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용운 ETRI 창의미래연구소 표준연구센터 융합표준연구실장

도시가 뜨겁다. 인구 과밀화와 인프라의 집중으로 안전, 재난, 교통, 환경, 방범 등의 문제로  도시는 몸살을 앓고 있다. 해결을 위해 재난관리시스템, 지능형 교통시스템, 지하시설물관리 시스템, 대기오염 관리시스템, CCTV 관제센터 등 분야별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시스템들이 각개 전투를 벌임에 따라 문제점들이 발생한다. 긴급 상황에서 유기적이고 신속한 대처가 어렵고, 도시 관리도 비체계적이고 분산적으로 이뤄진다.

교차로 한 복판에 난데없이 구멍이 생겨 사람이 추락한 상황을 상상해보자. 재난관리 시스템이 작동해 구조대를 부른다.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지능형 교통시스템으로 주변에 사고 소식을 알리고 차량 진입을 통제한다. 누가 빠졌는지 CCTV를 돌려 볼 수도 있다. 또 싱크홀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지하시설물 관리 시스템이 작동한다. 개별적으로 시스템이 운영되는 동안 시간은 부질없이 흘러간다. 한 번에 관리가 가능한 도시 통합 운영 센터 기반의 미래형 첨단도시(U-City) 도입이 필요한 이유다.

U-City는 무엇일까? 국토교통부는 2008년에 U-City 개념을 '첨단 IT 기술을 기반으로 도시의 효율적 관리 및 시민이 필요한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제공할 기반을 갖춘 도시'로 정의해 미래 첨단도시의 비전을 제시하였다. 더불어 '유비쿼터스 도시의 건설 등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도시 운영의 지능화 및 효율화를 뒷받침할 수 있게 되었다.

정부는 제1차 유비쿼터스 도시 종합계획(2009년~2013년)을 수립해 국토교통부를 내세워 U-City 구축 사업을 지원해 왔다. 1차 계획 기간 동안에 실행된 22개 실천 과제에 대해서 성과 분석을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2차 유비쿼터스 도시 종합 계획(2014년~2018년)을 수립했다. U-City 실현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전략을 마련한 것이다.

나아가 세계 시장에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핵심 기술력은 물론 국내 U-City 기술에 대한 글로벌 표준을 추진하여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야 한다는 인식이 생겼다. U-City 국내 단체표준 개발 성과는 있지만 U-City의 국제적 위상과 국제표준 정립은 여전히 미흡한 상태로서 U-City 국제표준화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우리나라 U-City 개념의 도시 지능화 및 효율화 서비스를 '스마트시티'라는 용어로 구현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3년에 193개 지방 정부 및 경제개발 지구를 선정하여 스마트시티 시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였고, 인도는 2014년에 100개의 스마트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하였다. 유럽 각국도 다양한 인구 및 도시 규모에 맞춘 스마트시티 구축을 진행 중에 있다.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 기반 기술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사물인터넷'이다. 사물인터넷은 다양한 사물들이 연결 돼 정보를 교환하고 이에 따른 부가가치 정보 서비스를 실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됐다. 도시 시설물들에 사물인터넷이 적용된다면 기존에 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감시가 이뤄진다. 머지않아 사물끼리, 도시끼리 연결되는 초연결 사회가 다가온다면 그동안 개별적으로 운영되어 왔던 도시 관리체계를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진정한 스마트시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 악순환처럼 뒤따르는 환경문제 해결에도 사물인터넷은 한 몫 할 수 있다. 자원을 하나의 사물로 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애초에 자원의 생애주기를 관리한다면 한정된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 하고, 환경오염의 원인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가령 광물이 유리병으로, 쓰레기로, 재활용 유리로 환골탈태할 동안 건강검진을 계속 받으며 자취를 보고한다면 최적의 사용처를 찾을 수 있다. 세대 간 도적질이란 과격한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후손들에게 문제의 짐을 떠넘긴다는 비판을 잠재우려면 지금의 생활환경은 후손들에게 빌려온 것이란 인식으로 자원을 똑똑하게 활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와 같이 도시 운영의 효율성뿐만 아니라 미래 후손들에게까지 물려주는 것을 고려해 스마트시티를 넘어 '지속가능한 스마트시티'를 목표로 설정해 대응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이다. 최근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앞의 두 기관의 합동기술위원회(ISO/IEC JTC 1), 국제전기통신연합의 산하기관(ITU-T) 등은 스마트시티 국제표준화 추진을 위해 사전 준비 작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IEC는 올해 관련 표준개발위원회를 신설할 것으로 보이고, ITU는 ITU-T SG 20을 설치하여 사물인터넷과 스마트시티 표준화에 착수하였다. 이러한 국제 환경을 바탕으로 국내 U-City 사업단은 경험과 기술 및 표준을 국제화시킬 필요가 있다.

가가호호 사물인터넷 시대. 모두가 만족하는 지속가능한 도시의 발전을 기대한다.

◆ ETRI의 사물인터넷은

ETRI에서는 IoT(사물인터넷) 관련 국제표준화와 관련된 글들을 먼저 소개해 드릴 계획입니다. 표준연구센터의 김형준 센터장을 중심으로 사물인터넷 표준화 개괄에 대한 기고로서 W3C에서의 웹 기반 사물인터넷 표준화, 스마트 팩토리 또는 스마트 시티 등 사물인터넷 융합기술 표준화 등을 통해 우리 생활 가까이에 와 있는 사물인터넷과 관련된 국제표준 이야기를 다룰 예정입니다.

아울러 사물인터넷 연구동향과 관련해서는 ETRI IoT융합연구부의 방효찬 부장을 중심으로 IoT플랫폼, 사물통신, 지능형 IoT단말, 사물감성융합, 사물인지, IoT센서의 응용 등과 관련된 최신기술의 소개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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