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아 놀자-④]'주니어 공학교실' 운영…매년 수업규모 확대
원활한 수업 위해 '사회공헌전담부서' 신설

지난해 경북 울릉 천부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주니어 공학교실'<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지난해 경북 울릉 천부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주니어 공학교실'<사진=현대모비스 제공>
"옛날에는 많은 아이들이 과학자를 꿈꿨었죠. 그런데 언제부터 아이들이 같은 꿈만 꾸게 된 걸까요. 아이돌도 필요하지만 우리에겐 과학자가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현대모비스의 '아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 광고문구는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기 어려운 아이들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해 큰 공감을 얻었다.

손으로 만지고 실험하는 학교수업이 점점 줄어드는 아이들에게 '과학의 즐거움을 돌려줄 수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현대모비스의 '노벨상 프로젝트 주니어 공학교실'이다.

2005년부터 시작해 11년째 운영 중인 이 프로젝트는 현대모비스 전국 사업장 근처에 위치한 초등학교와 협약을 맺고 1년 동안 약 7회 고학년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과학이 일상생활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쉽게 설명하고 실험해봄으로써 아이들에게 과학에 흥미를 갖고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 프로젝트는 현대모비스 직원들이 직접 선생님으로 나선다. 참여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센티브는 없다. 오로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노벨상 프로젝트 외에 2~3년 전부터 '찾아가는 주니어 공학교실', '고객과 함께하는 주니어공학교실'등을 신설, 더 많은 아이들이 과학과 친해질 기회를 마련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노벨프로젝트 주니어 공학교실'이 특정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되다보니 참여가 제한되어 있어 새롭게 운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찾아가는 주니어 공학교실'은 산간지역의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과학버스와 과학강극 등 자동차 관련 과학기술을 배울 수 있는 수업을 진행 한다.

'고객과 함께하는 주니어 공학교실'은 주말, 평일 관계없이 고객이나 기관의 요청에 따라 과학교실을 오픈한다. 이 외에도 2014년부터는 국내를 넘어 중국 현지 학교를 대상으로 주니어 공학교실을 실시 중이다.

◆ 스승에 날에 편지도 "수업 즐거워"

주니어 공학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환 현대모비스 CRS팀 사원.<사진=김지영 기자>
주니어 공학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환 현대모비스 CRS팀 사원.<사진=김지영 기자>
"1년에 한 번씩 신규 강사를 모집하는데 1년 이상 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최장기간으로는 4~5년 활동하신 분도 계시고요. 1년 동안 아이들과 호흡을 맞추며 지내다보니 스승의 날에는 편지가 오기도해요. 그럴 때 굉장히 보람을 느끼고 기쁘죠.(웃음)"

주니어 공학교실을 담당하고 있는 김정환 현대모비스 CSR팀 사원은 "주니어 공학교실은 봉사활동이자 재능기부이다보니 직원들에게 특별한 혜택이 돌아가지 않지만 매년 많은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신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재를 연습하고, 상 하반기로 나눠 진행되는 강사교육에 참여하거나 1박 2일로 진행되는 워크숍에도 참석을 해야 하지만 직원들 참여 부족으로 곤란했던 적은 없다.

다양한 학교에서 꾸준하게 강의요청이 들어온 덕분에 봉사직원 규모도 늘렸다. 작년 56명의 강사에서 올해 72명의 강사를 선정했으며, 주니어 공학교실 대상 학교도 늘리는 등 프로젝트 규모를 확대했다. 2012년 1400명에서 2015년에는 6102명의 학생이 주니어공학교실에 참여했다.

주니어 공학교실은 본래 한국공학한림원과 한양대학교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현대모비스가 2005년부터 참여해 공동 운영 중이다. 현대모비스는 이 사업을 위해 사회공헌전담부서를 신설, 프로젝트에 필요한 운영비 전액을 지원하며 총괄하고 있다. '어린이들에게 과학을 돌려주자'는  경영진 의지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에 따르면 주니어 공학교실의 경우 한림원과 한양대가 교재콘텐츠를 만들고 재료를 준비하는 역할을 하며, 현대모비스가 강연 전반을 주도한다. 찾아가는 주니어 공학교실은 현대모비스가 총괄하지만 전담운영은 한양대가 맡는다.

3개 기관은 연말이나 연초에 다음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을 짜고 교재 복기와 수업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며,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강연 시연하기도 한다.

교육대상학교를 선정하는 일은 교육청의 지원을 받는다. 이미 교육복지가 풍부하게 지원되는 곳은 되도록 제외한다. 많은 학교의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학교 당 교육기간은 3년으로 하고 있다.

◆ 25명의 미래과학자들, 두 눈이 반짝! 함박웃음

지난 3월 23일 용인에서 열린 올해의 첫 주니어 공학교실 모습. 약 2시간동안 진행된 수업에 아이들이 집중해 실험을 진행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지난 3월 23일 용인에서 열린 올해의 첫 주니어 공학교실 모습. 약 2시간동안 진행된 수업에 아이들이 집중해 실험을 진행했다.<사진=김지영 기자>

"과학시간에 이런 실험 하면 재밌겠다."

지난 3월 23일 용인 구성초등학교에서 올해의 첫 '노벨상 프로젝트 주니어 공학교실'이 문이 열렸다. 2016년 주니어 공학교실은 용인 외 서울, 경기, 전남, 전북 등 지역 초등학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수업은 약 2시간으로 강사 1명과 보조강사 5여명이 참석했다. 25명의 초등학생들은 과학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수업에 집중했다. 이날 첫 강연은 '에너지의 전환'으로 진행됐다. 

강사의 주도로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의 전환원리에 대해 학습한 아이들은 물의 온도차이로 전기를 만들어 회전목마를 작동시키는 실험을 했다. 전선을 활용하는 등 다소 복잡한 수업이었지만 강사들의 도움을 받아 한명도 빠짐없이 회전목마 작동에 성공했다.

수업에 참석한 초등학생은 "과학시간에도 이런 수업을 하면 재밌을 것 같다"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직접 만든 회전목마를 바라보기도 했다.

뜨거운 물이 식으면서 회전목마의 속도가 줄자 '뜨거운 물을 더 부어달라'며 여기저기 손을 드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실험을 주도한 유강현 연구원은 "돌아가는 회전목마를 더 보고 싶은 친구들은 천천히 살펴보라"며 아이들이 에너지 전환 원리에 대해 생각해보고 관찰 시간을 충분히 갖도록 했다.

2년째 주니어 공학교실에서 강사로 활동 중인 유강현 연구원은 "공대출신으로 이런 수업이 굉장히 즐겁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기쁘고, 과학을 알아가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된다. 남은 수업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남 천안 봉서초에서 진행된 과학강연극. 현대모비스는 한양대과 한국공학한림원 등과 같이 수업내용을 고민하고 교구 준비 등을 한다.
지난해 충남 천안 봉서초에서 진행된 과학강연극. 현대모비스는 한양대과 한국공학한림원 등과 같이 수업내용을 고민하고 교구 준비 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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