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민천문대에 수천명 인파 몰려···발 디딜 곳도 없었다
연구단지 운동장으로 이동해 관측행사 진행

150여개 페르세우스 유성우가 하늘을 수놓은 가운데 대전시민천문대에서 마련한 '페르세우스 유성우 특별 관측회'에 구름 인파가 몰리면서 장소를 이동해서 진행하는 등 한바탕 대소동이 벌어졌다.

12일 밤 10시 즈음 찾은 대전시민천문대 인근 도로는 일찌감치 차량들로 마비됐다. 이른 시간인데도 천문대가 붐비자 관측을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내려가는 시민들도 있었다. 

대전시민천문대 앞 도로는 주차차량과 이동차량으로 마비됐다.<사진=강민구 기자>
대전시민천문대 앞 도로는 주차차량과 이동차량으로 마비됐다.<사진=강민구 기자>
천문대 건물 앞마당은 이미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더운 날씨에도 이곳을 찾은 이들은 돗자리를 깔고 자리를 선점했다. 건물 내부의 보조관측실, 주관측실 등과 야외 배란다까지 모든 곳이 인파들로 채워졌다.

당초 천문대 관계자들의 예상은 약 200여명 내외였는데 유성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은 컸다. 수 천명의 인파가 이곳을 찾았던 것. 8명이 채 안되는 시민천문대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부족한 인력에도 시민들을 안내하느라 동분서주했다. 

천문대의 계획은 3층 베란다와 보조관측실만 활용해 시민들의 관측을 돕는 것이었다. 실제로 유성우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사방이 트이고 불빛이 없는 곳이 좋은데 안전관리상 설치된 불빛과 주변의 나무에 가려 건물 앞마당에서는 유성우를 관측하기 어렵다.

밤 11시 즈음. 행사 시작시간이 되자 천문대 관계자는 계속된 안내를 통해 한적한 곳이나 인근으로 이동하는 것을 시민들에게 권했다. 

"원래 계획은 보조관측실과 3층 베란다만 관측에 이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천문대 앞마당에서는 나무에 가려 관측이 불가능하니 내려 가셔서 휜히 트인 공간인 연구단지 종합운동장으로 내려가 주세요." 

최형빈 시민천문대장은 "이렇게 많은 인파 몰린 것은 천문대 개관이후 처음일 것이며, 시설 증설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면서도 "전체 시민을 수용할 수 없어 안타깝지만 직원을 운동장으로 보내서라도 천체 관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야외 배란다부터 앞마당이 인파들로 채워졌다.<사진=강민구 기자>
야외 배란다부터 앞마당이 인파들로 채워졌다.<사진=강민구 기자>

대전시민천문대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대전시민천문대를 찾은 시민들의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3층에서 바라본 건물 앞마당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3층에서 바라본 건물 앞마당 모습.<사진=강민구 기자>

관측을 하기 위한 베란다도 사람들로 혼잡하다.<사진=강민구 기자>
관측을 하기 위한 베란다도 사람들로 혼잡하다.<사진=강민구 기자>

화성 등을 관측하는 시민천문대 보조 관측실.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사진=강민구 기자>
화성 등을 관측하는 시민천문대 보조 관측실. 페르세우스 유성우를 보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사진=강민구 기자>
◆ 연구단지 종합운동장에서 진행된 관측···유성우에 시민 환호성

"저기 보이시는 곳이 카시오페이아와 북극성입니다. 저를 보지 마시고 주변을 주시하세요. 별똥별은 예고도 없고 소리도 없습니다. 사방을 잘 지켜보세요."

시민들로 다시 채워진 연구단지운동장에서 천문대 직원의 설명이 진행됐다. 각종 질의응답과 별자리에 대한 설명에 대해 시민들은 귀를 기울였다.

이윽고 하늘에서 순간적으로 유성우가 빛을 번쩍이자 곳곳에서 '우~와'라며 환호성이 터졌다. 유성우는 종종 보였고, 시민들은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이었다.   

자정이 넘자 시민들이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천문대 관계자의 설명은 1시까지 계속됐다.

천문대 관계자는 "예상보다 뜨거운 시민들의 관심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면서도 "시민들의 천체관측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져 앞으로도 관련 행사를 더욱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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