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 아름다운 만찬

지난 5월 말은 유난히도 더운 늦봄이었다. 그런 5월이 가는 마지막 날 저녁 그동안 함께 일해왔던 교무처 직원들과 저녁을 먹기로 했다. 연구원에서 정년을 마치고 다시 일하기 시작한 학교에서 교무처장이라는 보직을 새로 맡아 일해온 지 만 2년이 조금 넘었는데 8월말 두번째의 정년을 앞두고 보직을 내려놓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함께 한 직원도 있고 그 사이 학교에 새로 들어오게 된 신입 직원들도 여럿 있었다. 대부분의 신입 직원들은 면접 시에 내가 면접위원으로 참여하였기 때문에 함께 한 시간이 짧아도 특별한 친근감이 느껴지는 직원들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를 하였는데 동료들이 마련한 깜짝 선물을 전해주는 것이었다. 우아한 색의 꽃들로 조화를 이룬 커다란 꽃다발과 함께 작은 행운의 열쇠까지. 사실 그동안 잘 따라주었던 젊은 직원들과 함께 한 시간 자체가 나에게는 선물이었기 때문에 보너스 선물을 더 받은 느낌이었다.

이날의 만찬은 유난히 더웠던 5월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정말 아름다운 만찬이었다. 더욱이 꽃다발을 들고 집에 들어 갔을 때 꽃을 좋아하는 아내와 외손녀가 나 못지 않게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특별한 선물임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생명의 아름다움_다음날 아침 꽃다발에서 꽃 두 송이를 뽑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오후 느지막하게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이 고맙다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꽃 두 송이의 사진을 보냈다. 이름을 모르는 꽃이지만 아름다운 미래의 꿈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 꽃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나와 2년여를 함께 해온 동료들이 보내준 정이 가득 담긴 꽃이어서 더욱 그런가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400
생명의 아름다움_다음날 아침 꽃다발에서 꽃 두 송이를 뽑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오후 느지막하게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이 고맙다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꽃 두 송이의 사진을 보냈다. 이름을 모르는 꽃이지만 아름다운 미래의 꿈을 함께 가지고 있는 이 꽃이 너무도 아름다웠다. 나와 2년여를 함께 해온 동료들이 보내준 정이 가득 담긴 꽃이어서 더욱 그런가 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80 s, ISO400
다음날 아침 꽃다발에서 꽃 두 송이를 뽑아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오후 느지막하게 동료들에게 다음과 같이 고맙다는 간단한 인사와 함께 꽃 두 송이의 사진을 보냈다. 

작약_다음날 아침 꽃다발에서 꽃 두 송이를 뽑아 사진에 담았다. 겹겹이 쌓인 정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꽃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작약_다음날 아침 꽃다발에서 꽃 두 송이를 뽑아 사진에 담았다. 겹겹이 쌓인 정이 가득한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꽃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어제는 정말 감사했습니다. 뜻밖의 깜짝 선물은 감동이었습니다. 집에 돌아가니 예상대로 아내와 외손녀가 꽃다발에 반했습니다. 아내가 꽃을 어디에서 샀는지 궁금해 해서 아침에 꽃을 준비한 이 선생에게 물어 알아 두었습니다. (아마 앞으로 꽃 선물은 여기에서 해 달라는 아내의 암시가 아닐까 해석됩니다. ^^) 그동안 함께 잘 해주어 감사합니다. 제가 인복이 있나 봅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단연 학교의 최고 직원들이라고 확신하며 일했습니다. 여러분이 준 꽃다발에서 두 송이를 뽑아 다시 여러분들에게 보냅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함께 일한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다.

◆ 외손녀의 짧은 외출

우리가 키우고 있는 다섯 살 배기 외손녀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와 함께 2박 3일의 여행을 떠났다. 아내와 나는 모처럼 느끼는 한가한 주말을 어떻게 즐길까 궁리를 해야했다. 제주도로 떠나는 외손녀를 청주공항까지 데려다 주고 공항을 나오기 직전 보게 된 한 커다란 전광판이 우리의 눈길을 끌었다.

자주개자리_연휴가 시작된 토요일 오후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프랑스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런대 우리는 고속도로 변에 많이 핀 보랏빛 꽃이 무척 궁금하였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나오자마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 꽃을 감상하였다. 사진을 찍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어플에 올렸더니 금방 ‘자주개자리’라는 답이 왔다.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목축용 사료로 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알팔파의 꽃이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자주개자리_연휴가 시작된 토요일 오후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프랑스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런대 우리는 고속도로 변에 많이 핀 보랏빛 꽃이 무척 궁금하였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나오자마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 꽃을 감상하였다. 사진을 찍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어플에 올렸더니 금방 ‘자주개자리’라는 답이 왔다.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목축용 사료로 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알팔파의 꽃이었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라벤더가 가득 핀 들판 너머로 아웃 포커스 된 목가적인 집이 보이는 사진과 함께 아산 프랑스마을로 오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라벤더에 필이 꽂혔고 아내는 프랑스의 목가적인 분위기에 더욱 필이 꽂혀 다음 날 그곳을 가 보기로 결정했다.

연휴가 시작된 토요일 오후 우리는 고속도로를 달려 프랑스로 가고 있었다. 그런대 우리는 고속도로 변에 많이 핀 보랏빛 꽃이 무척 궁금하였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나오자마자 길가에 차를 세우고 그 꽃을 감상했다.

사진을 찍어 꽃 이름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어플에 올렸더니 금방 '자주개자리'라는 답이 왔다. 다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목축용 사료로 서양에서 많이 사용하는 알팔파의 꽃이었다. 목축 사료용으로 들여와 이제는 토착화가 되었다고 한다. 

