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1호 바이오 기업··중국 시장 진출 등 상용화 주력
"암진단 전 과정 아우르는 융합 진단기술로 맟춤형 치료 기여"

김병철 클리노믹스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김병철 클리노믹스 대표.<사진=백승민 기자>
"암 치료를 위한 맞춤형 진단이 필요하다. 클리노믹스는 암 진단의 채취-분석-해석의 단계 중 한 분야에 특화되지 않고 모든 단계를 아우를 수 있는 맞춤형 융합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맞춤형 암진단 전문기업 클리노믹스(대표 김병철)의 포부다.

지난 2011년 7월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 내 설립된 이 기업은 2014년 조윤경 UNIST 생명공학과 교수의 '입자여과 장치기술'을 이전, 미래과학기술지주(대표 김영호)와 아미코젠(대표 신용철)의 출자를 받아 판교에 새로운 성장터를 잡았다.

김병철 대표는 기존 암 진단 연구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의료시대를 선도하는 'Precision Medicine' 개발을 중심으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차세대 맞춤 혈중 암세포 다중분석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맞춤형 융합 진단 기술···"암세포 분자진단 일체화"

해마다 새로운 암으로 진단을 받는 사람이 약 22만명에 달한다. 이 수치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암 발생의 3분의 1은 예방이 가능하며 3분의 1은 조기진단과 치료로 완치할 수 있다. 암은 조기발견 시 완치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암 조기진단을 위한 기술연구가 한창이다.

김병철 대표는 "조기의 암 진단이나 전이, 암 수술 후 암 세포 제거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촬영이 필요하지만 환자의 몸상태를 고려해 6개월에 1회 정도씩 할 수 밖에 없다"며 "6개월이면 암 세포 재발이나 전이가 일어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낮은 수준의 진단 정확도로 인해 치료비용이 증가하고 효과가 떨어지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환자별 유전자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암진단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클리노믹스는 빅데이터 분석 기술과 같은 최신기술을 이용해 암 환자에 적합한 유전자 분석기반의 '분자 진단 혈중암세포(CTC) 검출·분리기'를 개발했다.

특히 원심력을 이용해 혈중 암세포 유체의 이동제어와 회전속도, 회전방향 등의 동작 조건과 미세채널의 크기, 위치, 표면 성질 등을 고려한 Disc를 제작해 혈중 암세포의 분리농축부터 면역염색체 검사, 분자를 해석·진단하는 전 과정이 일체화된 소형 디바이스 개발에 주력했다.

클리노믹스의 혈중암세포 분석장비(CD-CTC).<사진=백승민 기자>
클리노믹스의 혈중암세포 분석장비(CD-CTC).<사진=백승민 기자>
김 대표는 "클리노믹스의 CD-CTC는 채혈을 통해 암세포를 분리해 표적 바이오마커를 찾을 수 있고, 암세포를 배양해 신약후보물질의 효능 검증도 가능하다"며 "조직 채취가 불가능한 환자의 암세포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클리노믹스는 폐암 진단용 바이오마커와 혈중암세포 분석장비(CD-CTC)의 식약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 제조 품질 관리 기준(GMP)와 표준작업절차서(SOP)를 구축, 글로벌 연구시장을 대상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본격화해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대형 분석기에서 벗어나 진단기기를 소형화하고 혈액을 채취한 후 모든 암과 관련된 정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것이 클리노믹스의 궁극적 연구 지향점"며 "한 병원에서 암 진단에 필요한 모든 것을 우리의 연구 빅데이터와 일체화된 진단 장비 하나로 해결해 암진단에 대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리노믹스의 혈중암세포 분석장비(CD-CTC, 우측 사진)는 기존의 해외 분석기기에 비해 그 크기를 크게 최소화 시키고 암진단 전과정의 정밀도와 일체화 기술에 주력했다.<사진=백승민 기자>
클리노믹스의 혈중암세포 분석장비(CD-CTC, 우측 사진)는 기존의 해외 분석기기에 비해 그 크기를 크게 최소화 시키고 암진단 전과정의 정밀도와 일체화 기술에 주력했다.<사진=백승민 기자>
◆ 중국의 임상실험 진출부터 유럽 연구협력 추진

중국은 대기오염 등 환경 악화와 흡연자 증가로 폐암 환자만 연간 34만 명씩 새로 생기고 있으며 앞으로 20년 안에 이 숫자는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암과의 전쟁'을 선포, 해외 암진단·치료 연구 분야 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클리노믹스는 지난 7월 중국 제약회사와 임상실험 계약을 체결하고 동반진단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잠재적 시장가치가 큰 중국에서 클리노믹스의 CD-CTC 임상실험으로 기술상용화와 방대한 연구자료 축적의 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클리노믹스의 해외진출은 UNIST와 미래과학기술지주의 역할이 한 몫했다. 김 대표는 "클리노믹스는 UNIST의 1호 바이오 기업"이라며 "바이오 융합연구에 대한 학교측의 적극적인 연구기술이전과 연구장비 활용, 관련분야의 교수들과 소통이 자유로워 CD-CTC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클리노믹스는 미래과학기술지주와 함께 10월 말 해외진출 네트워킹 투자설명회에 참여해 중국, 유럽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임상실험과 동시에 유럽 의료서비스 사업과 제조업체에 제품과 기술을 공급하고 유럽의 암 진단 연구기술분야의 공동 협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이번 글로벌 투자설명회는 암의 조기검진 등 B2B사업에서 신약개발과 약물 효능 검증으로 B2C사업까지 확장되는 중요한 계기"라며 "미래과학기술지주의 공공 협력지원과 컨설팅을 제휴해 현재 진행 중인 미국과 유럽의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래과학기술지주 관계자는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섹터로 암 진단 사업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클리노믹스의 바이오 연구개발 투자와 공격적인 해외시장 공략을 전략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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