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 통합7주년 정책토론회 가져
"교육부 정책은 4차 산업혁명에 역행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은 통합 7주년을 맞아 '제4차산업혁명과 미래인재 양성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은 통합 7주년을 맞아 '제4차산업혁명과 미래인재 양성 방안'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가졌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수능 문제를 보면 너무 어이가 없다. 창의력은 답을 고르는게 아니고 답을 만들때 가능하다. 우리 학생들의 평균 수명은 120세를 넘어 140세에 이르고 있다. 이를 준비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데 현재 학생들은 우리 세대와 같은 교육을 받고 있다."(김도연 포항공대 총장)

"오늘 아침 교육부가 발표한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은 학생들을 세분화해 지도하겠다는 것인데 기술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현재 교육은 반복학습이다. 학생들은 앞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문제를 풀어야하는 상황에 부딪히게 된다. 필요한 것은 지식의 양이 아니고 생각의 힘이다."(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

"4차산업은 글로벌과 연관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세계 1위 산업 가전제품 뿐이다. 갭을 줄이려면 과학기술이 기반이 되어야하는데 교육의 역할이 중요하다. 인재는 문제해결 방법을 찾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한데 지금은 주어진 일만 한다. 학교 교육도 도전과제 주고 해결못하더라도 문제 해결방법을 찾는 도전의지를 키워야 한다."(권세창 한미약품 연구센터 부사장)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재단 통합 7주년을 맞아 29일 오후2시 대전청사에서 각계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4차 산업 혁명과 미래인재 양성 방안'을 주제로 정책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는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의 기조강연,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의  '제4차 산업혁명과 R&D 확산',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소장의 '제4차 산업혁명과 교육혁신' 등 세션별 주제발표와 패널토론으로 진행됐다.

패널토론은 김창경 한양대 교수를 좌장으로 세션 1은 권세창 한미약품연구센터 부사장, 서판길 UNIST 교수, 김문상 GIST 로봇연구센터장, 세션 2는 이광형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원장, 김기봉 경기대학교 교수, 김형숙 인하대학교 교수가 패널로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김도연 포항공대 총장.<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김도연 총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미래인재 양성'을 주제로 폭넓은 교육과 도전적 가치창출, 활발한 창직과 창업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장은 "인간사회는 지난 100년간 가장 큰폭으로 발전하면서 인간의 기대수명도 크게 증가했는데 그 기반에는 과학기술 발전이 있었다"면서 "산업혁명은 인류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자동차가 나오던 시기 뿐만 아니라 불과 5년전 지하철 안 풍경도 스마트폰이 있었던 시기와 없었던 시기로 크게 달라졌다. 산업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에 수명에 맞는 교육과 미래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김 총장은 한국의 수학능력시험과 프랑스 바칼로레아 문제를 비교하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평가제도의 변화가 필요함을 피력했다.

김 총장은 "우리 수능문제는 여전히 고르는 문제다. 이런 문제를 하루 종일 앉아서 풀어도 창의성은 늘지 않는다"면서 "창의성은 답을 고르는게 아니고 답을 만들어야 한다. 프랑스 청소년들이 푸는 바칼로레아 시험문제를 보니 카페인과 각성제의 유사성 구조를 써라, 니코틴의 장단기 흡입의 영향 등 우리와 너무 차이가 크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과학분야을 지원하는 학생들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것도 큰 문제다. 과학과목 수능 응시자가 5년전에 비해 십분의 일로 감소한 상태"라며 우려했다.

대학교육의 역할도 강조됐다. 김 총장이 강조한 대학 교육은 폭넓은 교육과 빼어난 연구성과, 활발한 창직과 창업 등 세가지다.