출발 전 네비게이션으로 아산 프랑스마을을 검색했지만 나오지 않아 인터넷을 통해 근처에 있는 아울렛 매장을 치고 가는 중이었는데 한참을 가다 보니 아울렛 매장은 나타났으나 근처에 있다는 프랑스 마을의 멋진 라벤더 밭은 보이지 않았다.

안내하는 사람에게 프랑스마을이 어디냐고 물으니 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가면 된다고 한다. 알고 보니 프랑스 마을은 바로 아울렛 매장의 한 부분으로 프랑스 식으로 만들어 진 카페와 식당 및 허브 제품 매장 등이 있는 작은 공간이었다. 공항의 전광판은 우리가 간 아산 프랑스 마을의 사진이 아니었음을 그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프랑스마을에서 만난 분홍 찔레꽃_라벤더 향이 풍기는 목가적인 풍경을 머리 속에 그리고 간 우리 부부에게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꽃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가게 몇 군데를 둘러보고 빵집 야외 테이블에서 한가하게 빵을 먹으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프랑스마을에서 만난 분홍 찔레꽃_라벤더 향이 풍기는 목가적인 풍경을 머리 속에 그리고 간 우리 부부에게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꽃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가게 몇 군데를 둘러보고 빵집 야외 테이블에서 한가하게 빵을 먹으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라벤더 향이 풍기는 목가적인 풍경을 머리 속에 그리고 간 우리 부부에게는 실망스럽기 그지 없는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꽃들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가게 몇 군데를 둘러보고 빵집 야외 테이블에서 한가하게 빵을 먹으며 여유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그래서 근처에 더 가 볼만한 곳이 있는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지중해 마을이 있었다.

아산 지중해 마을_아내와 함께 산토리니를 흉내 낸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셀카 사진을 딸들에게 보냈더니 어디냐고 궁금해 하였다. 나는 딸들에게 조금 전 프랑스에 갔다가 지금은 산토리니로 왔노라고 답을 보냈다. 그랬더니 큰딸의 답글은 ‘완전 신혼이네요. 얼굴이 폈어요. ^^ Pentax K-1, 24 mm with HD PENTAX-D FA 24-70 mm F2.8 ED SDM WR, f/5.6, 1/60 s, ISO100
아산 지중해 마을_아내와 함께 산토리니를 흉내 낸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셀카 사진을 딸들에게 보냈더니 어디냐고 궁금해 하였다. 나는 딸들에게 조금 전 프랑스에 갔다가 지금은 산토리니로 왔노라고 답을 보냈다. 그랬더니 큰딸의 답글은 ‘완전 신혼이네요. 얼굴이 폈어요. ^^ Pentax K-1, 24 mm with HD PENTAX-D FA 24-70 mm F2.8 ED SDM WR, f/5.6, 1/60 s, ISO100
속을 샘 치고 다시 그곳으로 가보기로 했다. 그곳은 비록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는 도심 속에 있긴 하였지만 그나마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을 옮겨온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산토리니를 흉내 낸 건물을 배경으로 찍은 셀카 사진을 딸들에게 보냈더니 어디냐고 궁금해 했다.

나는 딸들에게 조금 전 프랑스에 갔다가 지금은 산토리니로 왔노라고 답을 보냈다. 그랬더니 큰딸의 답글은 '완전 신혼이네요. 얼굴이 폈어요. ^^' 그곳에서 모처럼 둘만의 우아한(?)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비록 너무 기대가 커서 조금 실망스럽기는 했지만 모처럼의 여유와 낯선 곳으로의 드라이브가 기분 전환을 하게 해 주었다. 

블루베리_2박 3일의 휴가를 마치고 외손녀가 돌아오는 날 오후에 외할머니는 화원에 가서 블루베리가 까맣게 익어가는 화분 하나를 사서 베란다에 놓고 마중을 나갔다. 외손녀에게 나무에서 직접 블루베리를 따먹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블루베리_2박 3일의 휴가를 마치고 외손녀가 돌아오는 날 오후에 외할머니는 화원에 가서 블루베리가 까맣게 익어가는 화분 하나를 사서 베란다에 놓고 마중을 나갔다. 외손녀에게 나무에서 직접 블루베리를 따먹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25 s, ISO100
2박 3일의 휴가를 마치고 외손녀가 돌아오는 날 오후에 외할머니는 화원에 가서 블루베리가 까맣게 익어가는 화분 하나를 사서 베란다에 놓고 마중을 나갔다. 외손녀에게 나무에서 직접 블루베리를 따먹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잠시도 쉬지않고 재잘거리고 무언가 일을 벌려 힘들긴 하여도 늘 생기와 즐거움을 주는 사랑스러운 외손녀가 있어 이 여름도 정신없이 지나갈 것이다.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에_잠시도 쉬지않고 재잘거리고 무언가 일을 벌려 힘들긴 하여도 늘 생기와 즐거움을 주는 사랑스러운 외손녀가 있어 이 여름도 정신없이 지나갈 것이다. Pentax K-1, 20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 s, ISO100
여름이 시작되는 즈음에_잠시도 쉬지않고 재잘거리고 무언가 일을 벌려 힘들긴 하여도 늘 생기와 즐거움을 주는 사랑스러운 외손녀가 있어 이 여름도 정신없이 지나갈 것이다. Pentax K-1, 200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 s, ISO100
6월의 달력  /목필균

한 해 허리가 접힌다 
계절의 반도 접힌다 
중년의 반도 접힌다 
마음도 굵게 접힌다 

동행 길에도 접히는 마음이 있는 걸 
헤어짐의 길목마다 피어나던 하얀 꽃 
따가운 햇살이 등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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