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병묵 교수, 공룡 몸집과 수명간 관계 규명…"노화 패턴, 타조·매와 유사"

국내 공학자가 인간 생명표와 노화 패턴 해석에 주로 사용하는 통계 모델을 공룡에 적용해 공룡이 타조·매와 같이 몸집이 큰 조류와 비슷한 노화 패턴을 보인다는 것을 증명했다.

원병묵 성균관대 교수는 인간의 생명표를 해석하는 수학 모델 '수정된 늘어진 지수 함수'로 티라노사우루스의 생명표를 비교·분석해 공룡과 조류의 유사성을 입증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고생물학자가 아닌 공학자에 의한 분석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수정된 늘어진 지수 함수'를 티라노사우루스에 적용한 결과, 공룡의 생애주기인 유아기·청소년기·성인기 중 청소년기가 길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티라노사우루스의 수명은 28년 정도로 알려졌으며, 그중에서 유아기가 2년, 청소년기는 18년까지로 분석됐다.

특히 14~18년까지의 청소년기에 하루 2kg씩 몸무게가 늘어났다. 이 때문에 엄청난 속도로 몸집이 커져 다른 포식자를 피할 수 있었으며 이는 생존에 유리한 요소가 됐다.

또 청소년기가 길어 성체가 되는 시기도 늦어졌지만, 새끼를 낳고 기르는 종족 보존의 기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생존하며 자연스럽게 노화를 겪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티라노사우루스 생존률을 분석한 결과 고릴라, 호랑이, 악어, 18세기 인간과 매우 다르며, 타조, 매 등의 몸집이 큰 새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밝혔다. <사진=연구팀 제공>
티라노사우루스 생존률을 분석한 결과 고릴라, 호랑이, 악어, 18세기 인간과 매우 다르며, 타조, 매 등의 몸집이 큰 새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밝혔다. <사진=연구팀 제공>

이러한 분석은 공룡 생존 전략과 노화 패턴이 타조나 매처럼 몸집이 큰 조류에 가깝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공룡과 조류의 유사성을 해부학적 증거 외에 통계학적 증거로 최초 입증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원병묵 교수는 "티라노사우루스 생명표를 통해 공룡의 생존율 곡선이 인간과 유사하다는 선행 연구를 발표한 에릭슨 교수의 논문은 수학적 우연일 뿐"이라며 "이번 연구는 공룡의 거대 몸집에 대한 고생물학의 난제를 푸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준 것"이라고 연구 의의를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1월 22일 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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