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울산센터서 '제3회 미래화학융합포럼' 개최
전문가들, 화학산업 미래 위해 산·학·연·관·정 협력 주문
"울산센터 중심으로 화학연의 허브 역할 기대"

"기존 석유화학제품에 비해 바이오화학제품이 6배가 더 비싸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 확보와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일본에서도 동일한 주제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생산시스템 혁신을 위한 아이디어 발굴, 특화된 바이오 제품을 통한 지속적인 공급망 확보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요시하루 키무라 일본 교토공예섬유대 교수)

"중국에서 관련 산업의 많은 발전이 있었고 미래도 밝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적 지원을 기반으로 PET 합성 등 바이오기술 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연구를 기반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칭셍취 중국 산동대 교수) 

신기후체제·제4차 산업혁명시대 바이오화학산업을 중심으로 하는 화학산업의 미래를 모색하기 위해 산·학·연·관·정 관계자들이 모여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상호 협력 의지를 다졌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정갑윤 국회부의장, 이규호 화학연 원장, 오규택 울산시 경제부시장, 오연천 울산대 총장, 이재성 UNIST 부총장 등 화학분야 주요인사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3회 미래화학융합포럼'을 화학연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에서 지난 27일 개최했다.

바이오화학산업은 바이오화학 기술을 사용해 바이오에탄올과 같은 바이오연료, 유기산, 바이오플라스틱 등 바이오 기반 화학제품을 제조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이 산업은 나무, 풀, 조류, 등 육지에서 자라나는 식물과 미역, 클로렐라 등 민물과 바다에서 자라는 각종 조류 등의 무한재생 생물자원을 총칭하는 바이오매스를 자원으로 활용한다. 현재는 주로 식물로부터 유래하는 물질을 이용하기 위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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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참석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포럼 참석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 바이오 기반 화학산업 미래 위해 필수···"미래가치 역점 둬야"

이날 포럼의 주제 발표에는 산학연의 국내 전문가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전문가가 나서 바이오화학 기반 화학산업 육성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차형준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는 석유기반의 화학산업의 위기에 대해 분석하고, 화학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대안으로 바이오 기반의 화학산업을 제안했다.
 
차형준 교수는 "석유의 대체에너지 자원 대다수는 연료로 가능하지만 화학제품을 만드는 에너지원은 될 수 없다. 바이오매스는 연료로서의 사용보다 화학제품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자원"이라고 설명했다.

차 교수에 따르면 석유화학제조공정과 바이오 매스 공정은 근본적으로 유사하며, 기존 화학공정을 생물학적 물질로 대체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초기 연구에서는 식량물질이 바이오매스 자원으로 활용되었는데 최근에는 비식량 자원에 대한 연구개발로 확대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는 듀퐁(Dupont), 카길(Cagil) 등의 글로벌 기업과 벤처기업 등이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SK 케미칼, GS 칼텍스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바이오정제기술 플랫폼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차 교수는 "바이오매스뿐만아니라 탄소가스 등을 포함해서 생물학적 공정과 화학공정을 결합해 환경친화적 화학산업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주현 화학연 박사는 바이오기반 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화학연에서 진행중인 바이오슈가연구(KrictBiosugar Process)에 대해 발표했다.

유 박사는 "미국에서 바이오에탄올이 실용화된 배경에는 사업적 뿐만 아니라 보조금 지원 등 정부차원의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바이오슈가 원료의 안정적 수급을 위한 기관 차원의 노력 뿐만 아니라 관련 연구 활성화를 위한 정부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 박사는 "특히 관련 분야 연구인력 양성이 시급하며, 각 주체별로 협력을 통해 부가가치화 전략 등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삼양사의 류훈 박사는 산업계에서 바라본 바이오화학산업 발전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류 박사는 자사에서 연구개발생산하고 있는 옥수수 추출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 소재인 '이소소르비드(Isosorbide)'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류 박사는 "생물학, 화학, 엔지니어링의 융합, 특허 등 지적재산권 확보,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 품질향상 등이 관련 산업 성공을 위한 핵심적인 전략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효기술의 대가인 칭셍취 산동대 교수는 플랫폼 화합물 생산을 위한 기술과 정밀화학제품 생산을 위해 중요한 요인들에 대해 발표했다. 

