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규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높은 민감도와 큰 압력 변화에 대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나노레이저를 이용한 새로운 압력 센서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플렉서블 기판에서 동작하는 다양한 전자 소자는 인간 친화적인 웨어러블 소자로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나노 구조를 이용하는 압력 센서는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해 구조적인 결함이나 외부 환경의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 소자 기반 압력 센서는 크기가 상대적으로 크고, 넓은 동작 범위와 높은 민감도를 동시에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민감도가 높다면 작은 압력의 변화만을 측정할 수 있거나, 큰 압력의 변화를 측정하고자 한다면 민감도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반면 레이저는 하나의 색깔만을 갖기 때문에 레이저 파장 변화를 이용한 센서는 궁극의 민감도를 갖게 된다. 또 나노 구조를 이용해 만든 나노레이저는 크기가 빛의 파장 정도인 수백 나노미터 정도로 작고, 외부 압력에 따라 레이저 특성 변화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광결정은 빛의 파장 정도의 주기성을 갖고 굴절률이 다른 두 물질이 공간적으로 반복되는 구조다.

연구팀은 못과 같은 모양이 반복적으로 배열된 광결정 구조를 신축성 있는 플렉서블 PDMS 지지 물질에 넣어서 광결정 나노레이저를 제작했다. 레이저 구조를 잡아당기거나 압축하는 등 외부 압력을 가하면 레이저 파장이 변하는 새로운 형태의 광결정 레이저다.

광결정 레이저는 광결정 구조의 격자 주기에 따라 레이저 파장이 결정된다. 외부 압력에 따라 광결정의 격자 주기가 변화되고 파장이 변하게 된다. 이러한 원리로 구조에 가해지는 압력이나 구조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특히 레이저는 파장의 선폭이 매우 좁아서 파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센서로서의 활용도가 높다.

연구팀은 이 압력 센서를 이용해 액체의 산도를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도 개발했다. 액체의 산도에 반응해 부피가 바뀌는 하이드로겔을 압력 센서에 부착해 광학적으로 산도를 감지할 수 있는 화학 센서를 구현한 것이다. 건조상태, 약산, 중성의 3가지 상태에 대해 산성도를 측정하는데 성공했다.

박홍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다리와 같은 큰 건축물의 구조 변화에서부터 생체 내부의 화학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초소형 바이오 센서까지 널리 응용될 수 있다"며 "세포의 화학적 성분이나 모양 변화를 민감하게 검출할 수도 있어 향후 몸 속 암세포의 유무 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의를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12일자로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