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무처장,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섬 위에 내리는 축복_추운 겨울바다 수평선 가까이에 외롭게 떠 있는 섬 두 개 위로 따사롭고 평안함으로 가득한 빛의 축복이 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이 지친 갈매기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하고, 절망으로 바다를 바라보던 누군가에게는 작은 희망이 되어 주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섬들에게 저녁녘 겨울 햇살이 마치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 하였다. Sony ILCE-6000, 54 mm with E 16-70 mm F4 ZA OSS, F/11, 1/200 s, ISO100
섬 위에 내리는 축복_추운 겨울바다 수평선 가까이에 외롭게 떠 있는 섬 두 개 위로 따사롭고 평안함으로 가득한 빛의 축복이 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이 지친 갈매기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하고, 절망으로 바다를 바라보던 누군가에게는 작은 희망이 되어 주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섬들에게 저녁녘 겨울 햇살이 마치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 하였다. Sony ILCE-6000, 54 mm with E 16-70 mm F4 ZA OSS, F/11, 1/200 s, ISO100

한동안 최저기온이 영하 15도 이하로 내려가고 낮 최고 기온마저 영하에서 맴도는 맹추위가 지속되었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고는 하지만 추워도 너무 추웠다. 밤이면 열심히 난방을 하고 있는 집 어디에선가 찬바람이 스멀스멀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가 제법 들어가는 우리집 벽 속의 단열제 성능이 떨어지고 문틈이 벌어지면서 나타나는 노쇠현상이리라. 이 겨울 추위에 약해진 우리 집과 나를 보면서 함께 나이 들어가는 동질감 같은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추위가 한창인 때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어 대천에 다녀온 적이 있다. 날씨가 추워 이번에는 사진 찍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어 주로 사용하는 dslr 카메라는 가져가지 않기로 하고 작은 미러리스 카메라만 가방에 넣고 출발 하였다.

섬_한적한 겨울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찬바람이 불어오는 바다를 등지고 앉아 쉬고 있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소리 속에서 갈매기들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섬들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삶에도 때때로 이런 침잠의 시간이 필요하리라. 그리고 추운 겨울은 이렇게 섬이 되어 보는 좋은 계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ony ILCE-6000, 34 mm with E 16-70 mm F4 ZA OSS, F/7.1, 1/250 s, ISO100
섬_한적한 겨울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찬바람이 불어오는 바다를 등지고 앉아 쉬고 있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소리 속에서 갈매기들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섬들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삶에도 때때로 이런 침잠의 시간이 필요하리라. 그리고 추운 겨울은 이렇게 섬이 되어 보는 좋은 계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Sony ILCE-6000, 34 mm with E 16-70 mm F4 ZA OSS, F/7.1, 1/250 s, ISO100

그래도 첫날 오후 숙소에서 바라본 바다에서는 마침 서쪽으로 기우는 해가 만들어 준 빛내림을 만날 수 있었다. 추운 겨울바다 수평선 가까이에 외롭게 떠 있는 섬 두 개 위로 따사롭고 평안함으로 가득한 빛의 축복이 내리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이 지친 갈매기들이 쉬어갈 수 있게 하고, 절망으로 바다를 바라보던 누군가에게는 작은 희망이 되어 주기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섬들에게 저녁녘 겨울 햇살이 마치 위로의 말을 건네는 듯 하였다.

좀 멀리서 바라보는 바다도 나름의 멋이 있지만, 추운 겨울 바닷가는 어떤 모습일 지 몹시 궁금하였다. 그래서 다음 날에는 잠시 바닷가에 나가보기로 하였다. 한적한 겨울바닷가에는 갈매기들이 찬바람이 불어오는 바다를 등지고 앉아 쉬고 있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소리 속에서 갈매기들은 자신만의 세계 속에 웅크리고 있는 작은 섬들처럼 느껴졌다. 우리의 삶에도 때때로 이런 침잠의 시간이 필요하리라. 그리고 추운 겨울은 이렇게 섬이 되어 보는 좋은 계절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 좋은 당신_추위가 한 풀 꺾인 아침, 풀밭에 나가보니 나무와 마른 풀들은 꿋꿋이 서서 그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면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다. 눈발 속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듯 반가이 맞이하는 이들 역시 나에게 '참 좋은 당신'이 되어 아름다운 사진 속 주인공이 되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125 s, ISO100
참 좋은 당신_추위가 한 풀 꺾인 아침, 풀밭에 나가보니 나무와 마른 풀들은 꿋꿋이 서서 그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면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다. 눈발 속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듯 반가이 맞이하는 이들 역시 나에게 '참 좋은 당신'이 되어 아름다운 사진 속 주인공이 되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125 s, ISO100

올해 들어 읽기 시작한 책 한 권이 있다. 송정림 작가가 쓴 '참 좋은 당신을 만났습니다'라는 책이다. 이런 저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엮어 놓은 책인데, 짧은 이야기 하나 하나에 담긴 사람들과의 관계가 작은 감동으로 다가와 때론 가슴을 울컥하게 만들기도 한다. 책 속에는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배려와 용서 같은 말들이 참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물을 마시듯 가슴 속으로 스며든다.

