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신 KAIST 교수 "다양한 침습 의료기기 결합해 활용"

자연생태계 속 생물의 특징을 활용해 의료현장에서 출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KAIST(총장 강성모)는 이해신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홍합이 가진 접착 기능을 모방한 생체 재료를 이용해 찔러도 출혈이 없는 '주사바늘'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상당수 의료적 처치는 모두 주사바늘을 통해 이뤄지고 처치 후에는 환부를 수 분 가량 압박해 지혈한다. 하지만 건강한 일반인들은 3분 내외로 효과적 지혈을 할 수 있는 반면, 장기입원 중인 암 환자, 당뇨병, 혈우병, 아스피린 장기 복용 환자 등은 정상적인 지혈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주사바늘에 코팅되는 지혈 재료는 주사 전에는 주사바늘의 표면에 단단히 코팅돼야 하고 주사 후에는 혈관내벽 또는 피부에 부착돼 지혈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기존의 지혈 재료들은 기계적 물성이 약해 주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을 견디지 못하는 한계를 가졌다.

찔러도 피안나는 주사바늘을 사용한 혈우병 동물모델과 근육주사후의 효과적인 지혈 모습.<사진=연구팀 제공>
찔러도 피안나는 주사바늘을 사용한 혈우병 동물모델과 근육주사후의 효과적인 지혈 모습.<사진=연구팀 제공>
연구팀은 홍합이 섬유다발 형태의 족사(어패류의 몸에서 나오는 경단백질의 섬유다발)를 이용해 강한 파도가 치는 해안가의 바위에서도 단단히 붙어 생존하는 현상에 착안했다. 연구팀은 이어 홍합 족사의 구조를 모방해 족사 내 존재하는 카테콜아민 성분을 도입, 주사바늘 위에 지혈기능성 필름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된 필름은 혈액에 닿으면 수분을 다량으로 함유하는 하이드로젤 형태로 순간적으로 전이되면서 지혈 현상이 발생한다. 이러한 접착성을 의료기술과 결합하면 수분이 70% 이상 존재하는 생체 환경에서도 우수한 접착 능력을 기대할 수 있다.

이해신 교수는 "개발된 기술은 모든 혈관과 근육 주사에 효과를 보이고 혈우병 모델에서도 효과적인 기능을 보이기 때문에 혈액응고장애가 있는 환자들에게 유용할 것이다"며 "카테터, 생검바늘 등 다양한 침습 의료기기들과 결합해 새로운 기술의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의 온라인판에 지난 3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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