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에프세미, 반도체·LED 산업계 세계시장 입지 굳혀

ECM칩 반도체 제조공정.<사진=백승민 기자>
ECM칩 반도체 제조공정.<사진=백승민 기자>
푸른 빛의 반도체 하나하나를 집어내는 수십대의 생산로봇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각 공정마다 각기 다른 크기, 다른 모양의 반도체들이 필름에 인쇄물처럼 출력된다.
 
LED 제품 검수실에서는 검사원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물레같은 기다란 원형통 내 칸별로 LED 형광등을 장착, 수십개 LED의 발광을 눈으로 세세하게 직접 확인한다.
 
직원수 500명 규모. 대덕특구 반도체 소자 전문기업 알에프세미(대표 이진효)의 생산라인은 밀려드는 수주로 24시간이 모자랄만큼 숨가쁘다. 국내·외 95개 고객사에 마이크로폰 ECM(Electric Capacitor Microphone)칩과 정전기보호소자 TVS다이오드(TVS Diode), 교류직결형 LED 조명 등을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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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넘게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진효 대표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와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20년 가까이 D램반도체 등을 연구해 온 반도체 전문가다.
 
오직 기술력으로만 승부하겠다는 신념으로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매출 570억 원을 돌파, 올해 LED 新성장동력을 창출해 매출액 8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이진효 대표는 "앞으로 끊임없는 R&D혁신으로 건강한 기술력을 무장, 반도체와 LED의 세계 시장에서 100년 지속 기업을 향해 달려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알에프세미의 생산라인은 밀려드는 수주로 생산자동화 로봇이 쉴새없이 24시간 가동중이다.<사진=백승민 기자>
알에프세미의 생산라인은 밀려드는 수주로 생산자동화 로봇이 쉴새없이 24시간 가동중이다.<사진=백승민 기자>
◆ 반도체 시장, 변화를 빠르게 캐치하고 기술에 기술을 얹다
 
"오직 기술력으로 살아남았다. 현재 전세계 ECM칩시장의 60% 이상을 차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라는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마이크로폰 제조에 있어 ECM칩이라는 반도체는 필수다. ECM칩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 등의 음성신호를 전자신호로 변환해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초소형 반도체다.
 
알에프세미가 개발한 ECM모듈(좌)과 TVS다이오드.<사진=알에프세미 제공>
알에프세미가 개발한 ECM모듈(좌)과 TVS다이오드.<사진=알에프세미 제공>
ECM 칩은 회로 구성이 매우 간단하지만 그 양산과정이 복잡하고 수율확보가 어려워 기업들의 실패사례가 적지 않다.
 
현재 알에프세미는 복합 소자기술로 기존의 감도 저하 문제를 극복, 세계최소형 박막화 제품으로 일반형과 고감도형의 다양한 ECM칩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 대표는 "ECM칩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로 ECM칩 모듈을 개발했다. ECM칩 모듈은 ECM칩과 RF노이즈를 차단하는 고주파 필터를 동시에 탑재시킨 제품으로, 습기에 강하고 음성신호의 노이즈 제거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쇄회로기판(PCB) 위에 칩을 기계로 직접 부착하는 '표면실장(SMT)'이 가능해 초소형 마이크로폰을 제작, 고객사의 신뢰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향상시켰다.
 
알에프세미는 ECM칩 뿐만 아니라 전자기기의 정전기 보호용 순간전압억제 반도체 'TVS다이오드'의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누구보다 발품을 팔아 제품을 홍보하고 기술력으로 승부해 소자급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 제품 경쟁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TVS다이오드는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우리 기업은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며 "특히 경쟁업체와 유사제품 대비 Surge(과전압) 보호능력 등이 탁월해 삼성전자 등의 주요고객사로부터 꾸준한 수요가 발생, 월 2억개 이상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옷감 색상의 자연스런 연출까지···세계 조명시장에 우뚝서다
 
이 대표는 최근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미국 글로벌 의류 기업 '포에버 21'로부터 매장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인 '스폿라이트'를 공급해 달라는 의뢰였다. 포에버 21은 전 세계 48개국에 7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연매출 4조 원을 웃도는 글로벌 기업이다.
 
