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4일 50주년 기념행사 개최
반세기 성과 회고와 새로운 50년 비전 선포

KIST초창기 과학자들. 18명의 연구원이 외국에서의 좋은 연구조건을 포기하고 한국 땅을 밟았다.<사진=KIST 제공>
KIST초창기 과학자들. 18명의 연구원이 외국에서의 좋은 연구조건을 포기하고 한국 땅을 밟았다.<사진=KIST 제공>

"1968년 KIST에 왔습니다. 당시 1인당 GDP가 100달러도 안 되는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한 연구였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가 힘들더라도 희생을 해야 미래 후배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형섭 박사(KIST 초대소장)가 늘 이야기했습니다. 지금 KIST의 모습이 그렇듯 최형섭 박사의 말이 현실이 되는 것 같습니다. 후배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연구를 해서 세계 제일의 성과들이 나오길 바랍니다."(윤여경 전 KIST 경제분석실장)

"KIST 설립 초창기 연구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면 감회가 깊고 자랑스럽습니다. 당시 한국의 연구환경은 척박했지만 KIST에서의 연구생활에 굉장한 보람을 느낍니다. KIST가 다시 한 번 제역할을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겠습니다."(채영복 전 과학기술부 장관)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설립 50주년, 좋은 연구여건을 다 버리고 과학기술 불모지였던 우리나라 땅을 밟은 KIST 1세대 과학자들의 감회는 남달랐다. 하고 싶은 연구보다 해야 할 연구가 많았기에 한 발 늦은 연구개발에 매진해야 했지만 '후회는 없다'는 그들이 다시 한 번 KIST를 찾았다.

KIST 초창기 과학자를 비롯해 황교안 국무총리와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등 약 500여명이 KIST 개원 50주년을 맞아 4일 본원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지난 50년간의 성과 회고와 새로운 50년에 대한 비전공개, 타입캡슐 봉인식 등이 열렸다.

KIST의 새로운 슬로건.<사진=KIST 제공>
KIST의 새로운 슬로건.<사진=KIST 제공>
 

이병권 원장은 비전 선포식을 통해 '2066, Beyond M.I.R.C.L.E.'이라는 슬로건을 발표했다. 이 원장은 "미지의 영역 개발을 통한 미래사회 준비, 국가 R&D 구심체로서의 역할 수행, 그리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감으로써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에서 '미래 희망을 밝히는 연구소'로 도약하겠다"며 "한국의 미래를 선도적으로 혁신하는 연구에 매진하며, 국가과학기술 구심체 역할을 위해 KIST 기득권을 내려놓고 시설과 연구비 등을 적극 개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원조를 통해 1966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출연 연구기관으로 설립된 KIST는 지난 50년간 포항제철소 건설 주도, 전자공업을 육성계획 수립 및 반도체 연구개발 등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국가적 R&D를 주도하며 한국 경제 성장의 동력을 마련했다. 또 15개의 전문 출연연구소의 모태로 한국 과학기술의 기반 구축과 저변 확대에도 기여했다.

KIST는 최근 치매의 조기 진단기술 개발에 성공해 기술이전을 실시했고, 올해부터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의 지원을 통해 KIST의 신규 주요사업으로 양자컴퓨터 개발과 나노 신경망 모사 기술 연구 등 미래선도형 연구사업에 착수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KIST 설립을 함께한 미국이 KIST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함께 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과거에도 우리는 함께였고, 현재는 긴밀한 동반자이며 미래에도 우리의 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총리는 축사에서 "세계 경제의 장기 침체와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 과학 강국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KIST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 외에도 정의화 국회의장, 홍문종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 등이 영상을 통해 KIST 50주년을 축하했으며, 권익찬, 유범재, 김대송, 조성무, 양은경, 손자원 박사 등 정부포상시상식도 열렸다.

◆ 후배들에게 남기는 편지 등 타임캡슐 봉인…2066년 오픈

창립 50주년을 맞아 타임캡슐을 봉인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창립 50주년을 맞아 타임캡슐을 봉인했다.<사진=김지영 기자>

부대행사로 새롭게 조성된 50주년 기념공원에서 타임캡슐 봉인식이 진행됐다. 원통형의 타임캡슐에는 다양한 사진과 책자, 기념물품 그리고 50년 후 개봉할 후배들에게 남기는 편지 등 KIST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메시지 등 총 250점의 수장품이 담겨 봉인되었다. 타임캡슐은 2066년 2월 10일 개봉된다.

기념식에 참석한 초창기 연구원 윤여경 전 KIST 경제분석실장은 "과거 우리나라에 필요한 연구는 산업과 국가가 원하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 유치한 연구였을지도 모른다"며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는 없었지만 우리가 희생을 해야 후배들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라며 "지금 연구내용을 보면 전혀 상상하지 못할 연구들이 많더라. 후배들의 연구를 통해 세계 제일의 성과가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영 전 KIST 원장은 "KIST에 30여년간 몸을 담았다. 이곳은 나의 일생"이라며 "과거 반세기를 바탕으로 미래 50년을 선도하는 기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시중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KIST는 우리나라 발전의 근간이 됐다. 앞으로 KIST와 홍릉단지가 50년, 100년 우리나라 과학기술 경제발전의 메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IST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김지영 기자>
KIST 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관계자가 참석했다.<사진=김지영 기자>

기념식 모습<사진=KIST 제공>
기념식 모습<사진=KIST 제공>

KIST 50주년 축하메시지.<사진=김지영 기자>
KIST 50주년 축하메시지.<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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