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력파 측정 주역 곤잘레스 교수 "한국,큰 역할"

전미과협(AAAS) 특별 강연…연구 과정 공개
"미지의 영역 알게 되며 인류 삶 밝아질 것"

행복함이 그대로 전달된다. 연구의 즐거움과 그것이 인류의 삶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간다는 자부심이 밖으로 드러난다. 밖에서 보면 40년에 이르는 지리한 과정이 당사자로서는 잡음을 하나하나 제거해 가면서 마침내 신의 소리를 잡아낸 환희의 과정인 듯 하다.

세계 최대의 과학자 네트워크인 전미과학자협회(AAAS;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는 중력파 측정 뉴스가 나온 바로 다음날 발견 주역 가운데 한 사람인 가브리엘라 곤잘레스(Gabriela González) 루이지애나주립대 교수를 초빙해 특별 강연을 듣는 기민함을 보였다. 미국 과학자 네트워크가 생생하게 살아 움직임을 보여 준 사례라 하겠다.

강연이 끝난 다음에 곤잘레스 교수와 특별 인터뷰를 했다. 강연과 인터뷰 내내 좋은 동료와 인류의 삶을 바꾸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에서 과학자의 즐거움이 전달되며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활기차게 만든다.

인터뷰 과정에서 그는 한국 팀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적극적이고 정밀한 분석과 다른 나라 팀과의 원활한 협력이 돋보였다고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본지는 곤잘레스 교수를 만나 측정 과정에 대해 들어보았다. 곤잘레스 교수는 한국측 파트너가 적극적으로 응해줘 세기적 결과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사진=대덕넷>

그와의 일문일답을 전한다.

가브리엘 곤잘레스 교수.<사진=루이지애나주립대 제공>

Q: 축하한다. 40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었다.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 지리한 과정이라고 흔히 생각될 수 있는데 표정이 그렇지가 않다.연구 과정은 어떠했나?

A: 즐거웠다. 정말 행복했다. 4km의 거리에서 먼지 보다 작은 것을 잡아내야 하는 극도의 섬세함을 요구하는 작업이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 아니라 수십년간. 하지만 동료들과 우주로부터의 신호를 들으면서 자료를 분석하고, 예측도 하면서 그 결과를 비교하고, 그 가운데 의미있는 것을 찾아가는 것은 아주 행복한 일이었다. 일반인은 믿기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정말 즐거웠고, 거기에 커다른 수확도 거둬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Q: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국제연구였다. 한국도 참가했다.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A: 10여개국에서 1000여명의 연구원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 협업 프로젝트였다.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움직여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본다. 한국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측정된 자료를 정확하게 분석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공유하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특히 이형목 서울대 교수가 이끌고 있으며 이창환 부산대 교수, 강궁원 KISTI 박사 등이 참여하는 중력파 협력단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에 가서 중력파 협력단과 공동 세미나를 하기도 했다.이전에도 몇 번 한국에 간 바 있다.

Q: 과학하는 즐거움이 말과 행동에서 묻어난다. 무엇이 그렇게 즐겁게 하는가?

A: 존재는 분명해 보이는데 입증이 안된 것을 찾아내는 작업은 정답을 알고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비슷하다. 더군다나 그 과정에서 좋은 동료들이 한마음으로 할 수 있었다. 이번 발견으로 앞으로 할 일은 더 많아졌지만 인류의 미래를 밝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이 모든 것이 행복하게 만든다.

Q: 이번 발견이 갖는 의미는?

A: 인터뷰하는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도 중력은 작용한다. 두 명의 사람이 있으면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힘이 변한다. 이에 대해 짐작만 했지 정확하게 측정은 못했다. 그런데 이번에 측정을 한 것이다. 블랙홀의 변화를 통해 존재를 알게된 것이다. 당장의 변화가 오기 보다는 더 많은 것을 알수 있게 된 것이 더 큰 의미라고 하겠다.

당장 블랙홀에 대해 많은 정보를 알수 있을 것으로 본다. 블랙홀의 크기와 성질, 앞으로의 변화 추이 등등이 측정되고 따라서 예측도 가능해진다. (공동 연구자의 한 명이며 인터스텔라의 이론적 배경을 담당한 킵손 박사는 시간여행이 가능해지냐는 발표 기자회견에서의 질문에 많은 것이 가능해진다고 돌려서 답변한 바 있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는 LIGO 연구진들의 모습.<사진=루이지애나주립대 제공>

관측 등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LIGO 연구진.<사진=루이지애나주립대 제공>

Q: 앞으로의 계획은?

A: 앞으로 더 자세한 측정이 가능해지리라고 본다. 당장 올해 이탈리아에 비르고(VIRGO)가 완성된다. 삼각점 측정이 가능해지며 더 정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인도에도 라이고 시설을 지을 예정인데 모다 총리가 트위터로 새로운 시대가 기대된다고 중력파 측정 보도가 되자마자 밝혔다. 더욱 잘 진척되리라고 본다.

일본의 KAGRA가 완공되서 연구에 가담하면 훨씬 구체적으로 우주 생성 및 운영 원리를 알 수 있으리라고 본다. 국제적 협력을 통해 인류의 뿌리를 밝히고, 보다 밝은 미래가 전개되리라고 기대된다.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Q: 한국 방문 계획은?

A: 당장은 없다. 하지만 기회가 닿는대로 가서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인터뷰에 앞선 특별 강연에서 곤잘레스 교수는 확률이 낮은 프로젝트였음에도 30년이란 오랜 기간 동안 연구 지원을 해준 전미과학재단(NSF)에 특히 감사의 표현을 했다. 인류가 해결해야 할 과제임을 믿고 흔들림 없이 지원해준 선견성이 있어 이번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곤잘레스 교수는 또 발견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며 측정에 성공한 지난해 9월 14일은 인생 최고의 날이었다며 그래프로 명확하게 표현되는 모습을 보며 물리학의 빈 공백이 메워지는 것을 한없는 행복을 느꼈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앞으로 지구에서만이 아니라 우주에서도 연구가 진행되면 수십억년에 걸친 우주의 수수께끼가 해명될 것이라고 예측하며 그 과정에서 많은 국제 협력이 필요하고, 그런 점에서는 이제부터라며 다시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중력파 측정은 일본이 대거 참여하고, 전세계 10여개국 1000명의 연구자가 매달린 초대형 프로젝트이다.<사진=이석봉 기자>

현재 미 대륙 두 곳에서 실험하던 것이 올해내에 이탈리아 VIRGO가 건설되면 3각점에서 관찰해 중력파 검증도 훨씬 용이할 것으로 여겨진다.<사진=이석봉 기자>

한편 전미과학재단에서 지난 11일(현지시간)에 열린 기자회견에는 4명의 연구 주역이 나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 응했다. 4명은 라이고의 공동 설립자이자 인터스텔라에 이론을 제공한 킵 손 칼텍 교수, 라이너 와이스 라이고 공동 설립자인 MIT 교수, 라이고의 운영 책임자인 데이비 레이체 칼텍 교수, 라이고의 협력 중추역할을 한 가브리엘라 곤잘레스 루이지애나 주립대 교수 등이다.

중력파 측정의 주역 4인.<사진=이석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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