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민·정선호 화학연 박사팀, 열처리온도 낮은 구리·구리주석 코어쉘 나노입자 개발
저가의 투명기판에 적용가능해 상용화 성큼

최영민 화학연 박사팀은 매월 1회 팀원 전체가 참여하는 종일 토론회를 열고 각자 연구하고 있는 분야를 소개한다. 이후 토론이 이뤄지며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한다. 사진은 각자 연구분야를 발표하고 토론하고 있는 모습.<사진=길애경 기자>
최영민 화학연 박사팀은 매월 1회 팀원 전체가 참여하는 종일 토론회를 열고 각자 연구하고 있는 분야를 소개한다. 이후 토론이 이뤄지며 아이디어를 도출하기도 한다. 사진은 각자 연구분야를 발표하고 토론하고 있는 모습.<사진=길애경 기자>
"한달에 한번 하루 종일 연구팀 전원이 모여 한시간씩 발표하고 질문하며 서로의 연구분야를 공유합니다. 석사급 연구원과 학생이 주로 발표하는데 아이디어에 대해 코멘트도 하지만 반박과 논의도 아끼지 않죠. 그러면서 서로의 연구분야를 알고 아이디어도 나오게 되는데 구리주석합금도 그렇게 나왔습니다."

최영민 박사는 구리주석합금의 새로운 나노소자 기술 개발이 "팀원들 간 정보 공유와 토론의 결과"라고 강조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규호)은 지난해 구리나노입자를 이용해 인쇄형 전극 제조기술을 개발한데 이어 올해는 한층 향상된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에 개발한 구리나노 입자를 기반으로 구리주석 합금의 나노입자 개발에 성공한 것. 이번 성공으로 터치스크린 패널이나 투명 유연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에 꼭 들어가는 전극의 성능은 유지하며 생산비는 낮출 수 있게 됐다.

좋은 품질의 전극 제조는 전도도 높은 나노입자 합성 기술이 핵심이다. 기존에 사용되는 은나노 소재는 전도성이 높은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비싸 기업에서 사용화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던게 사실이다.

최영민 박사는 "구리나노입자를 소재로 선택한지 8년만인 지난해 상용화 가능한 전극제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지속적인 아이디어 교류와 논의를 통해 1년만에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까지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매월 1회 전 구성원 모여 하루 종일 토론

최영민 박사.<사진=길애경 기자>
최영민 박사.<사진=길애경 기자>
최영민 박사팀은 매월 1회 오전 9시 30분터 오후 6시까지 구성원 전원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갖는다. 석사급 연구원과 학생 연구원들이 각자 하고 있는 분야를 설명하면 선배들이 코멘트 하는 형태다. 발표 중 질문은 금지다. 발표자가 자신의 연구 분야를 충분히 설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8명이 돌아가면서 1시간씩 발표하고 서로 토의하는 방식인데 항상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같은 팀이지만 하는 일이 조금씩 달라 사실은 옆에서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게 사실이거든요. 질문은 발표가 끝난 다음에 합니다. 그럼 발표자와 청취자 모두 발표에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최 박사는 "매월 이렇게 3년정도하니 이젠 서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집중해서 토의하는 장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면서 "전기 전도도가 높은 구리나노입자를 합성하기까지 10년이 걸렸는데 토론이 활발해지며 이후 성과는 1년, 2년으로 단축됐다"고 토론 효과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속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팀내 구성원 모두 기술도 쌓였고, 그러면서 과제 수주 확률도 높아졌다"면서 "처음에는 지원을 못받아 내부과제로 진행했는데 지금은 성과가 나오면서 장기과제, 국제공동연구과제에도 선정되고 있다. 노력한만큼 인정 받는다는 생각에 구성원들도 적극 참여한다"고 덧붙였다.

◆ 녹는점 낮은 구리합금으로 상용화 성큼

구리는 가격이 낮고 전도성은 높지만 산화문제와 낮은 온도로 열처리를 할수 없어 플라스틱 등 저가의 투명한 기판에 적용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구리를 작은 입자로 합성해 구리나노입자 표면에 산화막이 형성되는 것을 억제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낮은 온도로 열처리가 가능한가는 문제로 남아있는 상태였다.

매월 열리는 토의를 통해 연구팀은 열처리 온도를 낮추기 위한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그리고 구리나노입자 기반에 구리주석합금을 통해 새로운 나노입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한다.

이번 연구에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정선호 박사는 "구리주석합금은 녹는점은 낮고 순간적으로 적은 양의 빛을 줘도 높은 전도성을 띄는 전극을 형성한다"면서 "그동안 투명한 저가 기판은 빛과 열에 쉽게 손상된다는 단점이 있어 구리나노입자를 적용하기 어려웠는데 새로운 나노입자로 전자회로를 만들면 투명기판도 손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기술은 대기 중에서 대면적으로 저온 급속 광소결이 가능해 상용화에 한층 다가섰다. 기술 개발 보도가 나가고 기업들의 문의 전화가 지속해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론이 3년정도 지속되면서 젊은 연구자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가 됐다.<사진=길애경 기자>
토론이 3년정도 지속되면서 젊은 연구자들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분위기가 됐다.<사진=길애경 기자>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