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기름 유출 사고로 인한 해수 오염이나 산업시설에서 유출되는 폐기물 등을 쉽게 정화하는 나노캡슐을 개발했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은 물과 기름을 쉽게 분리하는 동시에 오염수를 쉽게 정화하고 재활용까지 가능한 나노캡슐 형태의 '실리카 마이셀'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해수오염·해양생태계 파괴와 산업시설로부터 유출되는 폐기물의 유입을 막기 위한 물·기름의 효율적인 분리 기술 개발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친수성과 소수성은 한 표면에 양립할 수 없다는 다수의 이론에 기반을 둔 기존 기술들은 '물·기름 분리'를 위한 응용으로 한정됐고, 물·기름 속에 포함된 '오염물질 정화'는 불가능했었다.

연구팀은 '친수성과 소수성은 한 표면에 양립할 수 없다'라는 기존 이론을 깨고 친수·소수 물질이 한 표면에 공존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이를 기반으로 친수성 코어와 양쪽성(친수성·초소수성) 쉘의 구조를 갖는 '실리카 마이셀'에 촉매제를 탑재해 물과 기름을 분리하고 오염물질까지 쉽게 정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에 개발된 나노캡슐의 물과 기름 분리용량은 기존에 개발된 기술보다 10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고, 20회 이상 재활용도 가능하다.

이하진 박사는 "이번 성과는 오수 분리와 수 처리 같은 환경정화로의 응용과 더불어 유기합성을 위한 촉매제·약물담지를 위한 지지체로서 뛰어난 성능을 갖는 고효율 다기능성 소재를 제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 성과는 세계적 수준의 재료분야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4일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