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미래전략대학원, 23일 대전 DCC서 '미래세대 정상회담' 개최
패널토론, 인터랙티브 토론 등 진행

"노벨상을 30년 안에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 세대가 주역이 됩니다. 어디서든 자유 토론하는 조직 문화 등을 확립하고, 기초과학기술 전반에 투자해 사람들의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이원형 KAIST 박사과정생)

"과학에 관심있는 사람은 모두 과학도라 생각합니다. 중이온 가속기 등 거대 과학시설이 어떻게 도입되고, 활용되는 지 등 지역사회에서 과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장영선 UST 연구생)

30년 후 대한민국 과학기술의 미래를 그리는 청년 대표들의 유쾌한 정상회담이 열렸다.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원장 이광형)은 지난 23일 DCC에서 '광복 70년 미래세대 열린 광장 2045'를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오프닝 ▲기조강연 ▲패널 토론 ▲인터랙티브 토론 ▲소망 쪽지 작성 및 클로징의 순으로 진행됐다.

◆ 임춘택 교수 "환경 적응 못하면 도태…미래 세대들의 향후 30년 고민 필요" 

패널 토론에 앞서 열린 기조강연에는 임춘택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부교수가 나섰다.

임춘택 교수는 "원시 포유동물인 메가코누스 마말리아포르미스(Megaconus mammaliaformis)는 공룡과 달리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토끼, 사자, 인간 등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면서 "공룡, 네안데르탈인, 스위스 시계와 칼, 영국 제조업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춘추전국시대 등장한 유가, 묵가, 도가 등의 사상사들이 벌인 '백가쟁명' 처럼 21세기는 건축 기계, 전자, 화학, 재료 등의 21세기 과학기술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독일, 일본, 미국 등 기술력 없는데 선진국 된 나라 없는 가운데 한국만의 미래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임 교수는 "한국 과학계 진단은 다양한 관점에서 나올 수 있다"면서 "미래 세대들이 앞으로 30년 후 한국의 모습을 상상하고, 국가 산업의 발전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미래세대들의 토론 자리가 열렸다. <사진=강민구 기자>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해 논하는 미래세대들의 토론 자리가 열렸다. <사진=강민구 기자>

◆ 科技계 문제점부터 미래 모습까지…"우리가 미래 주역"

패널로는 ▲김민혜 KAIST 미래전략대학원 연구원 ▲윤병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연구원 ▲이원형 KAIST 박사과정생 ▲장영선 한국화학연구원 UST 연구생 등이 참석했다.

패널들은 미래 30년 주요 발전분야로 사물인터넷, 인터넷, 헬스케어, 에너지, 로봇 기술 등을 꼽았다.

이원형 박사는 "인터넷 혁명은 30년 더 지속될 것이며,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등과 함께 결합되어 삶의 질을 바꿔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병준 연구원은 "지열발전 등 차세대 에너지 기술을 통한 에너지 걱정 없는 시대, 로봇 기술의 발전을 통한 노동해방 시대, 거대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소통이 활성화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패널들은 한국 과학기술계의 현실과 문제점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영선 연구생은 "그동안 한국은 기술중심의 선진국과 노동 중심의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포지셔닝을 잘 했지만, 중국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기가 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병준 연구원은 "연구를 위한 인력, 시간, 시스템 측면에서의 환경이 모두 부족하며, 불필요한 장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정책 추진으로 연구에 집중하지 못하는 환경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김민혜 연구원은 "주변의 우수한 인재들이 해외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고 한국을 떠나는 사례를 자주 본다"면서 "기초과학에 소홀한 연구, 열악한 과학기술인의 처우, 인재유출, 의·치약계열 진로 선호 현상 등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패널들은 일관된 정부 차원의 정책 추진, 기초·선도형 연구에 대한 지속적 관심과 투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장영선 연구생은 "정권이 교체되면 정책도 바뀌는 분위기에서는 기초과학, 응용과학 모두 발전할 수 없다"면서 "정책적 일관성 확보와 함께 선도형 연구에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병준 연구원은 "연구원 입장에서 원천기술 확보, 개발, 사용까지는 장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시간, 노력을 용인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하며, 유연한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마지막으로, 한국만의 전략 확립과 다학제간 소통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민혜 연구원은 "과학기술이 교육, 문화, 예술 등과 접목되어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과학기술이 인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과학에 대해 철학자 등 인문학자들이 비판 등을 통해 소통에 적극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선 연구생은 "기초과학 강국이었던 일본과 중국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면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한편, 광복 70년을 기념해 열리는 '미래세대 열린 광장 2045'는 일자리, 교육, 과학·기술, 통일·외교, 문화·예술을 주제로 서울, 대전 등에서 개최되며 다음달 11일에는 동아대에서 통일·외교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패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토론을 진행하고 있는 패널들의 모습. <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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