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유 교수, 29일 개최 ‘국가발전포럼’서 국가발전과 과학기술 역할 강조
"과학기술, 국가 발전 일으키고 국민행복 만드는 동력"

2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회 국가발전포럼'이 개최됐다.<사진=박성민 기자>
2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회 국가발전포럼'이 개최됐다.<사진=박성민 기자>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이 강대국이 된 비결은 과학기술이다. 그들이 과학기술인을 홀대했을 때 국력이 쇠약해졌고, 과학기술인을 받아들였을 때 선진국이 됐다. 과학기술은 국가발전을 일으키고 국민행복을 만드는 동력이다."
 
김태유 서울대 교수가 지난 29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제1회 국가발전포럼'에서 '국가발전의 핵심 키로 과학기술'을 강조했다.
 
국가발전포럼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회장 이부섭)가 운영하는 모임이다. 각계 오피니언 리더들의 토론과 소통을 통해 국가발전에 요구되는 지혜를 집약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3기에 걸쳐 운영해왔다. 이날 포럼은 '제4기 국가발전포럼'의 첫 모임으로 과학기술계 중요인사 17명을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
 
4기 첫 모임의 강연자로 나선 김태유 교수는 과거 강대국이었던 프랑스가 몰락하고 유럽 중에서도 후발국이었던 독일이 강대국이 된 이유를 과학기술에서 찾았다.
 
그에 따르면 프랑스의 왕 중 한명인 앙리 4세가 종교전쟁을 끝내기 위해 '낭트 칙령'을 발표했고 신교도에서 종교의 자유가 주어져 프랑스가 유럽의 중심국가로 발전했다. 그런데 한 세기가 지난 후 왕이 된 루이 14세가 낭트칙령을 폐지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대략 20만 명의 신교도 상공인과 기술자가 해외로 이주했고 공장제 수공업과 무역회사의 실패 등 프랑스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김태유 교수<사진=대덕넷 DB>
김태유 교수<사진=대덕넷 DB>
이 때 해외로 이주한 기술자들을 적극 유치한 나라 중 하나가 독일이다. 당시 독일은 후발국으로 부유한 나라는 아니었다. 그러나 독일의 벨헬름 1세는 프랑스에서 도망치는 상공인들이 특권을 누리며 살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고 그 결과 경제성장을 이뤘으며, 보불전쟁·나폴레옹 전쟁·제1차 세계대전·제2차 세계대전 등 프랑스의 전쟁에서도 승리했다.
 
독일로 기술자들이 이주하는 사이 네덜란드와 영국 등에도 많은 기술자들이 건너가기 시작했다. 이는 곧 약소국이 패권국이 된 이유가 됐다.
 
김 교수는 "루이 14세가 죽으면서 후계자에게 한 유언이 '내가 너무 전쟁을 좋아해 국민들을 힘들게 했다. 평화스러운 황제가 되라'였다. 국민들을 힘들게 한 이유가 과학기술자 홀대인 것을 모르고 전쟁이라고 착각하며 세상을 떠난 것"이라며 "기술을 버린 루이14세는 실패한 지도자가, 기술을 구한 벨헬름 1세는 성공한 지도자가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유럽의 반대편에 있던 일본이 강대국이 된 비결도 기술자들을 우대하는 문화와 '과학기술'로 분석했다.
 
"일본에는 조선의 도공 이삼평의 묘가 굉장히 크게 세워져 있다. 그는 일본으로 잡혀간 도공이지만 일본에서 도자기의 조상으로 여겨져 신사에 신으로 모셔졌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대의 기술로 따라잡을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을 가진 상감청자를 만든 기술자의 이름도 성도 남아있는게 없다. 일본으로 잡혀간 도공들이 녹봉도 제대로 주지 않아 생활고를 겪었던 조선동료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넘어갔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 대한민국 과학기술인들인의 자화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는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한 나라들이 선진국으로 성장한 것이라 말하면서도 그 배경에는 지식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영국이 산업혁명을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외국 기술자들을 받아들이면서도 영국의 엘리트와 의회가 기술과 기업이 국민행복의 기본원리라는 사실을 알고 명분보다 실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라는 것.
 
김 교수는 "영국의 산업혁명은 일어난게 아니라 엘리트들이 일으킨 것이다. 제4차산업혁명도 우리가 일으키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라며 "과학기술은 국가발전을 일으키고 국민행복을 만드는 동력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가치와 성공비결을 알고 있다. 지식인들, 그리고 과학기술자들이 스스로 과학기술 중심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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