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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장비' 자체개발 50년, 왓슨·양자컴 미래기술 '봇물'

[연구장비 국산화⑨]IBM 연구자와 엔지니어 간 소통 활발…첨단기술 개발 원동력
"연구자들 압박 크지만 소비자에게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집중"
"연구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50년 전부터 센트롤사이언티픽서비스시스템(CSS)을 운영해왔습니다. CSS 엔지니어들의 미션은 각 분야별 연구자들과 논의하며 기술을 모으고 그룹짓는 일부터 참여합니다. 이후 연구 중복은 피하고 연구에 필요한 장비 개발과 샘플을 제작하죠. 활발한 교류로 전문지식이 모이고 융합되며 인공지능, 양자컴퓨터 등 IBM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데 큰 역할을 해 왔습니다."

제임스 스페이델 IBM CSS 선임 매니저 및 디스팅귀시 엔지니어.<사진=길애경 기자>제임스 스페이델 IBM CSS 선임 매니저 및 디스팅귀시 엔지니어.<사진=길애경 기자>
제임스 스페이델(James L. Speidell) CSS 시니어 매니저(Senior Manager) 및 IBM 디스팅귀시드 엔지니어(Distinguished Engineer)가 말하는 IBM 왓슨 연구소 내 CSS의 역할이다.

미국 뉴욕주 요크타운에 위치한 IBM 왓슨 연구소. 회사의 연구부문을 총괄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최첨단의 연구가 이뤄지는 곳이다. 

맨하튼 도심에서 기차와 자동차로 한시간 반정도 북쪽으로 이동한 뒤에 만날 수 있는 IBM 왓슨 연구소는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 위치해 있다. 맑은 공기, 탁트인 전경 등 연구자들이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란다.

미래 먹거리를 위해 우선 연구자가 연구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하고 엔지니어와 논의해 그중 가능성 높은 아이디어를 선별한다. 이후 중복을 피하며 실험실 차원에서 사업화를 위한 연구가 진행된다. 연구에 필요한 장비는 연구목적에 따라 엔지니어와 논의하며 직접 개발한다.

이처럼 연구자와 엔지니어의 활발한 논의를 통해 IBM의 미래먹거리가 만들어진다. 인공지능 왓슨, 양자 컴퓨터 등 IBM의 대표 기술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다. IBM의 사활이 연구자와 엔지니어의 역할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아이디어 완성위해 연구장비 직접 개발은 필수

미국의 글로벌 기업도 경영악화로 연구소 규모를 축소하는 추세다. 하지만 IBM은 규모를 줄이는 대신 미션을 달리하며 연구소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제임스 매니저에 의하면 기존 IBM 연구소는 회사에 필요한 연구를 했지만 지금은 소비자를 리드하는 연구에 집중한다.

그는 "미국 내 기업 연구소들이 문을 닫고 있지만 우리는 연구에 집중한다. 다만 소비자를 리드할 수 있는 연구 중심으로 연구자에 대한 압박은 결코 만만치 않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연구자와 엔지니어 간의 활발한 논의와 소통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IBM 왓슨연구소는 IBM 전체를 리드하며 우리의 연구로 IBM을 먹여살리는게 미션이다"면서 "기존에 없던 연구를 하는 것으로 필요한 장비는 그때그때 만들어 쓴다"고 설명했다.

IBM의 전체 구성원은 40만명 규모. 연구자는 3000여명으로 1% 미만의 연구 인력이 IBM 미래를 책임지는 셈이다.

기존에 없던 연구를 위해 연구자와 엔지니어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관심에 따라 연구자가 엔지니어로 가는 경우도 있고, 엔지니어가 연구자로 보직을 이동하기도 한다.

연구자와 엔지니어의 소통은 필수다.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한 팀원으로 목표를 같이 세우며 긴밀하게 협력하는 체제다. 효율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자유롭게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활발한 소통이 이뤄진다.

