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지주, 7일 김성곤 교수 초청 특강 개최···패일리기업 관계자 등 20여명 참석

"반드시 저 산 꼭대기에 올라 자그마한 뭇 산들을 내려다 보리라(會當凌絶頂 一覽衆山小)."(두보 '태산을 바라보며' 中)

"남천문에서 한 번 길게 휘파람을 부니 만리에서 청풍이 불어오누나(南門一長嘯 萬里淸風來)"(이백 '유태산' 中)

시진핑, 원자바오, 후진타오 등 중국 주요 정치인들은 정치적 사안에 한시(漢詩)를 지어 표현할 만큼 중국인들의 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각별하다. 중국 교육과정에도 고전시와 논어가 필수 과정으로 포함되어 있다.

한국과학기술지주(대표 조남훈)는 중국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현지 진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패밀리 기업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중국 한시 전문가 김성곤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를 초청해 중국문화와 특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한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성곤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한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성곤 교수.<사진=강민구 기자>
◆ 한시(漢詩)의 최고봉 '성당시(盛唐詩)' 통해 중국 문화 배우자

"중국을 시(詩)의 국가라고 합니다. 중국인들은 시를 중시하고, 이에 대한 문화적 가치에 주목합니다. 특히, 한시(漢詩)의 최고봉이라고 꼽히는 성당시(盛唐詩)를 배우고 시인에 대해 배우면 중국 문화를 이해할 뿐만 아니라 현지에 진출하는 기업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김성곤 한국방송통신대 교수)

논어에는 '시를 배우지 않으면 말을 할수가 없다(不學詩 無以言)'이라는 문구가 있다.  공자는 아들에게 이와 같은 말을 하면서 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공자는 황실에서 채심관으로 활동하면서 3000여편의 민요를 일일히 점검하고 이를 300여편으로 추려냈다.

김 교수는 "민요 속 민중들의 언어인 시를 읽을 수 있어야 집단의 마음을 움직이고 설득할 수 있다"면서 "시를 배움으로써 대중을 설득하는 리더의 언어를 확보할 수 있다"고 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한시(漢詩)에서도 최고는 성당시(盛唐詩)가 꼽힌다. 당나라 현종의 시기에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발전하면서 개방적이며 역동적인 사회분위기가 형성됐다. 성당시는 필력웅장(筆力雄壯), 기상혼후(氣象渾厚)의 특징을 갖고 있으며 대표적인 시인에는 이백, 두보 등이 있다.

김 교수는 대표적인 시로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 두보의 '태산을 바라보며' 등을 소개했다.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 시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해 중국의 리더들이 자주 인용하는 소재로 꼽힌다. 시진핑 주석은 좀 더 높은 곳에 올라가야 더 먼 곳의 풍광을 볼 수 있다는 구절을 인용해 한·중 양국이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의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는 뜻을 비유하기도 했다.  

해가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천리 끝을 보고 싶어 한 층 더 오른다는 내용은 대중들에게 무모하거나 불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일몰의 풍경, 달빛의 비경을 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김 교수는 "남들이 비판해도 신념을 갖고 새로운 개척을 해 나간다는 의미 또는 성과를 달성했다고 누렸다고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발전을 위해 도전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면서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과 만나 지금 한 층 더 오른다는 의미의 '갱상일층루'를 건배사로 활용한다면 관계도 돈독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사진캡쳐=강민구 기자>
왕지환의 '관작루에 올라'.<사진캡쳐=강민구 기자>
두보의 '태산을 바라보며' 시는 중국인들의 호기와 야심을 표현한다. 지난 2003년 원자바오, 2006년 후진타오가 중·미 회담에서 인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중국 태산은 중국인들이 꿈을 선포하는 의지를 다지는 공간으로 새벽부터 수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일출을 보기 위해 4시간에 걸쳐 산에 올라 올라 풍경을 보고 시를 읊는다"면서 "참석하신 분들도 기회가 된다면 이곳에 가서 세상에 대한 의지와 야심을 다지는 시간을 갖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남훈 한국과학기술지주 대표는 "중국진출을 위한 전략 설정도 중요하지만 중국인들의 특성, 문화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이번 프로그램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중국을 제대로 배우고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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