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력파 관측소, 중력파 검출 관련 중대발표 예정…'검출 성공' 여부 주목
전문가들 "성공 시 중력파 천문학 시대 열릴 것"

약 100년전 아인슈타인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예측한 중력파(重力波)의 실체가 밝혀질까? 만약 중력파가 검출되면 중력 천문학의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NSF(미국국립과학재단)는 LIGO(라이고·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의 중력파 검출 관련 연구결과를 현지시간 11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 12일 0시 30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진은 아직까지 발표 내용을 비밀에 부치고 있지만 물리학계 일각에서는 중력파 검출에 성공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클리퍼드 버지스(Clifford Burgess) 캐나다 맥마스터대 교수는 "연구진들이 쌍블랙홀의 병합과정에서 중력파를 관측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통해 성공에 대한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중력파가 검출되면 올해 노벨상 수상은 90% 확률일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카 LIGO 첨단간섭계레이저중력파 관측소 연구원은 "중력파 발견은 현대과학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획기적인 것"이라며 "관측이 성공할 경우 전에 없던 우주를 이해하는 새로운 창을 열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력파 신호 극히 미미해 100년 동안 실패…"성공시 우주 현상 새로운 이해 도움"

중력파는 중력을 느끼는 물질이 가속도 운동을 할 경우 생겨나는 파동이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을 가진 물질이 움직이면 시공간의 왜곡이 생겨 파동이 생겨나고, 물결처럼 전파된다고 상대성이론에서 유도했다.

시공간을 이루는 시간축과 공간축에 발생한 잔물결이라고도 통칭되는 이 파동은 사람이 주먹을 쥐는 것처럼 움직일 경우에도 발생될 수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반적인 중력파 신호는 극히 미미해서 검출이 어렵다. 초신성 폭발, 블랙홀 충돌, 빅뱅 정도의 우주 현상이 발생해야 검출이 가능한 정도다.  

우주 현상으로 인해 호수에 던진 돌이 물결로 퍼지는 것처럼 중력이 우주공간으로 확산된다. 이때 중력파가 지나가는 공간의 물체는 순간적으로 미세하게 움직이거나 길이에 변화가 생긴다.

그동안 수많은 과학자가 중력파 검출에 도전했지만 모두 실체를 확인하는데 실패했다. 먼 우주 공간에서 발생한 중력파가 지구에 도착할 때는 아주 미세한 신호로 남아 관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중력파를 통해 천체물리학의 난제인 중성자별의 내부구조 확인, 중간질량의 블랙홀 존재, 감마선 폭발현상 매커니즘, 초신성 매커니즘 등 우주비밀의 신비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LIGO 관측소 전경.<사진=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홈페이지>
LIGO 관측소 전경.<사진=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홈페이지>

◆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 LIGO 데이터분석 수행…'지속적 관심과 지원 필요'

LIGO는 중력파의 영향에 따른 미세한 진동까지 정밀한 검출이 가능하도록 MIT공대와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자들이 개발하고, 미국 루이지애나주와 워싱턴주에 각각 건설했다. 

이 시설은 4km 길이의 진공 터널 2개를 기역(ㄱ)자 모양으로 연결한 뒤 터널 양 끝에 거울을 매달고 레이저를 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레이저가 이동하는 동안 중력파가 지나가고, 거울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레이저에 무늬가 발생한다. 

검출기에서 얻어진 데이터 연구와 분석은 LIGO 과학 협력단, GEO600 연구단, VIRGO 연구단 등 국제 규모 연구진의 협력으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09년 LIGO 회원으로 공식 승인된 한국은 2011년부터 관측 데이터 분석을 수행해 오고 있다. 서울대, 부산대,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국가수리과학연구소 등의 연구진으로 구성된 한국중력파연구협력단(KGWG)가 LIGO의 관측 데이터 분석을 수행하고 있다. 

협력단은 인력 파견, 인력 초청, 논문 발표 등 데이터 분석을 담당해 왔으며, 최근에는 일본 측의 요청으로 KAGRA 실험에도 참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구결과가 성공으로 확인될 경우, 중력파 천문학의 신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레이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공기술, 쿨링 기술, 데이터처리 및 분석기술(컴퓨터) 등이 종합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술적으로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창환 부산대 물리학과 교수는 "레이저 기술 발전과 함께 진공기술, 쿨링기술, 데이터처리·분석기술 등이 종합적으로 발전하면서 기술적으로 중력파를 검출할 수 있는 시대에 왔다"면서 "중력파가 검출된다면 빛,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등 전자기파 위주의 관측영역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교수는 "중력파 관측은 과학적으로 우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라면서 "전자기파 관측으로 '전파관측' 시대가 도래한 것 처럼 기술 진보에 따라 중력파가 널리 활용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과학계의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강궁원 KISTI 박사는 "상대성이론을 검증하는 것이 1차적 목표이며, 기존 전파 천문학이 보지 못했던 우주를 보는 새로운 눈이 확보될 것"이라면서 "중력파 천문학이라는 신분야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 박사는 "그동안 LIGO의 데이터 분석 연구 참여로 선진국에 뒤쳐지지 않는 연구 기반은 확보됐다고 본다"면서 "중력파 천문학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중력파 천문학의 신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하며, 이 분야가 잠재력이 큰 만큼 정부차원의 연구과제 등 지원과 관심이 많아졌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기역(ㄱ)자로 설계된 관측소. 양방향으로 레이저를 쏘면 거울을 통해 반사되어 돌아온다.<사진=LIGO 영상 캡쳐>
기역(ㄱ)자로 설계된 관측소. 양방향으로 레이저를 쏘면 거울을 통해 반사되어 돌아온다.<사진=LIGO 영상 캡쳐>

레이저가 이동하는 동안 중력파가 지나가고, 거울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레이저에 무늬가 발생한다. <사진=LIGO 영상 캡쳐>
레이저가 이동하는 동안 중력파가 지나가고, 거울이 미세하게 움직이면서 레이저에 무늬가 발생한다. <사진=LIGO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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