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 전환 핵심원천 기술 한 길, 심상준 고려대 교수
KCRC 중심으로 똘똘한 미세조류 찾기 '외인구단' 구성

심상준 고려대 교수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이 시상하는 '젊은공학인상'을 수상했다. 광합성 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전환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 그는 미세조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대량 포집기술 연구를 한 지 20년째되는 베테랑 연구자다.<사진=심상준 교수팀>
심상준 고려대 교수가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이 시상하는 '젊은공학인상'을 수상했다. 광합성 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전환 핵심원천기술을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 그는 미세조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대량 포집기술 연구를 한 지 20년째되는 베테랑 연구자다.<사진=심상준 교수팀>
남들보다 앞선 연구로 '왜 하냐'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심상준 고려대 교수가 이제는 꼭 필요한 연구개발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세조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대량포집 기술 연구를 시작한지 벌써 20여년. 그는 광합성 미생물을 이용한 온실가스 전환 핵심원천 기술 개발과 나노바이오 기술 발전에 큰 공헌을 인정받아 최근 한국공학한림원이 시상하는 '젊은공학인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의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학기술인을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3명의 수상자 중 유일하게 학계에서 선정되어 더욱 감회가 크다.

"20년 전에는 기후변화라던지 이산화탄소 배출 심각성을 잘 몰랐던 때라 연구과제 심사위원들의 단골멘트가 '왜 이런 연구를 하느냐'였죠.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기후변화 대응기술은 국가적 아젠다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이산화탄소를 통한 부가가치 높은 물질을 생성하는 연구부터 장기적으로는 바이오 디젤 생산 공정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그가 연구 중인 온실가스 전환 핵심원천 기술(기후변화 대응기술)은 미세조류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처리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는 민물이나 바다에서 서식하며 광합성 색소를 가지고 광합성을 하는 단세포 생물로 물과 이산화탄소를 먹으며 자란다.

이 미세조류를 잘 배양하면 바이오디젤을 추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화장품 원료나 사료 등 부가가치가 높은 생산물을 얻을 수 있다. 이산화탄소는 줄이면서 우리가 원하는 생산물을 얻을 수 있으니 1석 2조다.

이에 심 교수는 미세조류의 세포 중에서도 이산화탄소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똘똘한 균주를 찾고, 이를 개량해 균주가 더 많은 이산화탄소 처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한국이산화탄소포집 및 처리연구개발센터(이하 KCRC·센터장 박상도)지원을 받아 연구 중으로 미세조류에서 저렴한 단가의 바이오디젤을 추출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는 똘똘한 균주를 찾기 위해 4~5년 전 ‘미세조류 외인구단’을 구성했다. 한국, 미국, 캐나다 등의 바이오, 엔지니어링, 생물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 연구진이 그 주인공으로 함께 초우량 균주 고속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

미세조류 외인구단은 스크리닝 기술을 위해 소형화 칩을 제작, 미세조류 균주 중에서도 성장성이 좋은 아이들을 쉽고 빠르게 찾아내고 있다. 소형화 칩 속에 균주들이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우수한 균주를 선별하기 위해 제작한 칩. 칩이 없다면 사람이 일일이 현미경으로 관찰해 우수한 균주를 잡아내야하지만 칩 덕분에 수천, 수만개의 균주들을 중 우수 균주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사진=김지영 기자>
우수한 균주를 선별하기 위해 제작한 칩. 칩이 없다면 사람이 일일이 현미경으로 관찰해 우수한 균주를 잡아내야하지만 칩 덕분에 수천, 수만개의 균주들을 중 우수 균주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사진=김지영 기자>
이같은 장치가 없다면 사람이 일일이 현미경으로 관찰해 우수한 균주를 잡아내야하지만 개발된 소형화 칩 덕분에 수천, 수만 개의 균주들을 중 우수한 균주를 찾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는 "다양한 연구자들의 융합을 통해 개발한 칩이 똘똘한 균주를 선별하는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연구 결과 좋은 균주들이 쏟아져 나오니 조금씩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며 "시작은 늦었지만 방법을 달리한 덕분에 빠른 목표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자신감을 가져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심 교수는 칩을 활용한 우수 균주 선별 과정에서 놀라운 성장속도를 가지는 똘똘한 균주를 찾아냈다. 이 균주는 에너지 전환능력도 좋아 바이오디젤 축적에도 큰 강점을 보였다. 현재 캐나다 연구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왜 이런 강점을 지닌 균주가 됐는지를 분석 중에 있다.