칭셍취 교수는 대량화학제품생산을 위해 단순세포정제(Single cell refinery) 보다 플랫폼 화합물(Substrate Mixture)의 사용, 화학제품의 대사경로의 선택과 통제도 산업화를 위한 요소로 꼽았다.

바이오플라스틱인 젖산고분자의 전문가인 요시하루 키무라 교토공예섬유대 교수는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바이오플라스틱 생산·산업화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 전문가들, "특화산업 육성 위해 협력 필요" 

주제 발표에 이어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세계 5위권 바이오화학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바이오산업계에 필요한 전략과 정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좌장을 맡은 박성훈 부산대 교수는 "한국이 바이오화학분야에 대해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지 검토해야 하며, 관련 산업 발전을 이끌기 위한 전략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며 서두를 꺼냈다.

정준기 생명연 연구위원은 "현재 바이오화학산업  경쟁력은 석유화학분야의 60% 수준이지만 미래가치는 1.2배 높다고 생각한다. 전세계적인 추세가 친환경주의로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래는 바이오화학제품이 일상적인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에는 바이오매스 원료가 없어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가공해서 도입해야 하기 때문에 원료 수급을 위한 국제 협력과 관련 전략마련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류 훈 박사는 "미래가치에 더 비중을 두고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지만 가격경쟁력 확보는 중요한 요소"라면서 "기술개발은 10여년 걸리는데 미래가치를 갖고 역량 확보에 강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차형준 교수는 "화학연이 바이오슈가를 중심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만큼 원료 대량 확보 기술을 통해 관계자들이 연구 초기 물질로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바이오화학 허브센터로서 화학연의 역할도 주문했다. 

정준기 생명연 연구위원은 "기업, 지자체가 체계적으로 연계되기 위해서는 진흥원 등 지원 기관이 설립되어 체계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며, 인증제도 확립 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기업은 시장성과 정부 정책을 보고 투자에 나서기 때문에 화학연이 중간 조정자로서 지자체, 기업 등과의 네트워크 형성 역할을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갈종건 화학연 본부장은 "바이오화학의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조명하면서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부분에 특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어 가는 것이 숙제이며, 기관 차원의 콘트롤 역할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바이오화학 통해 화학산업 新 도약 필요

앞서 열린 개회식에서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수급불균형, 기후 변화 등 화학산업이 새로운 변수에 직면해 있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바이오화학산업이 주목받고 있다"면서 "미국 등 선진국도 관련 산업 육성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도약을 위해 관계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규호 화학연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바이오화학은 기후변화와 4차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대표 산업 중 하나"라면서 "화학산업계 전문가들이 바이오화학산업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면 한국이 바이오화학산업의 선도국가로써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대한화학회장은 "화학연의 울산센터와 UNIST 등 지역 대학과 협력을 통해 국가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발빠른 대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울산 지역의 주요 관계자도 울산지역 중심의 바이오화학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규택 울산광역시 경제부시장은 "울산의 화학산업은 지금까지 석유를 기반으로 발전해 왔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접어들면서 그 기반이 환경친화적인 바이오매스로 전환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바이오화학산업이 한국 화학산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며, 울산지역이 미래지향적이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탈바꿈하는 바로미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연천 울산대 총장은 "화학연이 울산에 바이오화학실용화센터를 설립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포럼은 시의적절하다"면서 "함께 주인의식을 갖고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피력했다.

이재성 UNIST 부총장은 "이번 포럼이 미래 산업 육성 방안을 논의하는 초석이 되기를 바라며 대학차원에서도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래화학융합포럼은 화학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의제를 발굴하고, 화학분야 산학연관정의 협력을 통해 국가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 4월 창립되어 총 2회의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 2회 포럼은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탄소자원화를 주제로 열렸으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부의장 신성철)에서 의제로 채택되어 논의된 바 있다.

포럼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포럼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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