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들은 회계·재무·세무 등이 주 업무이기 때문에 회계와 과학의 상관관계가 낮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회계사의 '과학 생태계 이해'는 업무 효율성은 물론이고 기업 공신력 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과학계 생태계의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관·기업의 사업비 정산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사업구조를 이해하지 못해 편협된 선택을 범할 수 있습니다.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과학기술의 이해가 중요합니다."(백이내 회계법인예교 회계사)  

대전 회계법인예교(대표 박원규)는 지난 7월 20일부터 4회차에 걸쳐 '2015 과학기술동향교육_회계사가 과학을 만날 때' 주제로 전 직원 회계사 사내 특별 교육을 개최했다. 과학계 변화를 인식하고 기술 가치, 경영 트렌드를 파악해 최적의 자원 관리와 목표 설정이 가능한 회계 전문가 양성을 위해서다.

회계법인예교는 6명의 과학계 전문가를 초청해 과학기술 동향 교육을 진행했다. 과학 산업사와 사례 중심 과학현장의 애로사항을 이해하고 과학기술 가치를 판단하는 통찰력을 지닌 회계전문가로 거듭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박원규 대표는 "회계사들이 회계업무를 넘어 타 분야의 전공과 융합해 본 업무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 과학계를 이해하는 다양한 교육을 마련해 회계·재무·세무 업무를 넘어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 과학 산업사부터 연구소 기술 사업화 사례까지…과학 생태계 현장 목소리 공감

총 4회에 걸친 교육 주제는 과학 산업사, 정부 R&D 혁신방안, 연구개발투자·효율화 방안, 연구장비관리와 연구관리, 기술·자산 가치평가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계 흐름을 짚었다.

안오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는 '정부 R&D 혁신방안'의 주제 발제를 통해 연구자 자율성의 중요성, 연구과제보다는 연구자 중심 투자의 중요성, 이를 지원하는 제도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확산돼야 함을 피력했다.

안 박사는 "문화적 체제적 변혁을 꾀할 때 가장 중요한 전제사항은 지속가능한 변화를 구상할 수 있는 권한"이라며 "중장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과학계에 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석봉 대덕넷 대표는 1970년대 척박했던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현장을 돌아보며 현재 대덕단지로 거듭나기까지의 상황을 설명했다. 또 회계사 각자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과학사와 과학철학을 이해하고 융합하는 것이 국가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권혁상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 팀장은 '출연연 예산의 이해' 주제로 발제했다. 권 팀장은 "한 나라의 장래는 그 나라의 예산을 보면 알 수 있다"며 "단순한 정부의 수입·지출이 아닌 국가 미래에 대한 예산 설계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R&D 예산의 배분·조정 체계, 조정, 현황, 투자방향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한승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팀장은 '연구장비 관리와 연구관리'의 주제로 개념 이해, 도입의 관리, 연구비 관리 시스템 연계방안 등을 소개했다. 또 정민하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책임연구원은 국가 R&D 프로세스와 R&D 선정평가 개요, 사업비 사용관리 기준, 사업비 불인정·환수 사례 등을 발표했다.

임창만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본부장은 연구개발특구 소개하고 진흥재단의 역할, 기술가치평가 활용, 기술사업화 사례, 사업화를 위한 제언 등을 이야기 했다.

교육에 참가한 백이내 회계사는 "이번 교육을 통해 연구환경이 질적 평가체계에서 협력을 통한 통합 서비스로 혁신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전략적인 성과 확산, 기술경영, 예산관리 등의 부분에서 변화를 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