글로벌기업으로부터 대규모 수주. 여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알에프세미의 LED 조명은 높은 광 효율성은 유지하면서 제품 색감을 표현하는 연색지수(CRI)를 90으로 높여 사물의 색을 자연광에 가깝게 표현해 마케팅 분야에서 이미 정평이 나있다.
 
또한 빛이 표현되는 각도를 가장 효율적으로 조절, 매장별로 다양한 설치 장소에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다. 5만 시간의 긴 수명과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조광(Dimming)기능도 갖춰 트렌디한 의류 제품 표현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알에프세미는 포에버 로스앤젤레스 매장을 시작으로 의류 제품에 빛을 비춰 주는 LED 스폿라이트 제품을 포에버 21 전 매장에 순차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알에프세미는 지난 2013년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반도체 소자 기술력을 기반으로 LED구동장치를 개발, 이를 탑재한 LED모듈과 LED조명 완제품을 생산ㆍ판매하며 LED조명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알에프세미의 AC직결형 구동칩은 별도의 패키징 없이 전구나 형광등의 변압기(트랜스포머), 콘덴서를 생략, LED모듈에 직접 탑재시키는 ‘D-COB(Driver-Chip On Board)방식(우측)을 개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알에프세미의 AC직결형 구동칩은 별도의 패키징 없이 전구나 형광등의 변압기(트랜스포머), 콘덴서를 생략, LED모듈에 직접 탑재시키는 ‘D-COB(Driver-Chip On Board)방식(우측)을 개발했다.<사진=백승민 기자>
 
이 대표는 "자체 제작한 AC직결형 구동칩은 별도의 전구나 형광등의 변압기(트랜스포머), 콘덴서 없이 LED모듈에 직접 탑재시키는 ‘D-COB(Driver-Chip On Board)방식’을 개발했다"며 "벌브(Bulb), 공장등, 센서등, 다운라이트 등 다양한 형식의 LED조명에 접목시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알에프세미는 잇따른 해외 수주 쾌거를 이뤄내 LED조명 신제품 출시와 공급망 확대로 매출 상승을 이어가며, LED조명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와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말레이시아 전력청과 업무협약을 체결, 국가 주택사업에 실내 AC직결형 LED조명(19W튜브형, 직관등) 전량을 공급한다. 이어 올해 브라질 ‘KS인터그룹’에 공장등, 도시 가로등 등의 교체사업으로 월간 14억 원 규모의 LED 조명장치 공급 수주도 체결했다.
 
이 대표는 "기존 제품보다 20%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부피와 무게를 줄여 시공 설치 시간과 비용을 대폭 절감한 저가형 LED조명도 생산 중이다"며 "중국산 LED조명 제품과 비슷한 가격으로 최고의 품질과 사후관리까지 지원하는 등 기술력과 신뢰성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이진효 대표가 공장방문단에게 ECM칩 공정라인을 돌며 알에프세미의 반도체 생산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이진효 대표가 공장방문단에게 ECM칩 공정라인을 돌며 알에프세미의 반도체 생산기술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백승민 기자>

LED 형광등 시험 테스트 과정.<사진=백승민 기자>
LED 형광등 시험 테스트 과정.<사진=백승민 기자>

대전상장법인협의회(회장 이익우)는 지난달 30일 전북 완주 알에프세미 1공장 회의실에서 6월 정기모임을 개최, 회원사 동향을 살피고 알에프세미 생산현장을 탐방했다.<사진=백승민 기자>
대전상장법인협의회(회장 이익우)는 지난달 30일 전북 완주 알에프세미 1공장 회의실에서 6월 정기모임을 개최, 회원사 동향을 살피고 알에프세미 생산현장을 탐방했다.<사진=백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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