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분자 물질 활용해 신경전달물질 이동 분석…알츠하이머 등 뇌신경 관련 질환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IBS(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단장 김기문)과 이남기 포스텍 물리학과·시스템생명공학부 교수팀이 그동안 관찰하기 어려웠던 뇌의 신경전달 과정을 초분자 물질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그동안 신경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로 추정된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과정의 동적 변화를 실제로 분석한 첫 사례다.

미세하고 정교한 뇌의 신경 전달 물질 수송 시스템을 관찰하고 이를 규명함으로써 향후 뇌 신경 관련 질환 치료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뇌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하게 작동한다. 뇌활동은 신경세포간 다양한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며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신경전달이다.

신경전달은 하나의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특정신호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전달되는 것을 의미한다. 신경전달 물질 분비는 세포 내에서 시냅스 소낭과 신경세포 막 사이의 막 융합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를 '시냅스 소낭 막융합')이라고 일컫는다.

뇌의 신경전달은 신경세포 말단 시냅스에서 신경전달 물질을 저장하고 있는 소낭이 다른 신경세포 세포막에 융합되면서 일어난다. 소낭은 소포체라고도 불린다.

지금까지 신경전달 물질을 주고받는 과정이 특정 단백질들에 의해 조절된다고 추정할 뿐 어떤 원리로 신경전달 물질 과정이 발생하고, 조절되는지 밝혀지지 않았으며, 소포체 막융합에 의한 신경전달물질 기전을 연구하는데 여러 한계가 존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강한 결합력을 가지는 초분자물질인 주인-손님 분자쌍을 이용해 관찰가능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인공적으로 소포체를 만든 이후, 초분자 주인-손님 분자쌍의 형광 신호를 이용해 소포체의 막융합이 빠르게 열리고 닫히면서 신경전달물질의 분출과정이 조절되는 변화를 실시간으로 측정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소포체의 막융합 과정을 단분자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연구성과는 뇌 신경전달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세포의 물질 수송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이나 신경질환에 관련된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기문 IBS 연구단장은 "초분자 물질을 이용해 단분자 수준에서 소포체의 막융합에 의한 신속하고 정교하면서도 미세한 신경전달 물질의 분출과정을 관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인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지난달 10일자로 게재됐다.

IBS 연구진은 초분자 주인-손님 분자쌍의 형광 시그널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형광시그널이 변화하는 것을 측정하여 소포체의 막융합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자료=IBS 제공>
IBS 연구진은 초분자 주인-손님 분자쌍의 형광 시그널을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형광시그널이 변화하는 것을 측정하여 소포체의 막융합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자료=I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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