이 외에 강한 햇빛에도 죽지 않는 균주와 빛에 빠르게 반응하는 생존력이 강한 균주를 찾아냈다. 이 균주들을 잘 배양시키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고부가가치의 생산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미세조류로 성장가능하다.

심 교수는 "어떤 생산물을 얻어낼지 맞춤형으로 균주공정화 시킬 예정“이라며 ”일부는 스핀오프해 사업화를 준비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심상준 교수는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똘똘한 균주를 찾기 위해 4~5년 전 ‘미세조류 외인구단’을 구성했다. 바이오, 엔지니어링, 생물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 연구진이 그 주인공으로 함께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위 사진은 스크리닝 기술 구현을 위한 칩 제작 사전 설계도.<사진=김지영 기자>
심상준 교수는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고부가가치 물질을 생산할 수 있는 똘똘한 균주를 찾기 위해 4~5년 전 ‘미세조류 외인구단’을 구성했다. 바이오, 엔지니어링, 생물학, 화학공학, 기계공학 등 연구진이 그 주인공으로 함께 스크리닝 기술을 개발 중이다. 위 사진은 스크리닝 기술 구현을 위한 칩 제작 사전 설계도.<사진=김지영 기자>
◆ 탄소자원화, 이산화탄소 감축과 신산업 창출 두 가지 측면 봐야

심 교수팀은 지난 2015년 광합성미생물 초고속 균주선별 기술 및 미세조류 공정 실증화를 통해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미세조류들이 먹으며 자라도록 한 것으로 현재 10톤 규모의 미세조류를 배양 중이다. 

연구실 규모에서 키우고 선별한 똘똘한 균주들은 해당 공정에 도입해 현장에서도 잘 적응하는지 테스트할 계획이다. 심 교수는 해당 공정을 2020년까지 100톤 규모로 확대할 계획으로 여기에서 얻어진 고부가가치의 물질을 상용화하여 수익을 얻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그는 이산화탄소를 생물학적 광합성 전환을 통해 아스타잔틴이라는 kg 당 2500달러가 넘는 고부가가치 유용물질 전환 핵심 공정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아스타잔틴은 노화나 암 등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아스타잔틴 시제품을 생산하고 상품화하면 우리나라 최초 이산화탄소의 생물학적 자원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지역난방공사 유리온실에서 배양 중인 세포. 초록빛을 띄는 곳이 미세조류 세포를 빛과 이산화탄소를 통해 배양하는 과정이고, 붉은 빛은 고부가가치 물질(아스타잔틴, 붉은 색 항산화물질)을 세포 내에 축적하는 과정이다. <사진=심상준 교수팀>
지역난방공사 유리온실에서 배양 중인 세포. 초록빛을 띄는 곳이 미세조류 세포를 빛과 이산화탄소를 통해 배양하는 과정이고, 붉은 빛은 고부가가치 물질(아스타잔틴, 붉은 색 항산화물질)을 세포 내에 축적하는 과정이다. <사진=심상준 교수팀>
작년 12월 우리나라를 포함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참가한 당사국 모두가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배출전망치(BAU) 대비 37% 감축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심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이산화탄소감축은 국가적 아젠다"라며 "이 분야의 획기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이산화탄소 감축과 탄소를 통한 새로운 산업 두 가지 측면에서 탄소자원화를 바라보고 접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에게 환경오염 대응기술이 비용이 아닌 새로운 이윤창출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 투자를 얻어내고,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더 빠르고 안전하게 감축시키는 연구개발을 하는 선순환작용이 일어나야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기술은 개인적으로 인생의 가장 큰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며 "공학인으로서 이 같은 연구를 하게 된 것은 행운이다. 앞으로도 비중 있는 연구개발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준 교수팀 연구실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심상준 교수팀 연구실 모습.<사진=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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