김 총장은 "폭넓은 교육으로 학생들이 도전정신으로 120세 삶을 디자인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대학이 전공 간 담을 허물고 다양한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연구중심 대학의 중요한 역할은 연구로 지식을 창출하는 것이지만 연구보다 교육이 우선이다"면서 "연구재단은 연구회를 만들어서 수능평가의 문제를 바꾸고 가치를 창출할 대학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세션 1…4차 산업혁명에 맞는 인력확보 시급

"우리나라 연구개발은 연구는 많지만 개발은 없는 상황이다. 4차산업혁명은 기존에 없었던 문제를 해결하는 것으로 도전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세션 1에서는 도전적인 연구개발과 이에 맞는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주제발표에 나선 국양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과 R&D 혁신'을 주제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디지털헬스, 전자화폐 등 4차산업의 트렌드를 설명하며 대학의 역할로 한계 돌파형 기초연구와 인력양성의 전진기지를 주문했다.

그는 국내 연구개발(R&D) 관련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우리의 R&D 투자는 세계를 선도하지만 통계자료를 보면 오래된 연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따라하는 연구가 많기 때문이고 신생기업수도 낮아 경쟁력이 낮다"면서 "이상적인 연구사이클은 기초연구, 응용연구를 통한 상용화, 기술이전을 통한 수익창출과 재투자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 이사장은 이어 "기초연구도 경쟁력이 낮고 원천연구도 많지 않고 응용연구도 여전히 대기업 위주의 연구인데 정부와 국민 누구도 답을 모르고 있다"며 "성공한 나라들을 보면 논문, 특허 중심 보상이 아닌 새로운 아이디어를 낸 연구자에게 보상하고 연구 후속세대를 교육한다"고 조언했다.

패널로 나선 서판길 교수는 연구 인력 확충을 강조했다. 그는 "R&D 투자 금액은 GDP 대비 세계 1위지만 R&D 혁신은 투자금액 보다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수적, 질적 연구인력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세창 부사장은 '바이오 산업과 4차혁명'을 주제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과 연관지으려면 글로벌은 필수다. 글로벌 없는 산업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면서 "글로벌에서 살아남으려면 탑클래스에 올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가 필요한데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스펙은 좋은데 도전정신, 열정이 안보인다. 학교교육에서 이런 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연구(R)는 잘하는데 개발(D)은 없다. 현장은 문제 투성이다. 문제해결 방법을 찾고 도전하는 교육이 더해져야 한다"면서 "정부도 창의성 있는 과제를 지원하고 성과 났을때 스타로 부각시키며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고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런게 경쟁력과 생명력 있는 연구개발"이라고 덧붙였다.

김문상 센터장은 "최근 KIST에서 GIST로 자리를 옮겼다. 인재양성의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변화를 소개하며 "미국과 중국은 스타트업이 엄청나게 늘고 있고 일본도 증가추세다. 하지만 한국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한국의 4지선다형 교육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세션 2…"4차 산업혁명 교육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

박형주 소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교육'을 주제로 한국 교육 문제를 진단했다.
박 소장은 "한국의 교육부는 학과간 벽 허물기가 아니라 더 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문제해결 능력을 배우는게 아니고 한가지 기술만 배우게 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데이터가 굉장히 많이 쏟아지고 있다. 때문에 단순한 지식의 시대는 저물고 연계된 분야를 넘나드는 유연성을 통해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박 소장은 "현재 학생들은 미래 직장에서 처음 보는 일들을 해결해야하는 요구를 받을 것"이라면서 "지금처럼 반복학습, 실수 안하는 교육만으로는 먹고살 수 없다"고 덧붙였다.

패널로 나선 이광형 교수는 "미래는 질문하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 문제를 만들고 스스로 질문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봉 교수는 상상력 계발을 위한 교육으로 방향 전환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그는 "상상력은 미래에 대한 꿈이고 존재하지 않는 것, 보이지 않는 것을 볼수 있어야 한다"면서 "인간의 힘은 상상력이 거기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숙 교수는 인문사회 예술 관련해 경험을 소개하며 "문화와 과학기술 간 융합 과제 발굴과 확산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정민근 이사장은 인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제4차 산업을 주도할수 있는 역량과 자세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앞으로 각 주체들이 세심하게 미래를 통찰하면서 준비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면서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R&D 요소와 HRD 혁신을 위한 국가의 투자가 필요하다. 이런 방향을 제시하는게 연구재단의 책무다.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미래 통찰적인 과학기술인 양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연구재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내외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한국연구재단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내외빈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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