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진 서울대 교수 연구팀 "신약개발, 환경오염물 제거 등 적용 기대"

새롭게 규명한 산화스트레스 조절 메커니즘.<사진=연구팀 제공>
새롭게 규명한 산화스트레스 조절 메커니즘.<사진=연구팀 제공>
이봉진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제약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생물에 외부 산화스트레스 물질이 들어왔을 때 미생물이 대응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발견했다고 29일 밝혔다.

산화스트레스 물질은 미생물이나 사람 세포 속 안정된 산화환원 반응을 방해해 세포 내 신호 교란 등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사람의 경우 질병 원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산화스트레스 조절은 미생물에서 고등생물까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사람의 경우 산화스트레스 조절이 안 될 경우 암과 같은 큰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 산화스트레스 조절 작용은 단백질 구조 변화와 밀접하다.

연구팀은 미생물 체내 요드비 단백질이 서로 다른 종류의 산화스트레스 물질을 만나면 각기 다른 구조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안정한 형태의 요드비 단백질을 만들어 대량 정제했다. 포항방사광가속기 엑스선 빔라인 장치를 이용해 요드비 단백질의 다양한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관찰했다.

요드비 단백질 삼차원 구조분석 과정.<사진=연구팀 제공>
요드비 단백질 삼차원 구조분석 과정.<사진=연구팀 제공>
세 종류 요드비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 결과 다이아마이드에 의해 이황화결합이 이뤄진 요드비 단백질은 커다란 구조 변화가 생겼다. 반면 메틸벤조퀴논의 경우 요드비 단백질 특정 아미노산과 결합했고 미세한 구조 변화가 관찰됐다.

요드비 단백질과 메틸벤조퀴논의 직접적인 결합은 요드비 단백질 내의 DNA 결합 부위에 미세 구조변화를 일으켜 요드비 단백질이 쉽게 DNA로부터 떨어지게 만든다.

연구팀은 소량의 유독 메틸벤조퀴논 물질을 바실러스균에 처리한 경우 산화스트레스 방어 유전자가 더 크게 활성화됨을 확인했다. 또 방어 유전자 발현으로 바실러스의 생존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독성이 강한 소량의 메틸벤조퀴논 화합물이 미생물에 들어왔을 때 요드비 단백질이 쉽게 유전정보물질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 결과 독성물질을 해독하는 일을 하는 효소들이 많이 생산됐다. 반면 독성이 약한 다이아마이드의 경우 1000배 이상의 많은 양이 미생물에 유입되었을 때 메틸벤조퀴논 화합물이 일으킨 결과와 같은 양의 방어효소가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두 종류 이상의 산화스트레스를 인지하고 대처하는 조절 메커니즘을 원자 수준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두 종류 산화스트레스에 대한 요드비 단백질 구조 변화를 통해 새로운 산화스트레스 조절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이봉진 교수는 "그동안 관찰이 어려웠던 다양한 산화스트레스를 미생물이 어떻게 다르게 인지하고 반응하는지 밝힌 것"이라며 "향후 신약개발, 환경오염물 제거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8월 16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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