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훔루드대·함부르크공대, 학생 대상 ‘글쓰기·발표·의사소통’ 등 교육
프라운호퍼, 인근 대학원생 고용 ‘기업서 탐내는 인재로 길러내’

보훔 루드 대학교 강의 사진(출처=Ruhr-Universität Bochum Picture Gallery)
보훔 루드 대학교 강의 사진(출처=Ruhr-Universität Bochum Picture Gallery)
기술강국 하면 바로 떠오르는 나라 독일. 유럽이 금융위기로 휘청할 때도 기술력과 제조업, 히든챔피언으로 버틴 나라가 독일이다. 그 경쟁력의 중심에는 독일의 과학기술 인재가 있다.
 
독일의 어떤 교육법이 이같은 기반을 구축하게 했을까. 그 재밌는 예를 대학교육에서 엿볼 수 있다. 독일의 유수 공과대학에서는 전공분야 교육 외에도 말하기나 글쓰기, 의사소통 기술 등을 배운다.

과학기술자들에게 글쓰기라니 생소할 수 있지만 자기 전문지식을 글로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설명함으로써 능력을 인정받고 영향력을 펼치기 위해 진행되는 교육이다.
 
특히 보훔루드대학교(Ruhr-Universität Bochum)의 연구학교는 모든 박사과정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RUB 연구교육 프로그램(RUB Research School Training Program)을 진행 중이다.
 
보훔루드대학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에서 새로 설립된 최초 공립대이자 독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 가운데 하나로 자국의 전통적 학위를 대신해 세계에서 통용되는 학사와 석사학위를 도입한 대학이다.
 
이 대학의 RUB 연구교육 프로그램은 연구분야만의 교육을 넘어 다양한 장소에서 활용될 수 있는 과학적 의사소통 기술과 언어를 익히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다.
 
최첨단 연구 환경에서 연구능력을 십분 발휘하면서도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 지도자의 자질을 키워주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자기 연구 분야를 설명하고 소통함으로써 폭 넓은 연구자들의 활동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RUB 연구교육 프로그램은 크게 ▲글쓰기 ▲발표기술 ▲의사소통기술 ▲직업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과학적 글쓰기 프로그램에서는 영어로 연구논문을 출판하기 위한 글쓰기와 상호심사학술지에 출판되는 논문 검토방법을 배우며, 과학적 발표기술에서는 성공적인 학회를 위한 발표와 네트워킹을 배운다.
 
연구자가 다양한 환경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개인의사 소통기술도 익힌다. 전문적인 의사소통을 위한 개인기술과 더불어 다른 연구 환경에서도 원활하게 적응할 수 있는 소통기술, 국제적인 연구 환경에서 일해보며 이문화간 의사소통을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대해 배운다. 더불어 연구자의 아이디어가 실제 연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지원서를 쓰는 법과 박사 후 과정을 위한 연구지원서 쓰는 방법 등을 교육받는다.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영어교육도 진행된다. 학업을 위한 영어능력을 기르고, 영어로 연구발표하고 토론하는 법, 영어로 교제하고 토론하는 법을 교육받는다. 이 외에도 연구자가 직장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기위한 기초적 교육, 자기관리와 스트레스관리, 시간관리 등을 교육받으며 외국인 박사연구자들이 독일의 연구직 종사에서 익혀야할 점 등을 학습한다.
 
◆ 공대생 대상 체계적 글쓰기 ‘함부르크공대’

함부르크 공대(사진=TUHH Photo Gallery)
함부르크 공대(사진=TUHH Photo Gallery)

독일의 함부르크에 있는 함부르크공대는 최근 글쓰기능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글쓰기에 몰입하고 있다. 공학도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졸업 후 공학 분야의 지식을 글로 표현하는 것에 목적이 있다. 글로 표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야 능력을 인정받는다는 것이다.

이곳의 글쓰기는 교내 글쓰기센터의 주도 하에 꽤 체계적으로 진행된다. 수업이 끝난 오후 6시부터 문학의 밤이 열리기도 하며 학사, 석사, 박사과정에 따라 글쓰기 지도가 이뤄진다.
 
학생들은 논문을 작성할 때 참고해야할 10가지 목록을 익히고 어떻게 졸업논문을 준비해야 할지, 막힘없이 글 쓰는 방법, 글쓰기에 피드백을 줄 사람 찾기 등 다양한 주제의 글쓰기를 익힌다.
 
이 외에 논문 글쓰기 초보과정 워크숍, 정보의 홍수 속에서 논문을 쓰는데 필요한 각종 문헌을 효율적으로 찾는 법을 알려주는 '학술적 글쓰기', 학생들이 기업체 실습을 신청할 때 필요한 지원서 작성법, 박사과정 대학원생들을 위한 글쓰기 과정도 있다.
 
◆ 프라운호퍼 과학기술자, 기업에서도 탐내는 인재로 교육
 
독일 40여 곳에 위치한 프라운호퍼연구소의 인력정책은 독일 혁신시스템에 필요한 유능한 인재를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한다.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가 발간하는 과학기술 정책과제 제시 논문 인사이트 166호에 따르면 프라운호퍼 소속 연구소 소장은 인근 대학 학과장이 겸임하는 경우가 많아 이곳에서 연구에 참여하거나 훈련을 받는 학생이 많다. 2012년 기준으로 약 3000명의 학생들이 월평균 50시간의 연구자로 고용됐다.
 
훈련받은 학부생 중 유능한 학생의 경우 프라운호퍼에 발탁돼 대학원 재학 중 연구소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연구소 직원들은 연구개발 활동 자체에서 기인하는 실행에 의한 학습과 프라운호퍼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직무역량을 발전시킨다.
 
프라운호퍼에서 훈련된 과학자들의 상당수 약 400여명이 매년 산업계로 이동 하는데 프라운호퍼에서 훈련된 노하우와 역량은 산업계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프라운호퍼는 기업과 전략적 협력을 통해 연구실 공동사용 및 연구실 기업 대여 등을 추진 중이다. 또 대학과도 협력해 기업체 종사자를 위한 세미나와 강연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프라운호퍼 아카데미를 운영하기도 한다.
 
글쓰기와 말하기 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의사소통법을 배우는 독일의 인재육성법. KIRD(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류용섭)도 최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논문 작성 관련 교육을 다수 개설해 제공 중이다.

서울대, 서울시립대, 연세대, 안동대, 경북대, 경기대 등 대학생과 대학원생 대상으로 ▲프로젝트 관리 ▲연구 과제 이해 ▲연구계획서 작성 ▲연구자를 위한 프레젠테이션 기술 ▲ppt작성 기법 및 전략 ▲창의적 문제해결 등을 실시했다.

조직 생활에서 당면하는 문제를 정확하게 분석해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것, 국가연구개발 수행의 전주기 단계별 역할 이해, 연구계획서 및 논문 작성, 과제 관리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을 익히는 것이 목표다.

KIRD 관계자는 "미래 국가과학기술 핵심주체로의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며 "미래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과학기술인들이 세계 과학기술자들 및 타분야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연구성과를 알릴 수 있도록 역량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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