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경북대·창원대·충북대·포스텍·한남대 등 참여
정보공개하며 6개월동안 전자현미경 직접 제작

대학생 연구장비 제작대회에 참여한 학생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UNIST, 포스텍, 창원대, 경북대, 충북대, 한남대 팀.<사진=길애경 기자>
대학생 연구장비 제작대회에 참여한 학생들. 왼쪽위부터 시계방향 UNIST, 포스텍, 창원대, 경북대, 충북대, 한남대 팀.<사진=길애경 기자>
"기존 대회는 서로 정보를 공개하지 않거나 주최측이 가져가는게 대부분인데 여기는 서로 공개하고 활용하며 같이 만들어간다는 취지가 신선해 참여하게 됐어요. 물리학을 전공하고 있는데 그동안 배운 이론들을 실제 적용해 보여주고 싶습니다."(이봉윤 충북대 4학년)

"표준연에서 인턴을 하면서 연구장비제작대회를 알게 됐어요. 장비를 사용만하다가 직접 만들어보면 재미있는 경험이 될것 같아 참여하게 됐습니다. 지난 한달동안 이론공부를 하며 장비제작을 위한 최적의 요건을 찾아가고 있습니다."(윤재섭 포스텍 4학년)

연구장비 제작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들의 열기가 뜨겁다.

'제2회 대학생이 만든 전자현미경 경진대회(이하 대학생 전자현미경 대회)'의 두번째 세미나가 17일 오전 10시부터 국가핵융합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는 대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학생 팀이 그동안 전자현미경(SEM)을 제작하기 위해 준비해온 과정을 발표하고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며 멘토들로부터 코멘트를 듣는 자리로 진행됐다.

참여 학생들은 그동한 학습한 내용과 앞으로 전자현미경 제작에 활용할 기술을 소개했다. 학생들은 2학년부터 4학년까지 학년도 다르고 물리학과와 신소재공학과, 컴퓨터공학과와 전자공학과 등 전공도 다르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그동안 준비한 디자인 노트를 공개했다.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UNIST의 UNISTEM 팀(김경민·송현민·양동기·편유장)은 "아직 기술을 제대로 몰라 전자현미경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학습한 내용을 발표했다.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UNIST 팀. 왼쪽부터 양동기 학생, 송현민 학생, 김경민 학생, 편유장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2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UNIST 팀. 왼쪽부터 양동기 학생, 송현민 학생, 김경민 학생, 편유장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UNIST 참여 학생은 "현미경을 사용만 하다가 직접 만들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새벽 5시 울산에서 출발해 오느라 좀 힘들지만 선배들이 발표한 내용을 듣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많은 준비로 질문공세를 받았던 경북대 팀(백주현 4·성기호 4·심정섭 4·안유진 4)은 전자현미경 제작에 필요한 기술을 분야별로 각각의 학생이 설명했다.

경북대 학생들은 내외부 빔과 진공, 전자총 등 분야별로 접목할 기술을 소개하며 렌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떻게 모양을 잡고 코일을 어떻게 감으며 만들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이야기에 참여한 멘토들은 기술적인 부분을 설명하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신소재 공학과 4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창원대 팀(권한중·김성탄·노진곤·정찬호)은 수업 중 만들기 수업에 재미를 느껴 이번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참여 동기를 밝혔다.

창원대 참여팀. 왼쪽부터 권한중 학생, 김성탄 학생, 정찬호 학생, 노진곤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창원대 참여팀. 왼쪽부터 권한중 학생, 김성탄 학생, 정찬호 학생, 노진곤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창원대 학생들은 "수업중에 서로 뜻이 맞는 학생들끼리 팀을 구성했다"면서 "참여한 다른 팀과 도움을 주고 받으며 현미경을 제작하고 실험실에서 사용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학생들은 "방학중에는 집이 진해, 마산, 진주로 멀어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개학하면 학교에서 자주 만나며 집중해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충북대 팀(박재희 3·송창윤 4·이봉윤 4·황준혁 3)은 전자현미경 사진과 첨단장비 운용을 공부하던 물리학과 동아리 학생들로 구성됐다.

충북대 참여팀. 왼쪽부터 송창윤 학생, 이봉윤 학생, 황준혁 학생, 박재희 학생은 참여하지 못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충북대 참여팀. 왼쪽부터 송창윤 학생, 이봉윤 학생, 황준혁 학생, 박재희 학생은 참여하지 못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충북대 학생들은 "정보를 공개한다는데 신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부분의 대회는 주최측이 정보를 가져가는데 서로 공개하고 장비를 직접 만들어 보며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 물리 이론을 실제 적용해 보여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축구동아리에서 만난 인연으로 구성된 포스텍 팀(신승현 3·신인섭 4 ·윤재성 4·이주호 3)은 윤재성 학생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인턴을 하던 중 이번 대회를 접하면서 시작됐다.

