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봉수 캘리포니아대 머서드캠퍼스 박사 10일 KAIST 강연
인생경험 전수와 최근 중력파 연구 등 소개

은퇴 후 환갑을 넘긴 나이. 모두가 늦었다고 말렸지만 유년시절의 꿈을 찾아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 자신에게는 가장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7년에 걸친 노력 끝에 그 어렵다는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법조인으로 퇴임한 이후 물리학 연구자의 꿈을 이룬 강봉수 박사 얘기다. 

KAIST 물리학과(학과장 조용훈)는 10일 자연과학동 회의실에서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서드캠퍼스(UC Merced) 연구원인 강봉수 박사를 초청해 '물리학 콜로키움'을 개최했다. 

강봉수 박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제 6회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지난 40여년간 법조인으로서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퇴임 이후, 그는 물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2009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며 올해 초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머서드캠퍼스(UC Merced)에서 7년만에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강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거대 실험장비를 넘어 작은 실험실에서의 중력파 검출'을 주제로 최근 레이저간섭계중력파관측소인 '라이고(LIGO)'의 중력파 존재 확인 이후 대학 등 소규모 연구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초전도체 이용 중력파 확인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 "물리학, 추리소설 속 사건 해결처럼 즐거워"

"고등학교 때 이과였는데 부친의 뜻에 따라 법조인이 되어 40년을 보냈습니다. 법조계 생활을 하면서도 꿈이 계속 생각났지만 현실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마음 속에만 간직했던 물리학도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강봉수 박사는 이날 강연에서 법원장을 마치고 늦은 나이에 미국에 건너가 물리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 등 인생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수했다.

강 박사는 은퇴 이후 후배 교수 등의 조언을 받아 미국 대학 입시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강남의 영어학원을 다니면서 토플과 GRE 등 영어시험을 준비하면서 노력한 끝에 미국 소재 대학으로 부터 합격소식을 받았다.  

그는 "부친은 고등학교 화학교사, 아들과 딸은 각각 화학과 생물학을 전공했을 정도로 집안이 모두 이공계 출신"이라면서 "돌이켜보면 지난 과정을 정리해 볼 시간도 없이 살았는데 고등고시(사법고시 전신) 합격 때보다 대학원 합격 소식이 더 기뻤다"고 말했다.

대학원 합격 이후의 과정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상대적으로 신생학교라서 한국인 학생은 강 박사가 유일했고, 스스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했다. 어려운 물리학 공부를 위해 도서관에서의 학습이 지속됐다. 

강 박사는 "첫 학기에 수강한 퀀텀경제학, 전기역학 등부터 쉽지 않았다"면서도 "고생을 많이 했지만 마치 추리소설 속 사건을 해결하는 것처럼 학업이 즐거워서 힘든 과정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중력파를 실험실에서 탐지?···새로운 분야 연구 목표 

"중력파가 실험실에서 탐지되고 유지될 수 있을까요?"

그는 "학생들에게 꿈, 도전, 기다림의 과정이 개인 뿐만 아니라 실험실에도 있다"며 현재 그가 속한 연구실에서 진행된 중력파 연구에 대해 소개했다.  

강 박사는 레이먼드 차오 교수의 지도하에 중력파 양자현상을 연구하고 있다. 존 휠러 교수 등의 영향을 받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강 박사는 "중력파를 실험실에서 탐지하기에는 파장이 미미해 쉽지 않지만 전자기 파동의 양자 변화 등을 관측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2년 동안 더 배우면서 세부 연구 주제를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봉수 박사는 법조계 재임 시절 경험과 미국 유학길에 올라 박사학위 취득까지의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사진=강민구 기자>
강봉수 박사는 법조계 재임 시절 경험과 미국 유학길에 올라 박사학위 취득까지의 과정에 대해 소개했다.<사진=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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