반도체 제조에 있어서 신뢰성 검사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반도체의 다기능화·고급화로 생산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반도체의 고신뢰성이 요구되고 있어 반도체 장비 업체의 신뢰성 검사 의뢰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특허기술, 반도체 검사장비 비용 1/5 줄여…"해외시장 경쟁력 확보"

"국내에 반도체 성능을 분석하고 신뢰성을 검사하는 전문 기업이 있지만, 고가의 검사 장비를 모두 갖춰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은 드뭅니다. 또한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반도체 제작 회사는 반도체 신뢰성 검사를 받기 위해 해외 기업에 검사 의뢰를 맡기고 있습니다."

퓨전전자는 대덕의 벤처기업으로 대덕 첨단빌딩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사진=퓨전전자 제공>
퓨전전자는 대덕의 벤처기업으로 대덕 첨단빌딩에 본사가 위치해 있다.<사진=퓨전전자 제공>
반도체 제작 회사는 대부분 국내 반도체 검사 기업에 의뢰를 맡기지만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기업은 해외 기업에 검사 의뢰를 맡긴다. 하지만 국내외 반도체 검사 기업 대부분 수입장비로 신뢰성 테스트를 하고 있다.

퓨전전자는 자체기술로 반도체 신뢰성 측정 장비를 지난 2012년 국산화에 성공했고, 이후 SK하이닉스, LG이노텍, 동부하이텍 등에 납품하고 있다.

이성재 대표는 국산화를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DRAM을 이용한 SRAM 대체기술'을 꼽는다.

반도체 신뢰성 검사에서 테스트 데이터를 저장하려면 SRAM(플립플롭 방식의 메모리 셀을 가진 임의접근기억장치)에 저장해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SRAM은 DRAM(임의접근기억장치) 대비 150배의 가격 차이가 난다. 이 대표는 DRAM을 SRAM처럼 사용할 수 있는 자체기술을 개발했고 측정 장비를 1/5 수준의 가격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 특허는 지난 2013년 미국에서도 등록됐다. 반도체 측정 장비 제작기술 선두기업인 미국 기업과의 경쟁력도 갖게 됐다.

이 대표는 "선도 업체를 따라가거나 넘을 수 있는 자체 기술이다"며 "미국업체와 기술적인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그는 "반도체 신뢰성 검사 장비가 우리나라의 기반산업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가 미래 신산업 등에 기반이 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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