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박용기/ UST 교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전문연구원

갯기름나물꽃이 핀 길_영화를 보고 난 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은 바로 인생을 사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삶에 있어 동행은 늘 옆에 붙어 함께 걷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으며 가끔은 다가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7.1, 1/25 s, ISO400
갯기름나물꽃이 핀 길_영화를 보고 난 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은 바로 인생을 사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삶에 있어 동행은 늘 옆에 붙어 함께 걷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으며 가끔은 다가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7.1, 1/25 s, ISO400
지난 주말 외손녀가 엄마 아빠를 따라 주말 여행을 가게 되어 우리 부부에게 한가한 시간이 생기게 되었다. 아내와 나는 시원한 극장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보는 것은 더운 여름날 좋은 피서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여 모처럼 극장에 가서 영화 한 편을 보기로 하였다.

아내의 추천으로 영화 '나의 산티아고'를 선택하였다. 사실 아내가 산티아고 순례길에 오래 전부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 편하게 한 번 둘러본다는 기분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인기 절정의 코미디언인 주인공은 과로로 무대에서 쓰러져 수술을 받고 의사로부터 휴식을 취하라는 처방을 받아 집에서 휴가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늘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바쁘게 지내던 그에게 집에서의 휴식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산티아고 순례길 걷기에 도전하게 된다.

산티아고(Santiago) 순례길은 예수의 열 두 제자 중 하나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스페인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의 대성당을 향해서 걷는 약 800 km의 길이다. 산티아고(Santiago)는 야고보 성인 (Saint James)의 스페인식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그 길을 걷는 동안 여러가지 어려움과 직면하면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신을 찾는 도전을 하게 된다. 그는 혼자 걷는 일이 너무 힘들어 여정에서 만난 한 여자에게 함께 걸으면 좀 쉬울 것 같다고 동행을 제안 하지만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혼자 걸어야만 한다면서 동행을 거절 당한다.

하지만 순례길의 중간 중간에 만나게 되어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끝까지 걷도록 서로를 격려하기도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42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대성당에서 완주 스탬프를 받으며 여정에서 만났던 두 여인들과 기쁨을 나누게 된다. 영화는 스토리 구성면에서 그리 탄탄하다고 할 수 없지만 산티아고 순례길을 1시간 반 가량에 훑어 보기에는 좋았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잠시 생각해 보았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일은 바로 인생을 사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혼자서 살아내고 죽음이라는 마지막 종착역에 도착하는 일 또한 혼자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같은 목표를 향해 같은 길을 걷는 동행이 없다면 정말 더 힘들고 어려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도 주인공이 완주를 한 후 두 여인들에게 '당신들이 없었다면 끝까지 걸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삶에 있어 동행은 이렇듯 늘 옆에 붙어 함께 걷는 사람이 아니라, 같은 길을 걸으며 가끔은 다가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꽃과 벌의 소통 – 에키네시아_꽃과 벌들은 전기적인 신호를 통해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금 전 다른 벌이 다녀 간 경우 꽃들은 벌에게 지금은 나에게 꿀이 없음을 알려주어 헛수고를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친절을 베푼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꽃과 벌의 소통 – 에키네시아_꽃과 벌들은 전기적인 신호를 통해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금 전 다른 벌이 다녀 간 경우 꽃들은 벌에게 지금은 나에게 꿀이 없음을 알려주어 헛수고를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친절을 베푼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7월은 장마와 불볕 더위가 이어지는 계절이다. 그 틈에서도 풀과 나무들은 번식을 위해 부지런히 꽃을 피우고 벌과 나비를 불러 모으고 있다. 수정을 위해 꽃가루를 옮겨주는 벌과 나비에게 꽃들은 빛과 모양과 향기로 안내하고 꿀이라는 달콤한 보상까지 제공한다. 이들의 동행이 없다면 이 여름은 식물들이 번식을 포기해야만 하는 순례길이 될지도 모른다.

2013년에 발표된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꽃들은 동행자들과의 교감을 위해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수단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꽃과 벌들은 전기적인 신호를 통해 의사 소통을 하고 있다고 한다.

보통 꽃들은 약하게 음 전하를 띠고 있으며 벌들은 반대로 양 전하를 띠고 있기 때문에, 벌이 꽃에 가까이 다가가면 전위차가 나타나 벌들이 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꽃과 벌 사이에 전압이 발생하여 약한 전기가 흐른다고 할 수 있다.

