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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한국 지름길···"살아있는 데이터 모아야"

[인터뷰]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꾸준한 미병 연구 必"
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명예교수는 우리나라 국민 신체 정상데이터값을 가져야 국민을 위한 맞춤형 정밀의학시대를 열 수있을 것을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명예교수는 우리나라 국민 신체 정상데이터값을 가져야 국민을 위한 맞춤형 정밀의학시대를 열 수있을 것을 강조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국민 신체 정상데이터 값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정상값을 알아야 비정상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는데 대부분 외국 데이터를 가지고 측정하고 있어 어려운 실정입니다. 우리 국민 건강을 위해 개인의 정상값을 파악하는 것은 시급한 일 중 하나입니다. 그것이 미병연구와 맞춤형 정밀의학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가 미병(未病)연구를 위한 조건으로 우리나라 국민 정상 데이터 값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병에 걸린 것도, 건강한 상태도 아닌 미병상태를 체크하고 치료하기 위해 '기본부터 탄탄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융의 교수는 순환기관과 건강상태 관련 연구를 오랫동안 펼쳐 온 연구자로 사람의 건강상태를 개인별로 측정해 컴퓨터 모델을 만드는 연구를 해왔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미병연구단(단장 이시우)의 자문으로 활동하며 그동안 연구하며 축적한 노하우, 아이디어 등을 후배 연구원들이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있다.
 
미병연구의 개념은 이제 막 중심을 잡아가는 시점으로 엄 교수가 한창 연구를 했던 때에는 개념정립도 잘 안 돼 있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직접적인 미병연구를 하지는 못했지만 그는 미병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었다.
 
그는 "미병을 신속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질병치료보다 더 중요한 일"이라며 "개인별 미병상태를 어떠한 형태이던 지표로 만들어 표시해 건강상태로 바꿀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은 미병연구의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특히 엄 교수는 데이터 수집에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10~20년 코호트 연구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함을 피력했다. 코호트 연구란 특정 요인에 노출된 집단과 노출되지 않은 집단을 추적하고 연구 대상 질병의 발생률을 비교해 요인과 질병 발생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 방법이다.
 
그에 따르면 병원에 제시된 순환기관 질병관련 가이드라인의 상당부분이 어느 집단의 코호트연구에서 비롯된 결과들이다. 코호트 연구를 통해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얻어낼 수 있다.
 
그는 "코호트 연구의 가장 큰 장점은 동물이나 세포실험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코호트 연구결과도 미국 등 선진국의 데이터를 쓰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병연구를 제대로 하기 위한 장기간 코호트 연구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살아있는 데이터 수집 ‘미병연구’ 시작
 

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사진=김지영 기자>엄융의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사진=김지영 기자>
직장인이라면 국가 지원을 통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데이터를 대상으로 건강지표를 만들 수는 없을까. 엄 교수는 "목적의식 없이 쌓여진 건강기록을 가지고 의미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순데이터가 있다고 다가 아니다. 건강검진은 어느 시점에서만 측정한 죽은 데이터"라며 "약 10여년 이상 집중적으로 모은 살아있는 데이터가 의미있다. 하나를 하더라도 목적의식을 갖고 미병상태가 건강에 어떤 변화를 미치는지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일반인들 대상으로 코호트 연구를 하기란 쉽지 않다. 미병연구단의 연구진들도 신체리듬 데이터 수집을 위한 일반인 모집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에 엄 교수는 일반인 상대로 할 때에는 광범위한 목표가 아닌 구체적인 부분을 연구할 것을 권고했다. 엄 교수는 "일반인에게 종합적인 것을 요구하다보면 어려워서 중간에 연구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맥박, 호흡, 체온, 혈압 등 구체적인 부분의 데이터를 모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선진국은 이미 40년, 50년 동안 동일한 집단을 대상으로 코호트연구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담배와 폐암의 상관관계, 매일 와인을 마시는 그룹과 마시지 않는 그룹의 평균수명 차이 등 구체적인 데이터를 모으는 연구를 다양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는 "심장박동이 1분에 70번 정도 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어떨 때는 60번, 80번 등 다 다르다. 이런 데이터들을 차근차근 모아 분석하거나 어제 수면상태에 따른 지표를 모으는 등 한 분야를 깊게 연구하면 미병의 새로운 접근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엄 교수는 "많은 연구진을 필요로하면서도 단기간에 성과를 얻을 수 없는 코호트 연구의 특성상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국민 건강과 관련된 연구에 대한 정부의 이해를 바탕으로 꾸준한 연구지원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가 국민건강에 세금이 얼마만큼 쓰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국민이 미병을 알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함으로써 가계 지출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할 일이자 미병의 연구공헌"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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