포스텍 학생들은 "물리학과 동기와 후배들 중 축구동아리 패밀리팀에게 제안해 팀이 만들어졌다"면서 "모두 물리학과라 소프트웨어 등이 걱정되지만 설계를 빨리 끝내고 소프트웨어 공부에 집중할 것"이라며 장비제작 의지를 표했다.

학생들은 또 "그동안 장비 이론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개학하면 본격적으로 시작해 가장 최적의 요건들로 전자현미경을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포스텍 참여 팀. 왼쪽부터 신인섭 학생, 윤재성 학생, 신승현 학생, 이주호 학생은 이날 참석하지 못함.<사진=길애경 기자>
포스텍 참여 팀. 왼쪽부터 신인섭 학생, 윤재성 학생, 신승현 학생, 이주호 학생은 이날 참석하지 못함.<사진=길애경 기자>
한남대 팀(김건수·김기훈·민경철·반준형)은 미래 노벨상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큰 포부를 밝히며 발표를 진행했다.

한남대 학생들은 "4학년이라 취업준비, 졸업작품 제작 등 바쁜 8월이지만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소프트웨어 공부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부분을 공부했다"면서 "9월부터는 부품을 구입해 본격 제작에 들어갈 것"이라고 공개했다.

한남대 참여 팀. 왼쪽부터 반준형 학생, 김건수 학생, 민경철 학생. 김기훈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한남대 참여 팀. 왼쪽부터 반준형 학생, 김건수 학생, 민경철 학생. 김기훈 학생.<사진=길애경 기자>
◆ 전자현미경 경진대회는?

대학생 전자현미경 대회는 참여 학생들이 공식 블로그에 정보를 공유하며 6개월동안 전자현미경을 완성해 가는 과정이다. 지난해 충북대 학생들이 처음 참여해 기대이상의 효과를 거두며 여러기관이 취지에 공감, 올해부터 공식행사로 진행키로 했다.

대회의 목적은 학생들이 장비를 직접 만들며 도전과 깨달음을 얻고 이를 통해 기초과학을 튼튼하게 하고 노벨상을 받는 토대를 다지자는 것이다. 또 학생들이 기술 중심의 창업에 두려움없이 뛰어들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우고 진로의 다양성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6개월 동안 전자현미경을 만들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현미경을 제작하기까지 압력, 진공, 전자총, 렌즈, 스캔 등 다양한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대학생 전자현미경 대회에서 정보 공개는 필수다. 참여팀은 매일 블로그에 대회 참여팀이 볼수 있도록 기술, 팁, 진행 과정을 공개하도록 의무화 했다.
 
학생들의 멘토역할을 맡고 있는 이준희 코셈 대표는 "이번 대회는 혼자 정보를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같이 장비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면서 "학생들은 자료를 정리하면서 스스로 성장하고 정보를 오픈해 보다 넓은 세상에서 경쟁하며 자신감을 키워갈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과학에는 실제 구현하는 게 없고 공학과 괴리감이 크다"면서 "대학생들이 장비를 직접 만들어보며 의문을 갖게되면 이후 연구자가 됐을때 필요한 장비를 만들수 있는 기반이 된다. 이는 곧 기초과학이 탄탄해 지는 것으로 노벨상에 한층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기삼 한국현미경학회 회장(창원대 교수).<사진=길애경 기자>
신기삼 한국현미경학회 회장(창원대 교수).<사진=길애경 기자>
신기삼 한국현미경학회 회장(창원대 교수)은 참여 교육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교육제도에서는 학생들이 과학, 분석과학 등에 빠져볼 기회가 거의 없다"면서 "지금은 목표지향적 교육보다 재미있게 참여하며 결과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는 의미가 크다"고 대회 개최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학생들이 역량있어 보이고 열정도 뜨겁다. 우리같으면 200만원이라는 주어진 환경에 맞춰서 진행했을텐데 학생들은 첨단장비를 만들고 말겠다는 의지로 준비하고 있다"면서 "대회가 지속되며 사회 전반으로 이런 분위기가 전파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2회 대학생이 만든 전자현미경 경진대회'의 본 대회는 2017년 1월 12일 충북대학교에서 열리며 참여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전자현미경으로 얻은 결과값으로 순위를 결정하게 된다. 대회는 한국현미경학회와 충북대학교 물리학과 특성화사업단이 주관하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과학기술지주회사, 코셈이 후원한다.

앞줄 경북대 참여 팀(왼쪽부터 안유진 학생, 성기호 학생, 백주현 학생, 심정섭 학생)과 참석자들.<사진=길애경 기자>
앞줄 경북대 참여 팀(왼쪽부터 안유진 학생, 성기호 학생, 백주현 학생, 심정섭 학생)과 참석자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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