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태우, 제조장비 R&D 쾌거···"생산품 불량률 1/8 줄인다"
이선호 대표 "젊은 층 뿌리산업 무관심···후학 양성 사활"

이선호 케이태우 대표가 자체 개발한 금형장비 R&D 쾌거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선호 케이태우 대표가 자체 개발한 금형장비 R&D 쾌거를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제조업 품질 경쟁력의 근간이 되는 뿌리산업이 점점 외면받고 있습니다. 케이태우에서 끊임없는 R&D를 통해 기존 답습이 아닌 새로운 제품을 개발을 지속할 것입니다. 뿌리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들이 산업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저의 사명입니다."(이선호 케이태우 대표)

올해로 금형·사출업에 종사한지 40년을 넘긴 이선호 대표의 포부다. 이 대표는 1970년대 후반 배운 금형·사출 기술을 바탕으로 뿌리산업에 종사해 오다가 2004년 케이태우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금형 제작과 정밀 설계, 정밀 부품가공, 사출 생산 등이 주력인 토종 뿌리산업 기업이다.

대부분의 금형·사출 기업은 타 기업으로부터 부품들을 수주받아 생산하는 방식이므로 R&D 투자보다는 매출 수익에 집중한다. 하지만 케이태우는 작년 9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며 자체 R&D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꾸준한 금형·사출업 R&D로 새로운 뿌리산업 가치를 창출해 차세대들에게 산업의 맥을 이어주겠다는 이유에서다. 케이태우는 지난해 자체개발 장비인 '진공가압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더이상 수주 제조만 답습한다면 뿌리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차세대들이 금형·사출업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산업계 환경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 금형·사출 제조 불량률 '0% 도전'···'진공가압장치' 개발 쾌거

"동종업계 종사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불량률을 낮추는 것입니다. 기존의 금형·사출 장비에 '진공가압장치'를 부착·매립하면 불량률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2년간의 R&D 끝에 만들어낸 성과입니다."

케이태우가 자체개발에 성공한 장비는 '진공가압장치'. 금형·사출 제작과정에서 진공과 가압을 동시에 걸어주는 장치다. 기존 금형·사출 장비들은 가압과 진공 장치가 분리돼 있었다. 진공가압장치로 가압과 진공 과정을 동시에 진행한다면 시간적·공간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 기존 장치는 질소가스 가압방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진공가압장치는 오롯이 공기로만 가압할 수 있다. 질소탱크를 수시로 교체해야 하는 질소가스 가압방식의 문제점을 자체 충전 시스템으로 대체했다.

이 대표는 "금형·사출 제품은 투명도가 높아야 한다. 즉 불순물이 없어야 한다"며 "기존에는 가압과 진공이 따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량이 많이 발생했다. 이번 장비는 균일한 사출 조건을 유지해 불량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자체 개발한 장비는 기존 금형·사출 장비에 매립하거나 부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제조업의 난제인 불량률을 낮춰줄 뿐만 아니라 시간적·인력적 손해를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공가압장치는 내년 초 본격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이 대표는 "장비 상용화를 앞두고 특허·실용신안 등의 법적 절차를 마친 상태"라며 "뿌리산업에서도 자체 R&D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 동남아 시장 확장···덥고 습한 환경에 '불량률 8배' 절감 효과

"베트남에서 주로 사용하는 금형·사출 장비의 불량률은 80% 수준입니다. 1000개 부품을 제작하면 평균 800개가 불량이죠. 진공가압장치를 사용한다면 100개 남짓으로 불량을 줄일 수 있습니다. 동일한 환경에서 불량률을 8배 절감할 수 있죠."

케이태우는 금형·사출업 시야를 동남아로 넓혔다. 상대적으로 덥고 습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동남아에서 진공가압장치가 더욱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습기를 먹은 금형·사출 제품은 건조 과정에서 불량이 대량 발생한다"며 "진공가압장치는 설정된 동일한 조건으로 건조 과정을 진행할 수 있다. 동남아의 날씨 환경을 극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이태우는 매년 개최되는 태국 제조업 컨퍼런스에 참가하며 해외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작년에는 해외 기업·바이어들과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한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마케팅 사업단'도 신설했다.

그는 "동남아 바이어들은 불량 개선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도 크다. 해외 마케팅 사업단을 신설하며 해외 진출에 가능성을 굳히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자체개발 장비를 비롯해 금형·사출 제품이 판매될 수 있는 물꼬를 다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차세대를 뿌리산업 전문가 육성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대전시와 뿌리산업 창조혁신 연구원에서 주최하는 '뿌리산업 및 금형 전문가 양성 교육' 과정에서 2년 동안 강사로 나서고 있다.

그는 "뿌리산업 후학이 양성되지 않으면 사업군이 없어질 수 있다"며 "그들이 뿌리산업에 충분히 도전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측면과 시장이해, 기업가 정신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이 대표는 "케이태우의 자체 기술·제품을 확장시켜 고용연계·인력창출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뿌리산업의 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끝없는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케이태우에서 제작한 금형·사출 제품의 모습(왼쪽, 오른쪽 위)과 케이태우의 모습(오른쪽 아래). <사진=박성민 기자>
케이태우에서 제작한 금형·사출 제품의 모습(왼쪽, 오른쪽 위)과 케이태우의 모습(오른쪽 아래). <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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