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본교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초청 '책읽는 밤' 행사 개최
사무라이·손자병법적 사고 기반의 일본 문화 이해 시간 가져

KAIST 학생들이 일본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KAIST(총장 강성모)의 독서마일리지 프로그램 운영위원회는 19일 본교 인문사회과학부동 시청각실에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를 초청해 '일본 문화의 이해'를 주제로 '제 17회 KAIST 책 읽는 밤' 행사를 개최했다.

독서마일리지 프로그램 운영위원회는 자발적으로 책 읽는 문화를 학내에 조성하기 위해 독후감 공유 등과 매년 2회 강연회 개최 등을 진행해 왔다.

이번 강연의 연사자로 나선 호사카 유지 교수는 독도전문가로 세종대학교 종합연구소장, 독립기념관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3년 한국에 귀화했다. 

◆ 사무라이 문화 일본인의 '지성·감정 억제 등의 모습에 영향'

이날 강연장에 참여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호사카 유지 교수는 일본인의 의식구조, 종교 등의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 문화의 기반으로 사무라이 문화를 꼽았다. 500년의 한국 유교문화와 유사하게 700년간의 사무라이가 지배했던 사회는 현대 일본인의 사고방식과 의식구조에 큰 영향을 끼쳤다.

호사카 교수는 "사무라이 문화는 칼의 문화 이전에 지성의 문화"라면서 "행동전 상황 파악, 상대방에 대한 정보 습득 등 손자병법적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손자병법적 사고 방식의 예로는 ▲지피지기 백전불태 ▲싸우지 않고 이겨라 ▲이길 수 있는 상대와 전쟁을 해라를 들었다.

이러한 문화는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지성(知性)'의 문화로 표출되고 있다.

일본에서 히가시노 케이고와 같은 추리소설 작가의 신간이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차지하는데, 이는 예측이나 추리를 좋아하는 국민성이 반영된 결과다.  

또한, 사무라이 문화는 감정 표출을 억제하는 일본 특유의 문화로도 나타난다.

호사카 교수는 "항상 죽음을 염두해야 했던 사무라이와 그 가족들, 지진 등의 자연 재해를 겪어 왓떤 일본 국민들은 감정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을 역사적으로 훈련해 왔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유치원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실시되는 재해·재난 훈련인 '오하시모'는 ▲밀지 말 것 ▲뛰지 말 것 ▲잡담하지 말 것 ▲되돌아가지 말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어 호사카 교수는 일본인의 종교에 대해 청중들에게 전했다.

호사카 교수는 "원시시대 자연숭배나 정령신앙 등에서 비롯된 신도(神道)는 내세나 전생없이 영혼만 존재한다고 믿는 것이 특징"이라며 "현세를 가장 가치있게 사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신과 구원자가 많은 문화이면서도 한 국민이 복수의 종교를 갖고 있으며, 특히 신도와 불교가 공존하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마무리된 뒤,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현재 우경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아베 정권에 대한 학생의 질문에 호사카 교수는 "아베 정권이 군국주의를 조금씩 부활하려고 해서 걱정이며, 법 원칙주의이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 강제이주노동 등의 현안 외교 문제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엄청난 재난을 겪으면서도 질서와 배려를 잃지 않은 '메이와쿠 문화'에 대한 학생의 질문에는 "처신을 잘 못하면 죽음에 이를 수 있었던 당시 사무라이 문화의 부산물로 겸양어 등이 발달한 것이 국제사회에 좋게 보여진 것 같다"고 말했다.   

KAIST 학생들에게 일본 문화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KAIST 학생들에게 일본 문화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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