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스 하사비스 딥마인드 대표, 11일 KAIST서 특별 강연
인간 수준 인공지능 아직 멀어…"헬스·로보틱스·스마트폰 시스템 응용 나설 것"

"범용인공지능 개발은 인류를 위한 것으로 하나의 도구(Tool)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치중립성을 갖고 있는 기술을 윤리적이고 책임감을 갖고 활용하면서 인간의 창의성과 꿈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아버지'가 대덕을 찾았다.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딥마인드(Google Deepmind·이하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겸 대표는 11일 KAIST 바이오 및 뇌 공학과가 개최한 특별 세미나에서 '인공지능과 미래'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날 강연에는 약 500여명의 청중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강연장에서 교수, 학생 등은 그가 입을 여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구글 딥마인드 대표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사진=KAIST 제공>
구글 딥마인드 대표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몰렸다.<사진=KAIST 제공>

◆ 하사비스 "범용인공지능 개발 목표"…"헬스·로보틱스·스마트폰 분야 응용 나설 것"

딥마인드는 지난 2010년 창업이후 2014년 구글에 인수되면서 인공지능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분야 최대 연구원 규모인 200여명의 연구진들은 인공지능을 만들고, 이를 다른 문제 해결에 사용할 수 있는 학습 알고리즘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다. 

딥마인드의 궁극적 목표는 범용 목적을 가진 학습 기계 개발이다. 특히, 기계가 가공되지 않은 자료(raw material)를 갖고서도 스스로 학습하고 이를 다양한 상황에 접목할 수 있는 범용인공지능(AGI)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범용인공지능(AGI)의 차이점.<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인공지능(AI)과 범용인공지능(AGI)의 차이점.<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범용인공지능(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은 일반적인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igence)과 다르다. 예를 들어, IBM 딥블루는 세계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와의 대결에서 승리했지만 한정된 네트워크를 벗어나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와 달리 범용인공지능은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을 향상시킨 학습 방법으로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결합한 딥강화학습(deep reinforcement learning)이 꼽힌다.

KAIST를 찾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사진=KAIST 제공>
KAIST를 찾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사진=KAIST 제공>
하사비스 대표는 '스페이스 인베이더'와 '블레이크아웃' 게임 동영상을 통해 이러한 학습 과정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실수를 연발하던 인공지능은 점진적으로 지능이 향상되고, 결국 자신만의 최적화된 해결책을 찾게 됐다.

인공지능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게임을 하던 중 인류가 고안한 가장 복잡한 게임인 '바둑'에 도전하게 됐다. 바둑에는 수많은 경우의 수가 있고, 판세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프로기사의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패턴인식, 의사결정 능력 등이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알파고는 탐색을 최소화하는 정책망(policy network)과 돌을 놓았을 때 승자를 예측하는 가치망(value network)을 활용에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하사비스 대표는 "정보 과부화, 유전자 정보, 물리학 등 거대 정보의 처리와 기후변화, 질병 등 복잡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연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공지능이 과학, 의학에 활용되고, 인공지능 과학(AI scientist)이나 인공지능 지원(AI-assisted science) 과학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세계 체스챔피언을 상대했던 딥블루 보다 알파고는 초당 더 많은 착수를 검색할 수 있다.<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세계 체스챔피언을 상대했던 딥블루 보다 알파고는 초당 더 많은 착수를 검색할 수 있다.<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하사비스 대표 "인공지능…인류 위한 것 돼야"

강연 후에는 플로어에서 약 10분간의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알파고 승리에 따라 디스토피아가 걱정되며, 인류 미래에 끼칠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청중의 질문에 하시비스 대표는 "인공지능은 인류가 하기 힘든 일을 도울 수 있는 유용한 도구"라면서 "인간을 대체할 수준의 인공지능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답했다.

또,  그는 "인류의 인공지능 의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인공지능은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유용하게 쓴다면 인간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인공지능을 인류의 발전을 위해 사용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개발된 기술을 의료, 스마트폰 등에 접목할 계획이다.<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구글 딥마인드는 개발된 기술을 의료, 스마트폰 등에 접목할 계획이다.<화면 캡쳐=강민구 기자>

참가한 학생들에게도 이번 강연은 의미가 컸다.

임준성 KAIST 전산학과 학생은 "알파고의 학습 과정이 놀라웠다"면서 "기술적으로 강화 학습이 느리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을 어떻게 보완하고 타분야에 적용해 나갈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강연은 한 달 전부터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에서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광현 바이오 및 뇌공학과 학장은 "KAIST 내 우수인재 유치에 관심이 있던 하사비스 대표를 한달 전 부터 섭외해서 초청·강연을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광현 학장은 "알파고의 발전 모습이 흥미롭지만 만능은 아니다"면서 "수학적 난제를 해결하고, 의사결정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으로 진화해서 펼쳐나갈 다양한 미래 모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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