제임스 매니저는 "엔지니어에서 연구자로 움직이는 경우가 좀 더 많긴하다"면서 "우리의 핵심은 연구아이디어에 제조가 접목된다는 것이다. 모든 직원들이 이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새 기술에 맞는 장비를 필요로 할 때 직접 만들 수 없으므로 CSS에서는 장비를 디자인하고 만들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기존 장비도 새롭게 디자인해 제공하므로 연구자들이 기존 장비보다 훨씬 선호한다. 이처럼 회사 내에서 연구와 필요장비 개발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그룹마다 전문가가 나오고 새로운 먹거리가 탄생한다"고 덧붙였다.

◆ IBM이 PC회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산업 주역

양자컴퓨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이 머독 IBM 매니저.<사진=길애경 기자>양자컴퓨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제이 머독 IBM 매니저.<사진=길애경 기자>

IBM의 주요 먹거리는 인공지능 왓슨, 양자컴퓨터, 바이오헬스케어 등 미래산업을 꼽을 수 있다.

국제사무기기 회사로 시작한 IBM은 1924년 CEO였던 토머스 왓슨의 아들(Thomas Watson Jr)이 범용 컴퓨터(mainframe computer, IBM System 360)를 개발하며 회사의 도약기를 마련한다.

당시 IBM은 컴퓨터 내부 기술을 공개하고 로열티를 받지 않았다. 덕분에 컴퓨터 기술이 급성장했고 지금은 전 세계인 다수가 PC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며 노트북 등 지속적인 기술 업그레이드의 기반이 됐다. 2000년부터 IBM은 서비스와 컨설팅 분야의 매출 비중을 늘렸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IBM은 미래전략 사업으로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 바이오헬스케어, 빅데이터 관련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터에 대한 기술 개발에 집중 중이다. 초기 PC 기술처럼 양자 컴퓨터에 대한 기술도 모두에게 공개하고 있다.

IBM의 제이 머독(Jay Murdock, Jr.) Content Manager는 "양자 컴퓨터는 지금까지의 컴퓨터와는 다르다. 세상은 0과 1의 세계, 온(on), 오프(off)만의 세계가 아니다. 세상은 퀀텀처럼 시시각각 변하고 움직인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양자 컴퓨터는 우리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정보도 누구에게나 공개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자 컴퓨터 기술은 그동안 열처리 문제 등으로 실현되지 않았지만 우리의 전문가들이 연구개발해 가능하게 했다"면서 "이 분야는 우리가 1등이다. 현재 5큐빅이지만 50큐빅이 가능한 머신을 만들게 되면 세상의 어떤 문제에 대해 슈퍼컴퓨터보다 빠르게 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왓슨이 환자의 정확한 병명 진단과 치료법 제시로 완치시키며 전 세계인의 관심이 IBM으로 쏠렸다.

인공지능 기술도 연구자와 엔지니어의 논의에서 시작됐다. 샘플을 만들어 가며 기술 축적이 가능해졌고 업그레이드 됐다. IBM 슈퍼컴퓨터 블루진, 체스 프로그램 딥블루 등이 나오면서 왓슨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2020년께는 왓슨을 손에 들고 다닐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IBM에서 바이오분야 연구를 맡고 있는 김성철 박사는 "IBM에 바이오 전공자가 일하고 있다고 하면 다들 의아해 한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는 융합연구에서 나온다"면서 "바이오헬스케어에 적용될 바이오센서를 연구하고 있는데 장비를 이용하기보다는 장비 기술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아직 연구 중으로 외부와의 협력은 없다. 기술이 좀더 진행되면 외부 장비기업에 기술을 이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IBM 왓슨 연구소의 특성상 첨단연구가 이뤄지므로 장비를 구입보다는 제작하는게 맞다. 소규모로 제작해 연구에 활용하고 이후 사업화가 가능해지면 외부의 작은 기업들에게 장비제작을 의뢰한다"고 덧붙였다.

IBM에서 만난 한인 과학자와 관계자.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강욱 박사(바이오센서), 강승구 박사(Soft Matter Science), 제이머독 매니저(Think Lab), 강성권 박사(양자컴퓨터), 김성철 박사(바이오센서).<사진=길애경 기자>IBM에서 만난 한인 과학자와 관계자. 왼쪽부터 시계방향 이강욱 박사(바이오센서), 강승구 박사(Soft Matter Science), 제이머독 매니저(Think Lab), 강성권 박사(양자컴퓨터), 김성철 박사(바이오센서).<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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