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산업 위기 극복 좌담회
김기현 울산시장 "글로벌 정밀화학·바이오화학 육성···4차산업 주도권 잡는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 "울산은 화학 R&D 테스트베드로서 세계로 역량을 확산"

최근 몇 년간 유례없는 저유가와 중국의 경기 둔화 여파 등으로 화학산업 생산이 감소하고 수출 단가도 하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울산은 지난 1967년 3월 22일 우리나라 최초의 석유화학단지로 지정된 이후 2014년 기준 전국 화학산업 총생산액의 32.3%를 차지하며 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울산 화학산업 수출액이 지난 2014년 441억 달러에서 2015년 246억 달러로 대폭 감소하면서 울산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국내 화학산업의 위기를 맞아 새로운 화학 R&D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규호 원장과 김기현 시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울산에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 화학산업고도화센터, 바이오화학연구센터 등 3개 연구센터와 경영지원실로 구성된 울산융합화학연구본부가 만들어졌습니다. 화학산업의 메카인 울산시와 함께 전국으로 화학산업을 확산하는 기폭제 역할을 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이규호 화학연 원장)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울산이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 '화학산업의 1번지'가 되도록 역량을 최대한 집중할 것이라며 화학 R&D 테스트베드로서 울산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한국화학연구원과 연계하여 화학산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기존 석유화학산업을 고도화하고 바이오화학산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4차 산업의 청사진을 그려 나가는 길라잡이가 되겠습니다. "(김기현 울산시장)

세계적인 저유가·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화학산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울산시장은 화학산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한국화학연구원과 화학산업 R&D 투자 확대 등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울산시 화학산업 융성시킬 화학 R&D 기반 구축

김기현 울산 시장(왼쪽)과 이규호 화학연 원장이 특별 대담 진행하고 있다.<사진=울산시·화학연 제공>
김기현 울산 시장(왼쪽)과 이규호 화학연 원장이 특별 대담 진행하고 있다.<사진=울산시·화학연 제공>

김기현 시장(이하 김): 울산은 GDP 4.8%, 수출 1·2위를 넘나들면서 시민들의 소득세 중 91%(국세의 9%, 약 20조원)에 해당되는 금액을 국세로 내고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서 자동차, 조선, 화학을 3대 주력산업으로 하는 제조업 중심의 도시입니다. 그 중에서도 화학산업은 2014년 기준 전국 화학산업 총생산의 32.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울산시 자체적으로 보더라도 울산 제조업 총생산액이 208조원인데 그중 석유화학산업이 55%, 자동차산업이 18%, 조선·해양 산업이 10%로 석유화학산업이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죠. 여전히 화학산업은 자동차, 조선 등과 함께 산업수도 울산의 3대 주력사업의 하나로서 울산 전체 생산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산업이며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이규호 원장(이하 이): 말씀하신 대로 울산의 총생산액 중 50% 이상을 석유화학이 차지할 만큼 명실상부한 '화학의 메카'입니다. 그래서 한국화학연구원이 화학전문 국가연구소로서 울산시와의 연계가 불가피합니다. 화학연과 울산시가 힘을 합쳐 우리나라 신화학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김: 울산시는 올해 'Post-RUPI'(울산 미래화학산업발전 로드맵) 수립을 본격 추진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을 비롯해 바이오화학, 나노·에너지 등 울산의 화학산업 전반에 대해 진단하고 산업단지의 고도화와 리모델링을 통한 에너지 절감으로 기후변화에도 적극 대응코자 합니다.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함으로써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발전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려는 것입니다.

이: 화학연에서도 울산의 화학산업 성장을 돕기 위해 올해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 화학산업고도화센터,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등 3개 연구센터로 구성된 울산융합화학연구본부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앞으로 울산의 화학 R&D 지원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난 2008년부터 지금의 그린정밀화학연구센터인 신화학실용화센터 건축을 시작해 2012년 3월에 완공했고, 2010년부터는 현재의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건설에 착수해 올해 3월 문을 열게 된 것입니다. 울산연구본부가 탄생하면서 정밀화학, 바이오화학 등 새로운 화학산업 연구에 새 지평을 열어갈 것입니다.

