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방위 상임위 쟁점 정리]출연연 공공기관 제외 추진 등 주요 이슈 논의

미방위 상임위원회의가 지난 28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정재, 오세정, 신용현 의원<사진=영상 캡쳐>
미방위 상임위원회의가 지난 28일 열렸다. (왼쪽부터) 김정재, 오세정, 신용현 의원<사진=영상 캡쳐>
제20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상임위원회의가 지난 28일 처음으로 개최돼 어떤 과학기술 정책 이슈가 다뤄졌는지 과학기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새롭게 구성된 미방위 국회의원들은 이날 첫 상임위에서 정부의 관료주의와 과학기술정책 실패,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공공기관 제외 추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김정재 새누리당 의원과 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등은 정부 R&D정책을 포함한 과학기술계의 가장 큰 문제로 '정부 관료주의'를 지적했다.
 
두 의원은 지난 4월 대덕넷과 중앙일보가 공동설문한 '국내 과학기술계 대상 2012년 비교 설문조사'내용을 인용했다.(관련 기사 http://www.hellodd.com/?md=news&mt=view&pid=57770)
 
김정재 의원은 최양희 미래부 장관에게 "과학자 544명을 대상으로 공동 설문한 결과 유감스럽게도 과학기술계 큰 문제로 지적하는 것이 정부"라고 지적하며 "현재 한국 과학기술 정책을 아주 못한다가 89%, 미국 등 선진국에서 일할기회가 주어지면 떠나겠다고 답한 과학자가 77%다. 과학계의 민낯이 드러나는 과학현장의 부정적인 시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했다.
 
오세정 의원은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그래프로 만들어 보이며 "박근혜 정부에서 과학기술계가 느끼는 감정과 평가가 나빠졌다"며 "연구비가 늘어난 것도, 평가방법이 개선된 것도 아니어서 현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현실이 이렇다면 한국 과학기술계는 총체적 실패라고 할 수 있겠지만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다"며 "과학기술계에 수십 년간 몸담아온 사람으로서 부끄럽게 생각한다. R&D 혁신에 모든 대책 담으려고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오세정 의원실에서 준비한 설문조사 관련 그래프.<사진=영상 캡쳐>
오세정 의원실에서 준비한 설문조사 관련 그래프.<사진=영상 캡쳐>
상임위를 마친 오세정 의원은 미래부의 관료주의 등 과학기술 정책 실패 문제에 대해 "사실상 미래부도 관료주의 문제를 포기한 듯한 분위기를 느꼈다"면서 "그럼에도 포기하지 말고 과학기술 정책 진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제외 "미래부, 적극 노력해야" 
 
지난 19대 국회에서 논의는 됐으나 마무리되지 못한 과학기술관련 출연연 기타공공기관 제외 관련 의원들의 요청도 쇄도했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8일 출연연이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됨으로써 연구기관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저해하고 R&D 연구기관 본연의 임무와 역할을 수행하는 데 많은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공공기관의 운영에 따른 법률개정안'을 20대 국회 제1호 법안으로 대표 발의했다.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은 "과기계 출연연이 가장 원하는 것은 기타공공기관에서 빠지는 것이다. 이번 20대 국회에서는 19대에서 못한 기타공공기관에서 제외 혹은 별도의 그룹으로 묶어야 한다"며 "오세정 의원과 관련 법안을 내려한다. 미래부 입장에서 19대 때보다 더 적극 노력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오세정 의원은 "출연연의 기타공공기관 제외에 대한 미래부 장관의 견해는 어떠하냐"고 질문하며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 과학자 죽음, 국가적 큰 손실 "개선방법 마련해야"

최양희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이상민, 이은권 의원.<사진=영상 캡쳐>
최양희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는 이상민, 이은권 의원.<사진=영상 캡쳐>
과학기술 진흥을 위한 연구환경 개선, 임금피크제, 최근 과도한 감사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출연연 연구원에 대한 문제 해결에 대한 조치에 대한 질의도 이어졌다.

이상민 의원은 "과학기술계가 진흥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인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연구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현 과학계의 정책은 임금피크제, 성과에 따른 연봉책정, 저성과자 퇴출제 등 연구환경개선에 모순되는 것들로 아우성이다. 이런 제도가 시행되려면 제대로 된 평가제도가 있어야하는데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과기계 연구현장 특성에 맞게 그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치고 청소년들이 이공계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은권 새누리당 의원은 "미래부가 머리라면, 연구소는 팔과 다리다. 미래부가 감독하고 명령을 내리면 팔과 다리가 따로 놀게된다. 연구진들이 마음 놓고 연구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주는 것이 미래부의 큰 역할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정 의원은 "지난 2월 프론티어 사업단장의 출연연 연구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감사원의 강도높은 감사를 이유로 자살한 것은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법에 대한 구체적 대응방안을 미래부가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 신상진 미방위 위원장은 강도높은 감사와 과학자들의 죽음 등의 대응방안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검토해 봐야할 문제라고 정의한 후 미래부의 대응방안을 미방위 상임위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밖에 이번 미방위 상임위에서는 학연생의 실험실 사고에 대응한 산업재해 보험 조치와 ICT 정책조율 등 다양한 과학계 현안들이 논의됐다.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미방위가 앞으로 실질적인 연구환경 개선에 역할을 할 것 같아 기대된다"면서 "앞으로 과학계 현안들이 제대로 풀려나갈 수 있도록 미방위 위원들과 정부가 머리를 잘 맞대 현장 의견을 잘 수렴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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