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봉전 박사

북한은 지난 6일 4번째 핵실험을 함경남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시행했고, 수소폭탄 시험을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전세계적인 지진 계측으로는 리히터 스케일 5.1에 위력 15kt(한국정부 발표로는 4.8로 위력 6-9kt)으로, 미국이 세계 최초로 일본에 투하한 원자탄과 위력이 유사하다.

통상 수소폭탄은 원자탄 수십배 이상의 위력을 갖는데, 지난 2013년도의 3차 원자탄 시험과 위력이 비슷해서 진정한 의미의 수소폭탄 (Fusion)은 아니고, 대신에 증폭핵분열원자탄 (Boosted Fission)으로 추정된다.

나가사키에 투하된 Fat Man의 위력.<사진=위키피디아 제공>
나가사키에 투하된 Fat Man의 위력.<사진=위키피디아 제공>
세계 최초의 원자탄은 1945년 8월 미국이 맨하탄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Little Boy (우라늄탄)이 6일에 히로시마에, Fat Man (플루토늄탄)이 9일에 나가사키에 투하되면서 대략 15kt 위력으로 수십만의 인명을 살상하는 핵무기 시대가 열리게 됐다. 

이어 미국은 1952년 원자탄 100배의 위력을 가진 수소탄을 개발했다. 수소탄은 2중수소 3중수소 등을 재료로, 원자탄을 기폭제로 쓰는 핵융합탄이다.  러시아도 뒤를 이어 원자탄의 수백배 위력의 수소탄 시험을 했다.  미국과 러시아가는 핵감축 협상으로 각각 수만발에서 지금은 수천발까지 핵무기를 줄여서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투사된 원자탄들은 Fat Man이 직경 1.5m, 길이 3.3m, 무게 4.7톤, 그리고 Little Boy는 직경 0.71m, 길이 3.0m, 무게가 4.4톤으로, 당시  폭격기 B-29로만 투사 가능했다.  유도탄에 적재하기 위해서는, 원자탄 무게가 1톤, 직경 1미터 이하로 작아져야 한다.

북한이 성공했다고 추정하는 증폭원자탄은 플루토늄 핵연료 중앙 천공에 중수소 동위원소를 배치해 일종의 작은 규모의 핵융합으로 중성자를 활성화시켜 핵분열을 증폭하기에, 더 작은 크기(최초 원자탄의 1/100까지)에도 더 효율적인 위력을 갖고, 훨씬 취급하기 안전한 원자탄이다.  미국의 핵탄도 이런 유형의 핵탄이다.

그렇다면 이번 핵실험이 수소탄도 아닌데, 특히 큰 반향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답은 북한의 핵폭탄 소형화 기술이 탄도유도탄에 탑재가 가능할만큼 진전을 보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중·장거리 탄도유도탄을 700발 이상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무기의 전략적 가치는 탄도유도탄에 탑재해서 장거리 목표를 짧은 시간내에 타격할 수 있는가 하는 가능성에 있다. 그런데 북한은 이번 핵실험으로 원자탄의 소형화를 이룩해 의미있는 중·장거리 핵탄도탄을 소유하게 됨으로써 한국·일본 뿐만 아니라 장차는 미국에까지 핵위협이 미치게 됐다.

여기에 비해 한국의 실정은 어떠한가? 한국은 현재 중·장거리 탄도탄도 없고, 원자탄 개발 연구도 없다. 그리고 개발은 미국의 승인과 협조가 필요하며, 오랜 시간 동안의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 무력에 한국은 독자 대응할 힘이 없다.

그런데 북한이 15kt급 원자탄 1-2발로 서울 및 주요 도시를 공격해 수백만의 인명 살상과 수도권 기능을 파괴한다면, 한국과 한민족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가? 더 나아가 북한이 남한에 대가를 요구하며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면? 굴종해서 한국 안위를 유지할 것인가? 그리고 그 위협이 반복된다면?

이때는 한국은 북한의 수하가 될 수밖에 없고, 미국도 한국을 믿을만한 자주 동맹국으로 인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순간 한국은 미국과의 깊은 동맹국에서 북한 종속으로, 미국의 적국으로 신분이 바뀔 운명에 처할 위험도 있다.

현재 한국의 유일한 대책은 미국의 핵우산 보호로, 북한이 무모하게 한국을 핵공격시, 그 몇배 이상의 보복을 각오하라는 위협을 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에 북한의 핵유도탄이 미국에 심각한 위협이라고 판단해 한국에 대한 핵우산 보호 약속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북한이 오판을 하고 핵공격을 한다면?  한국의 운명을, 미국의 핵우산 보호에만 절대로 믿고 맡길 수 있을까? 

결국 한국의 안보는, 첫째 한국이 북핵에 상응하는 단독 대응력을 갖추고, 둘째 미국과의 굳건한 동맹으로 공동 대처하여 최악의 불행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상의 방책일 것으로 사료된다. 이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에서도 좋은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북한에 대한 자체 핵억지력으로, 한반도 핵분쟁의 가능성과 함께 미국의 핵 개입 필요성을 줄일 수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지도자들은 한반도 존망의 위기임을 깊이 이해하고, 미국과의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하며, 협조를 최대한 구하면서, 근본적인 자구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할 것이다. 국민들도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는 옛말이 떠 오른다.

◆ 김봉전 박사는?

김봉전 박사는 서울대학교 공대(68학번)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우주항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무궁화 위성 1,2호 발사 감리국장, 현대전자 위성사업단장,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겸직 교수, 한화테크윈 우주기술고문 등을 역임했다.

미국 NASA 우주왕복선, 탄도유도탄, Titan 3&4 우주발사체 개발 등 세계 최첨단 우주발사체 개발에 30여년간 실무 경력을 쌓은 우주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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