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운 교수, 탄산탈수효소 작용 3차원 구조변화 관찰


<출처:김채운 UNIST 자연과학부 교수 연구팀 제공>

이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도록 돕는 단백질의 초고속 활동이 포착됐다.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는 김채운 자연과학부 교수 연구팀이 인체 단백질의 하나인 '탄산탈수효소'가 작용하는 동안 일어나는 3차원 구조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탄산탈수효소는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이는 촉매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사람 몸속에서는 세포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녹여 폐까지 전달하거나 혈액의 산성도를 조절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산화탄소는 탄산 형태로 바꿔야 물에 녹일 수 있지만, 이 화학반응에서 탄산탈수효소가 촉매로 작용한다. 1초에 약 100만 번까지 이산화탄소를 탄산의 형태로 변환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고압력 냉각 기술'과 '온도조절 X-선 결정학 기법'을 통해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탄산탈수효소의 작용을 포착했다.

탄산탈수효소에서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는 동안 단백질 활성 부위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원자 수준에서 세밀하게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생의학 분야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백질은 몸속에서 근육과 같이 주요 구성 요소일 뿐 아니라 신경 전달, 면역 반응, 생화학 촉매 작용 등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인체 단백질이 실제 작용하는 모습을 원자 수준의 고해상도로 포착한 만큼 단백질 기능 이상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채운 교수는 "단백질의 구조나 작용을 모방하는 '단백질 공학'으로 활용하려면 안정화 등 해결할 문제가 많다"며 "분자 수준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정교하게 움직이는 단백질의 이해는 기초과학뿐 아니라 산업 분야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5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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