달콤한 속삭임_화려하게 피어난 금관화 속에는 개미가 좋아하는 꿀이 가득 들어 있나 보다. 개미는 꽃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자못 궁금하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40 s, ISO200
달콤한 속삭임_화려하게 피어난 금관화 속에는 개미가 좋아하는 꿀이 가득 들어 있나 보다. 개미는 꽃과 무슨 이야기를 나눌지 자못 궁금하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40 s, ISO200
벌이 꽃에 앉게 되면 꽃의 전위가 변하게 되고 벌이 날아간 후에도 수 분 동안 변화된 전위가 유지되는데, 만일 다른 벌이 바로 이 꽃에 오게 되면 이로 인해 조금 전 벌이 이미 다녀 갔음을 감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꽃들은 벌에게 지금은 나에게 꿀이 없음을 알려주어 헛수고를 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친절을 베푼다고 할 수 있다. 동반자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마련된 꽃들의 의사 소통 수단이 참 오묘하면서도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동행_꽃이 진 자리에 초록색 풍선이 둥그렇게 매달리는 풍선덩굴은 작은 꽃이지만 참 앙증맞고 귀여워 늘 이맘 때면 내 사진의 모델이 되어 주는 꽃이다. 두 송이가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이 동행하는 모습처럼 다정해 보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동행_꽃이 진 자리에 초록색 풍선이 둥그렇게 매달리는 풍선덩굴은 작은 꽃이지만 참 앙증맞고 귀여워 늘 이맘 때면 내 사진의 모델이 되어 주는 꽃이다. 두 송이가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이 동행하는 모습처럼 다정해 보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250 s, ISO100
화단에는 금잔화, 봉선화, 풍선덩굴 등이 꽃을 피우고 있다. 꽃이 진 자리에 초록색 풍선이 둥그렇게 매달리는 풍선덩굴은 작은 꽃이지만 참 앙증맞고 귀여워 늘 이맘 때면 내 사진의 모델이 되어 주는 꽃이다.

7월 아침의 풀밭_풀밭에는 닭의장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때론 풀에 묻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000 s, ISO200
7월 아침의 풀밭_풀밭에는 닭의장풀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때론 풀에 묻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3.5, 1/1000 s, ISO200
두 송이가 함께 피어 있는 모습이 동행하는 모습처럼 다정해 보였다. 풀밭에는 닭의장풀이 피어나기 시작했는데 때론 풀에 묻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루드베키아도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나 아름다운 꽃 세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가까운 수목원에서 만난 범부채꽃도 내 사진 모음에서 7월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였다.

7월의 꽃밭_7월엔 루드베키아도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나 아름다운 꽃 세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Pentax K-1, 83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0 s, ISO200
7월의 꽃밭_7월엔 루드베키아도 개망초와 어울려 피어나 아름다운 꽃 세상을 연출하기도 한다. Pentax K-1, 83 mm with Tamron SP AF 70-200mm F2.8 Di LD [IF] Macro, f/3.5, 1/2500 s, ISO200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또한 여름 휴가도 시작될 것이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각자의 산티아고로 떠나는 사람들이 진정한 인생의 동행을 발견하고 또 꽃들이 그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 힘과 쉼을 주기를 바란다.

7월의 랜드마크 – 범부채_가까운 수목원에서 만난 범부채꽃도 내 사진 모음에서 7월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또한 여름 휴가도 시작될 것이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각자의 산티아고로 떠나는 사람들이 진정한 인생의 동행을 발견하고 또 꽃들이 그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 힘과 쉼을 주기를 바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40 s, ISO100
7월의 랜드마크 – 범부채_가까운 수목원에서 만난 범부채꽃도 내 사진 모음에서 7월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였다.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되고 또한 여름 휴가도 시작될 것이다. 휴식과 재충전을 위해 각자의 산티아고로 떠나는 사람들이 진정한 인생의 동행을 발견하고 또 꽃들이 그들의 아름다운 동행이 되어 힘과 쉼을 주기를 바란다. Pentax K-1, smc PENTAX-D FA MACRO 100mm F2.8 WR, f/5.6, 1/40 s, ISO100
동행 / 이수동

꽃같은 그대
나무같은 나를 믿고
길을 나서자

그대는 꽃이라 10년이면 10번은 변하겠지만
나는 나무같아서 그 10년,
내 속에 둥근 나이테로만 남기고 말겠다

타는 가슴이야 내가 알아서 할테니
길 가는 동안 내가 지치지 않게
그대의 꽃향기 잃지 않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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