◆ "울산은 화학산업의 테스트베드, 역량 모아 세계로 진출"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 개소로 바이오화학산업 육성 본격 시동

김: 울산은 화학, 자동차, 조선이 핵심 산업입니다. 특히 석유화학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울산에 화학산업의 역량을 최대한 축적한 후에 수요가 있는 지역이나 국가로 그 성과물을 퍼트려 나갈 것입니다. 울산은 그야말로 화학산업의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지입니다.

울산시는 기존의 튼튼한 제조업 기반과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학 R&D 인프라를 착착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미래신소재산업으로 각광받는 그래핀 대량합성 및 저차원 원천기술개발을 위한 저차원탄소혁신소재 연구센터가 지난 4월 UNIST에 개소했습니다. 또 고효율 차세대 촉매제조공정개발을 지원할 차세대 촉매센터와 사물인터넷·자율주행 등의 미래유망기술인 스마트센서를 집중 육성할 스마트센서 연구센터가 출범을 했죠. 화학산업은 '모든 산업의 혈액이자 영양소'로 불릴 만큼 중요한 산업의 뿌리인데 새로운 연관 산업과 융합해 창조경제 구현의 산실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화학연의 울산융합화학연구본부에서 울산의 산업인프라를 활용해 바이오·정밀 화학산업 원천기술개발부터 석유화학산업의 고도화까지 울산의 화학산업이 다시 한 번 국가 미래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이바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김: 특히 이번에 개소한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에도 커다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바이오화학 R&D기능과 생산기능을 모두 갖춘 곳입니다. 바이오매스를 이용해 바이오화학 제품까지 개발 가능한 다양한 장비와 연구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우리나라 바이오화학산업의 발전에도 많은 역할을 할 것입니다.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는 우리나라 바이오화학산업이 세계 5위권으로 성장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2015년부터 진행해 오고 있는 '비식용 그린카본 기반 바이오 슈가 대량생산 기술개발' 사업은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바이오산업의 차세대 원재료가 될 바이오슈가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입니다. 2017년부터 우리나라 바이오화학 업체인 CJ 제일제당과 대상, 창해에탄올 등에 공급해 바이오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될 예정입니다.

김: 네, 비식용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된 바이오슈가를 이용하여 다양한 종류의 플랫폼 화합물을 제조하고 이들을 바이오화학 제품으로 연결시킴으로서 우리나라 화학산업을 크게 성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37%를 줄이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울산에 새롭게 출범한 차세대 촉매센터는 국내 화학공정에서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촉매시장의 구조 변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각국의 환경규제 등으로 인해 2018년에는 43억달러(한화 약 4.8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촉매시장의 라이센스 비용 절감에 산파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화학산업의 주요 이슈를 울산연구본부와 더불어 화학연 대전본원에서 함께 풀어나갈 것입니다. 우수한 인력을 배치하거나 장비·기술을 지원하는 등 R&D 역량 강화에 더욱 주력할 것입니다. 울산시와 화학연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융합 중심의 새로운 화학산업의 장을 열어 가도록 하겠습니다.

◆ "울산 화학산업, 전국 창조산업의 도화선 되어야"

이: 울산시는 화학연뿐만 아니라 울산대, UNIST에서 졸업한 우수한 학생들도 큰 자산이죠. 울산이 화학산업의 메카로 부상할 수 있는 이유는 정부출연연의 우수연구인력과 한 몸이 되어 미래를 준비하고 하나하나 실천에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김: 우리나라 화학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울산이 어떤 역할들을 해나가야 할까요?

이: 울산이 화학산업의 메카로서 신화학산업 분야의 역량을 계속 키워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출연연과의 협력에 의한 대부처사업의 확보와 우수 인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정주환경의 지속적 개선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다른 지자체나 기업들과 연계해 화학산업 R&D 역량을 강화해서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노력이 요구됩니다.

김: 최근 들어 선진국은 기술로 앞서가고 후발국은 가격경쟁으로 추격을 거세게 해오면서 기존 성장 패러다임으로는 한계에 직면해 있습니다. 울산시는 이러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정밀화학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바이오화학 육성기반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울산은 석유화학, 정밀화학, 바이오화학의 삼각편대로 화학강국의 꿈을 더 힘차게 펼쳐 나갈 것입니다. 산·학·연·관의 협력을 한층 강화해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촉진해 세계적인 정밀화학․바이오화학 도시로 도약해 나갈 것입니다.

이규호 원장과 김기현 시장.<사진=울산시·화학연 제공>
이규호 원장과 김기현 시장.<사진=울산시·화학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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