대학에 합격한 동생의 등록금을 위해 농사와, 남의 집 허드렛일, 그리고 공장에서 어렵게 모아 적금한 통장을 모두 깬 언니들의 이야기인 '언니들의 적금 통장'이라는 글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맑은 날의 일은 그저 기억되지만 비 오고 흐린 날의 일은 추억으로 새겨집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맑은 날만 이어진다면 그 정이 깊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힘든 일을 함께 겪는다면 그 정은 특별하고 깊고 단단해집니다."

돈 문제로 다퉈 사이가 벌어진 자매가 언니의 췌장암 소식에 화해하는 이야기인 '아름다운 꽃 길'에서는 "용서란, 내 안의 가파른 계단을 아름다운 꽃 길로 바꾸는 것이다"라는 프랑스의 소설가 아니 에르노의 말을 인용하기도 하였다.

미리 보는 봄_지난 해 12월 외손녀에게 빨간 열매를 보라고 꺾어와 화병에 꽂아 두었던 작은 구기자 나뭇가지는 뿌리를 내리더니 드디어 귀여운 녹색의 이파리까지 내면서 거실에 미리 보는 봄을 선사하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50 s, ISO100
미리 보는 봄_지난 해 12월 외손녀에게 빨간 열매를 보라고 꺾어와 화병에 꽂아 두었던 작은 구기자 나뭇가지는 뿌리를 내리더니 드디어 귀여운 녹색의 이파리까지 내면서 거실에 미리 보는 봄을 선사하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50 s, ISO100

달콤한 눈_정말 겨울이 춥고 조금은 외로운 것은 우리에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봄을 기다리는 인내와 희망을 배우게 하며, ‘참 좋은 누군가’와 기억에 남는 깊은 인연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한 신의 배려인지도 모를 일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200 s, ISO100
달콤한 눈_정말 겨울이 춥고 조금은 외로운 것은 우리에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봄을 기다리는 인내와 희망을 배우게 하며, ‘참 좋은 누군가’와 기억에 남는 깊은 인연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한 신의 배려인지도 모를 일이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200 s, ISO100

혹한의 이 겨울, 밖에 나가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난 나로서는 다행히도 집 안에 피어나는 꽃들이 있어 근근히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지난 해 봄 외손녀가 좋아하여 샀던 분홍 히아신스 화분 하나가 베란다에서 추위와 함께 꽃대를 올리고 꽃을 피웠다. 지난 해 12월 외손녀에게 빨간 열매를 보라고 꺾어와 화병에 꽂아 두었던 작은 구기자 나뭇가지는 잔뿌리를 내리더니 드디어 귀여운 녹색의 이파리까지 내면서 거실에 미리 보는 봄을 선사하고 있다. 아내의 생일 선물로 사 왔던 란타나도 실내에 들여 놓았더니 겨우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으며, 카랑코에도 다시 분홍꽃을 피우면서 겨울 속 봄 이야기를 재잘거리고 있다.

겨울 속 봄의 재잘거림_혹한의 이 겨울, 밖에 나가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난 나로서는 다행히도 집 안에 피어나는 꽃들이 있어 근근히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카랑코에도 다시 분홍꽃을 피우면서 겨울 속 봄 이야기를 재잘거리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50 s, ISO100
겨울 속 봄의 재잘거림_혹한의 이 겨울, 밖에 나가 사진을 찍을 엄두가 안 난 나로서는 다행히도 집 안에 피어나는 꽃들이 있어 근근히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카랑코에도 다시 분홍꽃을 피우면서 겨울 속 봄 이야기를 재잘거리고 있다. Pentax K-3, smc PENTAX-D FA MACRO 100 mm F2.8 WR, F/3.5, 1/50 s, ISO100

추위가 한 풀 꺾인 아침, 풀밭에 나가보니 나무와 마른 풀들은 꿋꿋이 서서 그 추위와 눈보라를 이겨내면서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다. 눈발 속에서 나를 기다렸다는 듯 반가이 맞이하는 이들 역시 나에게 '참 좋은 당신'이 되어 아름다운 사진 속 주인공이 되었다. 정말 겨울이 춥고 조금은 외로운 것은 우리에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하고, 봄을 기다리는 인내와 희망을 배우게 하며, '참 좋은 누군가'와 기억에 남는 깊은 인연을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한 신의 배려인지도 모를 일이다.

겨울 사랑/박노해

사랑하는 사람아
우리에게 겨울이 없다면
무엇으로 따뜻한 포옹이 가능하겠느냐
무엇으로 우리 서로 깊어질 수 있겠느냐

이 추운 떨림이 없다면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고
무슨 기운으로 향기를 낼 수 있겠느냐
나 언 눈 뜨고 그대들 기다릴 수 있겠느냐

눈보라 치는 겨울밤이 없다면
추워 떠는 자의 시린 마음을 무엇으로 헤아리고
내 온몸을 녹이는 몇 평의 따뜻한 방을 고마워하고
자기를 벗어버린 희망 하나 커 나올 수 있겠느냐

아아 겨울이 온다
추운 겨울이 온다
떨리는 겨울 사랑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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