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2016년 상반기의 취항을 목적으로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역사상 없었던 대형(약 5900톤)의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를 건조하고 있는 중이다.

이사부호는 우리나라 역사상 없었던 최첨단의 장비를 탑재한 대형 해양과학조사선으로 향 후 전 세계 대양에서의 연구를 주된 목적으로 설계됐다. 이 사업은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10년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시작되었다. 기본설계, 활용계획 등을 포함한 로드맵을 기반으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조되고 있다. 2016년 상반기에 선박의 여러 장비 및 연구선 자체의 모든 테스트, 일부 연구를 목적으로 한 항해에 들어갈 계획이다.

육지와 달리 바다에서 무엇인가를 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도구 및 장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이 빠져나간 갯벌에서 조차 반드시 도구가 필요하다. 하물며 수 천 미터에 이르는 대양의 깊은 바다를 조사하고, 연구 항목에 따라 원하는 데이터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첨단 연구선과 첨단 장비가 필요한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다. 

즉 연안해역이나 근해역 연구조사와는 달리 대양과 심해에서의 연구 분야는 고도로 전문화된 첨단의 연구개발 설비와 장비인프라가 반드시 구비되어 있어야 하며, 이를 사용할 다양한 해양학 분야에서의 전문성, 전문가, 경험이 요구된다. 그런 차원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이사부호이다.

특히 이러한 고도의 인프라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대양과 심해를 단순히 조사(observation, survey)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양에 떠 있는 연구소(a floating institute on the ocean)'로써 연구개발이 가능한 대형연구선이 그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Park, 2015).

우리나라는 약 20여년 동안 대양과 심해연구를 다목적 연구선인 1400톤급 '온누리호'에 전적으로 의존하여 수행하여 왔다. 대양을 연구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연구선 이었다. 그동안 수 없이 많은 실적과 연구 성과를 창출하여 왔으나, 노후된 선체 및 장비, 규모나 기능적인 면에서 최근의 연구를 하기에 근본적인 한계에 이르게 되어, 미래를 내다보고 현재에 보다 충실할 수 있는 대체 연구선을 건조하게 된 것이다.  

근년에 이르러 해양 선진국이라 할 수 있는 선도국들의 경우 해양에서의 연구는 전 지구적 관점에서 기후변화 및 그와 연계된 각종 이슈들에 대한 문제 파악과 해결 등 장기적인 계획으로 실행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연구를 수행하고 관련된 연구 과제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가능한 오랜 기간 동안 중간 보급을 위해 육지로 돌아오는 일 없이 바다 위에서 실시간으로 현장조사·분석이 수행될 수 있어야 한다. 또 대형 정밀조사장비 운용을 위한 정밀위치유지와 제어, 위성통합관측, 바다 밑에서의 광물자원 시추시스템과 자원 탐사 및 획득을 위한 무인잠수정 등이 원활하게 운용될 수 있어야 한다.

그러한 일들을 위해서는 다목적 대형연구선 확보가 필수적이다. 최근 건조가 완료되어 취항한 영국의 New Discovery호(6260톤), 호주의 Investigator호(6082톤), 인도의 3-D seismic vessel, 남아프리카연방쇄빙선과 일본의 Kaimei호(5800톤) 등이 모두 5000톤 이상의 대형연구선 이라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보면 태평양에 인접하여 있어 주로 태평양, 특히 서태평양을 주된 무대로하여 활용 될 것으로 본다. 더불어 바로 옆의 인도양과 두 대양을 연결 짓는 인도네시아 통과류(ITF; Indonesian Throughflow) 해역을 기반으로 서태평양과 동인도양은 우리나라 주변해의 해양기후와 생지화학적인 환경, 해양생태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집중 관심 대상 해역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사부호를 바탕으로 기획되어진 연구과제를 간략히 살펴보면 크게 4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1) 그룹은 '서태평양 대상 해역 그룹'이다. 주로 생태계 기능 이해 및 생물자원 활용, 심해 해양생물 다양성 및 유용생물자원 탐색, 해양 및 대기 모니터링, 만다나오 해류의 시공간적 변동, 대양의 수중소음관측 등이다. 2) 그룹은 '태평양 전체 대상' 그룹이다. 미량원소 및 동위원소의 생지화학적 순환, 태풍발생지역 및 이동경로에서의 해양-대기 변동성, 열대온난역 역학조사 및 동아시아 기후관련, 해수순환 및 기후변 동 등이다. 3) 그룹은 '인도양 대상 그룹'이다. 태평양-인도양 해수순환, 벵골만과 아라비아해의 교환 수송과정 및 변동성, 국제사회의 인도양 RAMA관측망 운용지원 등이다. 4) 그룹은 동아시아 몬순 진화와 기후변화, 범지구적 기후변화 관련성과 잠재자원 평가, 지각과 해양의 물질교환 및 지구진화 시스템 연구 등이 있다 (전 등, 2014).

우리나라의 약 6000톤근 대형 연구선에 거는 기대는 국내의 관련 연구자나 관련 정부기관과 단체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조차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린다. 그 중에서도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연구협력에 대한 기대는 우리가 생각 한 것 이상으로 활발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것은 과거 미국과 일본 주도로 이루어진 전 세계 해양관측망의 운영에 있어 경기침체 및 예산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우리의 도움을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북서태평양에서 해양강국으로 점점 부각되고 있는 중국과의 협력과 경쟁도 한 층 강해질 것으로 보기에, 이사부호의 건조는 이러한 여러 상황에서의 적절한 대응과 우리의 국익을 실현하는 데에도 활용되어질 것으로 본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북극항로의 개설과 그 항로로 인해 계획되어지고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국가적 이익 실현의 한 축에서 대형연구선 이사부호는 그 역할과 임무를 충분하고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갈 것으로 본다.

 

 

◆김동성 해양과기원 박사는

김동성 해양과기원 박사
김동성 해양과기원 박사
해양자원과 생태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김동성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see the sea'를 통해 해양과학 현장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해 줄 예정입니다.

김동성 박사는 일본 동경대학교 대학원 이학부 생물과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생물연구본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김 박사는 해양과학분야의 베테랑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건립 자문위원과 해양과학 기술분류체계 수립을 위한 분과위원, 해양환경영향평가 자문위원 등을 수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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