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진 서울대병원 교수팀, 첨단바이오의약품 '임상개발단계' 지원..."신약개발? 성공실패 분석해야"
기업-임상시험 연구자 ‘가교역할’...“기업간 긴밀한 소통으로 맞춤형 자문”

인구의 고령화와 헬스케어 수요가 늘어나며 제약과 바이오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우리 정부는 화장품과 제약, 의료기기 등 수출을 2020년까지 2배 늘리고 일자리를 18만개 늘려 바이오헬스 7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줄기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 등 제3세대 바이오의약품은 태동기로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복지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으로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사업' 과제를 지원하고 나섰다.

여기에 선정된 ▲제넥신 ▲메디포스트 ▲코오롱생명과학 ▲신라젠 등 4개 기업은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3년간 400억 원의 연구개발 지원을 받는다. 글로벌 첨단바이오약품 기술사업에 도전장을 내민 4개 기업의 행보가 주목되는 이유다.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국내 바이오벤처의 해외 진출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연구팀이 있다. 장인진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약리학과 교수팀이다.
 

장인진 교수는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4개기업의 임상개발과 연구개발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장인진 교수는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4개기업의 임상개발과 연구개발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사진=김지영 기자>
장인진 교수팀은 서울대 임상시험센터에서 국내 제약사의 초기 임상개발단계에 다양한 지원을 통해 노하우를 쌓아왔다. 실제 허가 받아 시판 중인 많은 약이 서울대 임상시험센터의 임상개발단계를 거쳤다.
 
장 교수는 지난 경험을 살려 글로벌 첨단바이오의약품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4개 기업의 유전자치료제,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임상개발 ▲연구개발 자문 ▲메디컬 모니터링 등 각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니즈를 파악해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유전자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허가받은 사례들을 조사하고 분석해 국내 회사에 소개하는 일도 담당하고 있다.
 
필요시에는 해외임상회사에 위탁해 의약품 허가과정 또는 사업화과정의 요건과 전략을 공유하기도 한다. 4개 기업이 정부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는 만큼 기업이 얻게 되는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발기업에 전수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해 공유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장인진 교수는 "우리 역할이 첨단바이오의약품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국내 회사 중 선두주자들이 궁금해 하고 필요로 하는 부분에 자문을 주는 것, 이를 바탕으로 후발주자들이 좀 더 효율적으로 첨단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성공과 실패사례를 전파하고 성과를 확산하는 것이 우리 역할"이라고 말했다.
 
◆ 기업과 긴밀한 소통, 글로벌 바이오벤처로 이끈다
 
"신약개발의 성공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임상을 통해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과제들이 보이는 것은 굉장히 기쁜 일이다. 기업이 계획 중인 개발전략을 통해 연구개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인진 교수는 기업들에게 신약개발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 초청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 2차례 개최했으며 향후 정례화해 꾸준히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세미나에서 장 교수는 기업과 임상전문가의 가교역할을 했다. 세미나를 인연으로 공동연구를 시작한 기업이 나타난 것.
 
“지난 6월 김범석 서울대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채종희 소아과 교수를 초청해 면역치료제와 희귀질환 강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여러 기업의 개발팀 관계자가 활발하게 소통했다. 최근 참여기업 중 한 곳이 계획 중인 새로운 차원의 임상시험 연구자를 소개받아 개발계획과 임상시험 수행에 참여 중이다.”
 
그는 "임상개발에 관련된 직접적인 노하우와 경험을 전해주는 것 외에 우리가 가진 전문가 네트워크를 좀 더 확산시키고 기업에 연결해 주는 것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며 "기업들의 관심주제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인진 교수는 각 회사들의 마일스톤(milestone, 프로젝트 관리)을 체크해 구체적으로 진도관리와 컨설팅이 가능하도록 틀을 만들도록 지원한 것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기업의 분기별 성과를 분석하고 과제 진행이 잘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는 등 강점과 취약점을 분석하며 정량적으로 체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장인진 교수팀은 기업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과학적 논의를 통한 기업 맞춤형 제안과 자문을 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 유전자와 줄기세포 관련 기술력은 최근 몇 년 사이 발전했고 외국과 비교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렇지만 아직 임상개발 현황은 초기단계로 여러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외국의 다양한 사례를 제공하고 성공적인 신약개발을 위해 서울대병원과 임상시험센터가 필요로 하는 일을 적극적으로 찾아 회사를 자문하고 새로운 전략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 다른 후발기업들이 우리가 연구한 내용을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기업의 사정상 구체적인 약물이름이나 특정 내용을 상세히 전해주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개발과정을 종합하는 과정에 약물의 기전이나 대상 질환 등 비슷한 내용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해 후발기업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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