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연 9단, 일본 AI 바둑프로그램 '젠'과 러시아 대국서 패배

조혜연 9단과 일본 바둑인공지능 젠의 대국모습.<사진=유튜브 캡쳐>
조혜연 9단과 일본 바둑인공지능 젠의 대국모습.<사진=유튜브 캡쳐>
조혜연 9단과 일본 바둑 인공지능 '젠'의 대결에서 조 9단이 아쉽게 패했다. 303수를 끝으로 젠이 1집 반 승을 거뒀다.
 
조 9단과 젠 대국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유럽바둑 콩그레스'에서 펼쳐졌다. 한국시간으로 27일 오후 4시 대국예정이었으나 최종적으로 한국시간 28일 새벽 1시에 진행됐다. 조 9단이 백, 젠이 흑을 잡았으며 젠이 두 점을 먼저 놓는 접바둑으로 치러졌다. 접바둑은 실력 차이가 있는 사람끼리 바둑을 둘 때 하수가 바둑돌 몇 개를 미리 놓고 두는 바둑을 말한다.
 
각 20분, 초읽기 30초 1회를 준 대결은 약 2시간정도 치러졌다. 대국하는 동안 조 9단은 주최측의 룰에 따라 영어로 해설을 하며 바둑을 둬야했다.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그는 인공지능과의 바둑 자체를 즐기는 듯 했다.
 
그는 젠과의 대결 전 '인공지능과 바둑기사의 대결'을 주제로 열린 모임에서 "인공지능에게 이겨야 한다는 생각과 바둑 중심적 사고는 버리고 인공지능에 바둑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는 대국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젠은 지난 3월 일본의 소프트웨어기업 드왕고가 일본기원의 협력을 얻어 세계최강 바둑 AI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바둑 소프트웨어로 시판 중에 있는 젠의 최고 기력은 7단으로 알려져있지만 시판버전과는 달리 대국을 준비하며 기력을 끌어올렸을 것으로 분석된다.

조 9단은 '젠6'와 대결하기로 했으나 이후 유럽 측으로부터 '젠 19a'와 대결해야한다는 통보를 받았고 '젠19x'와 최종 대결을 통보받았다. 실제 대국을 치른 것도 젠19x다.
 
대국에서 승리하지 못했지만 조9단은 "대국을 지켜봐주셔서 감사드린다.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며 "젠을 이기기위해 정말 최선을 다했다. 젠이 실수를 범했지만 큰 실수는 아니었다. 젠은 실제 대국에서 내가 예상했던 중대한 실수를 범하지 않았다. 이 경기 후 알파고와도 붙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져버렸지만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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