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전시청서 재창조추진위, 화정DNC 2차 면담 시간 가져
화정 측 700세대 입주 아파트형 오피스텔 건축 목표
이우윤 화정DNC 대표 "추진위 측과 논의 통해 원만한 합의 희망"

대덕과학문화센터(이하 대덕문화센터) 부지 내 오피스텔 건축 추진과 관련해 건축주, 재창조추진위, 대전시청 관계자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대덕과학문화센터재창조추진위원회(이사장 장인순·이하 추진위)와 건축주 화정DNC(대표 이우윤·이하 화정)는 11일 대전광역시청 과학경제국 회의실에서 2차 면담을 진행했다.

지난 1차 면담에서 추진위측은 ▲연구단지 상징성을 감안해 대덕문화센터 건물을 가능한 리모델링해 사용 ▲층고의 12층 이하 조정 ▲과학기술인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 제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날 화정 측은 건물 노후화, 수지타산 등의 이유로 추진위 측의 기존 제시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우윤 화정DNC 대표는 "대전시와 유성구청에서 진행한 건축심의회에서 도로사선제한 등 환경영향평가 등을 통과했으며, 법적 문제가 없다"면서 "추진위 측의 의견을 다각도로 검토했으나 수지타산 등의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추진위 측은 2차 면담에서도 대덕특구의 상징성, 역사성을 감안해 12층 이하로 층수 제한, 과학기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조성할 것 등을 요구했다. 

정광화 前 기초지원연 원장은 "대덕문화센터 부지는 과학자들을 위한 교류 공간으로 활용된 상징성과 지리적 중요성을 감안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공간에 오피스텔 건축이 추진되는 것이 안타깝다. 출연연, KAIST 등에서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어 수요가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화정 측은 사전시장조사를 통해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이우윤 대표는 "1~2달 간의 조사를 통해 수요를 파악했으며, 명목상으로는 오피스텔이지만 실질적으로는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만한 고급형 아파트형 오피스텔을 건설할 계획"이라면서 "800여 세대 입주 공간으로 허가 받았지만 700 세대가 입주하는 공간으로 조정해 조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홍영은 대덕특구학부모교육기부단장은 "700여 세대가 들어오게 되면 주변 일대의 교통 체증, 환경 파괴, 미분양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 측의 입장이 팽팽히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상호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었다. 

김원준 KAIST 기술경영학과 교수는 "대덕문화센터는 대덕특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과학계 전체의 문제로 봐야할 만큼 과학기술계의 상징적 장소"라면서 "사업적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화정측의 입장도 이해 가지만 주민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원만한 합의점을 찾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백운섭 로덴하우스 입주자 대표는 "상업적 요소만 고려된 오피스텔 건축을 고수하기 보다는 건축 설계 과정에서 국제 공모와 참여, 크라우드 펀딩 등을 통해 지역민과 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랜드마크 건설의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우윤 화정DNC 대표는 "민원 문제 해결을 위해 목원대 측과 잔금 지급도 연기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도 면담을 주시하고 있으며, 앞으로 추진위 측과 논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축하받는 분위기에서 건축을 추진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한재용 대전광역시 과학특구과장은 "개인적으로 화정 측의 제시안이 기대에 못 미쳐 아쉬운 측면이 있다"면서 "아직 조심스럽지만 목원대 매각 금액 인하 방안 등 내부적으로 해결방안을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덕문화센터는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개최 이래 과학자들을 위한 공연, 예술 등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됐다. 이어 2003년 목원대로 매각된 이래 10여년간 방치되어 왔다. 지난해 대전시와 유성구청의 건축허가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부지 매각 등을 거쳐 고층 오피스텔 건축이 추진되고 있다. 

대전광역시 과학특구과장 주재로 대덕과학문화센터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화정DNC와 대덕과학문화센터 재창조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대전광역시 과학특구과장 주재로 대덕과학문화센터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화정DNC와 대덕과학문화센터 재창조추진위원회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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